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인생이 그렇듯, 여행도 예측가능보다는 예측불가능일때가 더 즐겁다. 미스진에서 미스리로 햄버거집이 바뀔때 눈치를 챘어야 했다. 이번 송탄여행은 원래 계획과는 많이 다를 거라는 것을. 불가항력으로 붕어빵을 놓쳤지만, 우연인 듯 우연 아닌 송탄 토박이와 함께 웃다리문화촌으로 떠났다.



미군부대 앞 신장쇼핑몰을 지나 기찻길과 벽화를 보고 햄버거를 먹고, 평택국제중앙시장을 잠시 거닐다 세모분식에서 당면떡볶이와 김밥을 먹었다. 뭔가 참 많이 한 거 같은데, 시간은 2시간 남짓 지났을 뿐이다.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니다 보니, 이동거리가 엄청 짧다. 송탄에서 네끼 중 벌써 두끼가 끝났다. 세끼는 붕어빵이니, 쉼없이 달려도 될 거 같았는데, 생각보다 무지 작은 위가 잠시 쉬어가자고 한다. 붕어빵집을 500미터 앞에 두고 잠시 커피 한잔 중이다. 게임대신 리디북스 전자책을 보며, 혼자만 열심히 달린 소화기관에게 휴식을 줬다. 다리가 아파서 쉴때는 있었지만, 위가 아파서 쉬는 건 아무래도 이번이 처음인 듯 싶다. 



송탄붕어빵을 먹기위해 기찻길 근처에 있는 카페베네를 나와 6분 정도 걸어서 송탄시장에 왔다. 개인적으로 붕어빵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세번째 끼니로 붕어빵을 했을까? 2년 전에 본 삼00왕, 줄 서서 먹고, 다른 곳과는 맛이 전혀 다르다. 굳이 붕어빵 하나 먹자고 송탄에 갈 생각은 전혀 없다. 하지만 이왕 왔으니 한번은 먹어봐야 하지 않을까 해서 찾아갔다. 



여기가 바로 그 붕어빵집이 맞는 거 같은데, 문이 문이... 옆집인 호떡집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정기휴일은 아닌 거 같고, 내일은 문을 연다고 한다. 내일이라, 말은 참 쉬운데, 붕어빵 먹자고 내일 또 오고 싶지는 않다. 그저 멍하니, 파란 셔터만을 보고 또 바라봤다. 아~ 어떤 맛일까? 기존에 먹었던 붕어빵과는 맛이 완전 다르다고 하던데, 못 먹게 되니 무진장 먹어보고 싶다. 



평택국제중앙시장에 이어 송탄전통시장까지 시장 구경이나 할까 했는데, 송탄 여행을 계획할때부터 도움을 준 현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사실 다음 일정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심각하게 고민중이었는데 만나자는 연락에 야호~ 그런데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어떡하지 했는데, 카메라를 어깨에 걸치고 송탄 골목을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바로 찾을 수 있었단다. 붕어빵의 아픔을 날려버리고, 네번째 끼니였던 고기고추짬뽕까지 날리고, 송탄부대찌개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혼자라서 포기했는데 아싸~ 부대찌개는 내일 커밍순이고, 먼저 웃다리문화촌이다.  



폐교가 된 국민학교가 웃다리문화촌으로 화려한 변신을 했다. 서탄초등학교 금각분교였는데, 학생수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2000년 폐교가 됐다. 그러나 지금은 웃다리문화촌이라는 이름으로 예술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에 박물관, 동물농장, 주말농장 그리고 캠핑장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자고로 학교는 가기 싫어야 정상인데, 이곳만은 언제나 늘 가고 싶을 거 같다. 참, 웃다리는 서울, 경기, 충청 등 중부지방을 의미하는 말이다. 처음 간 곳인데, 방송에도 여러번 나오고, 올해 지역문화브랜드에서 우수상까지 받았단다. 유명한 곳을 몰라봐서 죄송!! 



국기계양대 옆에 솟대가


책 읽는 모자쓴 소녀


평범한 운동장같지만, 사실은 캠핑장이라고 한다. 송탄은 평일에 오면 안되는 곳인가 보다. 신장쇼핑몰에 시장 그리고 여기까지 한적하다 못해 썰렁하다. 시끄러운 것보다는 나은데, 학교라 그런지 왠지 으스스하다. 그나마 혼자가 아니어서, 참 다행이다. 



입장료는 무료


문화촌이란 이름처럼 미술전시화가 뙇. 미알못답게 예술작품은 어렵다. 그래도 미술관이 아니라 학교라서 조금은 친숙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 학교도 아닌데, 친숙하고 친근한 이 느낌은 뭘까? 학교라는 공간은 어딜 가나 다 비슷해서 그런가 보다. 옹기종기 모여앉아 나무바닥에 왁스칠을 하던 그때를 아십니까? 광은 커녕 신발 자국이 나있으면 무지 혼났는데, 문화촌이 되니 상관없나 보다. 하긴 흙이 잔뜩 묻은 운동화를 싣고 걷고 있는데도 뭐라하는 이가 없으니 무지 좋다. 학교 다닐때 못한 반항을 지금에서야 하는 중이다. 그런데 남들도 다 이렇게 걸을텐데 이걸 반항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다. 



너, 참 오랜만이다. 풍금


미술관에 이어 박물관으로 들어갑니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땅이 기름지고 메마른 것이 반반이라 했으며, 동국여지승람은 남북으로 통하는 큰길이라고 평택을 표현했다. 평택은 내륙으로는 서울에서 삼남으로 내려가는 주요한 길목이었으며, 해안으로는 지방과 서울을 잇는 주요한 뱃길이었다. 대한제국시절에는 경부선철도 개통으로 평택역과 서정리역을 기점으로 행정, 교통, 금융, 상업이라는 도시적 기반시설을 내재하게 되었다. 현재는 평택항을 통해 세계를 연결하는 관문으로 더 확대될 거라고, 저기 안내문에 나와 있다.



평택을 빛낼 인물들로, 왼쪽에서부터 정도전, 원균, 독립운동가 안재홍 그리고 신숙주, 조광조, 홍익한 등이 나와 있다. 



웃다리문화촌의 옛이름은 금각국민학교다. 국민학교 세대이지만, 이제는 초등학교가 더 익숙하다. 오래된 전화기에 재봉틀 그리고 다림잇돌과 홍두깨 등등 정겨운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평택출신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리고 평택농악은 지신밟기, 두레굿과 더불어 난장굿, 절걸립, 촌걸립 등으로 구성된 농악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11-2호에 지정됐다고 한다. 엄청 유명하다던데, 기회가 되면 직접 보고 싶다.



다른 교실에는 역대 올림픽 포스터를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좋아하겠지만, 어른이라서 직접 하지 않고 그저 사진만 찍을 뿐이다. 



옛날 농기구도 볼 수 있다.


까마귀는 아니고 까치였던 거 같은데, 그 수가 많다보니 반가운 손님이 왔다가 도망갈 거 같다. 웃다리문화촌은 겨울보다는 봄이나 가을에 오면 더 좋을 거 같다. 



닭도 있고, 흑염소도 있고 그리고 꽃사슴도 있다. 겁 많은 어른이라서 가까이 다가갈 수 없다. 



내가 졸업한 학교가 폐교가 되거나 사라진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런데 다른 모습으로 변했지만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남아 있어 준다면, 무지 고마울 거 같다. 



송탄 세끼의 주인공 송탄부대찌개를 만나서 김네집으로 출발~ 



 


더보기

2018/12/03 - 경기 송탄 세모분식 당면떡볶이 먹어먹어 (feat. 평택국제중앙시장)

2018/11/30 - 경기 송탄 미스리 햄버거 양배추 듬뿍에 계란후라이는 진리

2018/11/29 - 경기 송탄 신장쇼핑몰 낯설은 익숙함 (feat. 기찻길 + 벽화)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