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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그리 먼 곳도 아닌데, 이번이 처음이다. 송탄이 지역명이 아니라 부대찌개 이름인 줄 았았던 시절이 아주 잠깐 있었다. 그만큼 잘 모르는 곳을, 직접 가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그래서 나름 조사를 해봤다. 미군부대가 있으며, 방송을 통해 당면떡볶이가 유명해졌고, 송탄부대찌개의 고향이다. 그리고 새로이 알게 된 정보는 오래된 기차길과 벽화가 있다. 처음이 주는 설렘에, 익숙한 듯 낯선 동네 분위기로 인해 살짝 쫄았다. 현지인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이번 여행은 시작도 못했을 거다. 



지하철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곳을 좀 더 빨리 가고픈 맘에 기차를 탔다. 1호선 천안행 급행 노선에 송탄역은 정차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기차는 송탄역에 멈출까? 아니다. 영등포, 수원 그리고 평택이다. 평택역에 내려 송탄역으로 가려면 지하철을 타야 한다. 많이 번거로운데, 그나마 빨라서 선택을 했을 뿐이다. 


영등포역에 도착해, 평택으로 데려다 줄 무궁화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KTX가 왔고 멈췄고 문이 열렸고 사람들이 탔다. 이제는 영등포역도 KTX가 정차를 하나보다 했는데, 4회만 정차를 한다고 한다. 부산행은 08:09, 10:27, 16:21, 19:09 그리고 서울행은 11:26, 16:27, 21:01, 22:59다. 용산이나 서울역보다는 영등포역이 더 가까우니 담에 이용해 봐야겠다. 



평택역에 도착했다. 굳이 역 밖으로 나올 필요는 없는데, 회색하늘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찍겠다고 나왔다. 평택역에서 청량리행 지하철을 타고, 3정거장을 가면 송탄역이 나온다. 



번잡해서 그런가, 빨리 온 거 같지가 않아~



본격적인 송탄 여행은 부대를 바라보던 그 자리에서 뒤를 돌아야 한다. 신장쇼핑몰이라는데, 평일 그리고 낮시간이라 그런지 적막강산이다. 복잡함보다는 한산함을 좋아하지만, 이번에는 좀 많이 과한 거 같다. 주말에 오면 전혀 다르다고 하니, 혹시나 또 오게 된다면 그때는 주말에 와야겠다. 



송탄을 오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볼거리보다는 먹거리가 많아서다. 미스진 햄버거, 당면떡볶이, 붕어빵, 고추고기짬뽕 그리고 송탄부대찌개(기본이 2인분이라 불가능이지만 혹시나해서 넣어봄)까지 먹부림 여행답게 배부른 코스를 짰다. 다 먹을 수 없을거라 예상은 했지만, 시작부터 폭망의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대체적으로 월요일에 휴무를 하는 곳이 많은데, 왜 하필이면... 화요일에 온 나의 잘못이다. 



햄버거를 먼저 먹고 동네 구경을 하려고 했는데, 방법이 없다. 혹시나 싶어 송탄부심이 대단한 현지인 라모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잠시후, 도착한 문자 "근처에 미스리도 있으니, 거기서 햄버거 드세요." 미스진과 미스리가 같은 곳인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다른 곳인가 보다. 그렇다면, 동네 구경부터 하고 햄버거 먹으러 가야겠다. 폭망의 기운은 다시 스멀스멀 내려갔다.



드라마 세트장인 줄


알아볼 수 있는 건 맥도널드뿐.


이태원같은 곳이라 여러 나라의 음식을 만날 수 있지만, 그저 눈으로만 먹었다. 어떤 맛일까? 내심 궁금했는데, 혼밥력이 급다운되는 바람에 용기가 사라졌다.



내스타일 아~~님.


블루 오페라라는 우아한 이름과 달리, 조형물이 참 후덜덜하다. 천사를 눈을 가린 악마일까? 아니면 천사의 탈을 쓴 악마? 이번 송탄여행에서 뭐가 가장 인상에 많이 남았니 라고 물어본다면, 단연코 너다.



송탄에 대한 이미지는 낯설은 익숙함이다.


처음에 봤던 부대 정문에서 뒤를 돌아 직진만 했다. 걸어 온 이 골목을 신장쇼핑몰이라고 한다. 걷는동안 긴장을 했는지 어깨가 살짝 아파왔다. 군복을 입은 키 크고, 덩치 큰 분들이 지나갈때마다 나도 모르게 긴장을 했었나 보다. 그들에게는 카메라를 메고, 여기 관광지도를 들고 있는 내가 이방인으로 보였을텐데, 아무래도 혼자서 오버를 한 듯 싶다. 



쇼핑몰 골목이 끝남과 동시에 익숙한 풍경인 기찻길이 나타났다. 그냥 덩그러니 철길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아주 드물지만 지금도 기차가 다닌다고 한다. 건물과 건물사이 두명의 남자가 걸어가고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이 방향을 따라 철길을 걷다보면, 송탄역이 나온다.   



자주 갔던 항동 철길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항동은 기찻길 옆으로 자연이 있다면, 송탄은 도심속 기찻길 같다.



많지 않지만 벽화보는 재미도 솔솔~


자갈대신 나무라서 다행


주말에는 플리마켓이 열린다는데, 아무래도 송탄은 평일보다는 주말에 와야 하나보다. 한적하니 사진 찍기는 좋은데, 다른 볼거리가 너무 없으니 재미가 없다.  



벽화라도 많으면 좋을텐데...


철길을 따라 쭉 가면 송탄역이 나온다. 하지만 해야 아니 먹어야 할 것들이 남아 있으니, 뒤를 돌아야 한다. 철길 구경은 여기까지.



기찻길을 걷다보면, 평택국제중앙시장이 나온다. 두번째로 먹어야 할 당면떡볶이가 시장 안에 있지만, 햄버거부터 먹어야 한다. 시장과 당면떡볶이는 담주 월요일에 커밍순.



몇시간이 흐른 후, 다시 찾은 블루 오페라. 야외 테이블에 있는 메뉴판을 보니, 피자와 파스타를 파는 펍인 듯 싶다. 끝까지 혼자였다면, 송탄 여행의 마지막은 여기였을텐데, 계획과는 달리 여행의 마무리는 부대찌개였다. 송탄에 왔으니 부대찌개는 당연인데, 2인분부터라 포기했었다. 그런데... 자세한 이야기는 역시 커밍순~



기찻길에 있던 벽화는 아니고, 쇼핑몰과 시장을 연결하는 작은 골목 어디쯤에 있던 벽화다. 다른 벽화마을과 달리, 열심히 찾아 다녀야 만날 수 있다. 처음에는 낯설어서 큰 골목만 다니다, 서서히 익숙해지면서 작은 골목 골목을 돌아다닌 끝에 찾은 벽화다. 



미스진 햄버거는 휴무였지만, 미스리 햄버거가 있다는 말에 미군부대 앞 관광안내소에서 받은 지도를 펼쳤다. 그런데 이런 된장~ 위치가 기찻길로 향하면 향할 수록 점점 멀어져만 갔다. 테이프를 되감듯, 왔던 길을 다시 가면 되는데, 귀찮다. 어차피 햄버거는 그리 좋아하지 않으니, 포기하고 당면떡볶이를 먹으러 갈까 말까 하고 있는데, 커다란 벽화건물 아래에 뙇! 저 미스리가 그 미스리가 맞길. 투 비 컨티뉴드~



두둥~ 예고편!!! 송탄에서 먹고 놀고, 먹고 놀고, 또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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