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향기 가득한 선유도공원
여름이 지나면 가을이 오는데, 선유도공원의 여름을 2021년에 담고 이제야 가을을 담았다. 그해 가을에 갈 줄 알았는데 3년이나 걸리다니, 군산 선유도도 아니고 영등포 선유도를 참 빨리도 갔다. 2024년 11월의 어느 날 가을향기 가득한 선유도공원이다.
올해는 길었던 여름과 늦더위로 인해 가을도 늦고, 단풍은 더더욱 더디게 찾아왔다. 예전같으면 절정을 지나 만추로 넘어가야 하는데, 이제 시작이다. 참, 방문은 11월 7일에 했어요~
왼쪽에는 메타세콰이어가 오른쪽에는 자작나무가 일렬종대로 서 있다. 길게 늘어서 있다고 하고 싶지만, 거리가 무지 짧다. 그래서 왔던 길을 걷고 또 걸어야 한다.
아이폰 11의 광각기능, 맘에 아니 들 수 없다. 색감도 더 있어 보이고 이러다 하이엔드 카메라의 자리가 위태로울 듯싶지만, 망원 기능이 있어 둘 다 필요하다. 옷장에 1년이 넘도록 잠자고 있는 소니 알파7은 언제쯤 빛을 볼 수 있을까? 당근에 올려 볼까나!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날씨가 좋으면 인왕산, 남산, 북한산에 도봉산까지 볼 수 있다는데, 인왕산은 보일 듯 말 듯하고 나머지는 모르겠다. 흐린 날씨는 아닌데 포토존이 여기가 아닌 듯싶다.
선유동공원이 되기 전, 조선시대에는 선유봉이라 불리며 한강의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는 명소였다. 하지만, 선유도의 암석의 채취해 한강의 제방을 쌓는데 사용되면서 아름다운 섬은 사라져 갔다.
1978년 선유정수장이 되면서 누구나 갈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2001년 강북 정수사업소로 통합이전 되고, 2002년 예전의 아름다운 섬은 아니지만 정수장의 구조물과 건물을 재활용한 선유도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폐기된 산업시설을 재활용한 우리나라 최초의 환경재생 생태공원이자 물의 공원이다.
시간의 정원은 정수장이던 시절 약품침전지(상수도 및 하수도에서 약품을 사용해 물속의 불순물을 가라앉히는 못)였다. 여름에도 가을에도 폐허가 된 마을을 자연이 보듬어 주고 있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더더욱 어릴 때 본 미래소년 코난이 생각난다. 코난을 모른다면, 유산슬이 부른 합정역 5번 출구 뮤직 비디오 촬영지가 여기다.
단풍은 겨울이 오기 전,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싶다. 나무는 그저 겨울을 나기 위해 잎을 떠나보내는 지극히 일상적인 절차일 텐데, 단풍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호들갑을 떠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렇게나 낭만적인 비주얼을 보여주는데 어찌 호들갑을 아니 떨 수 있을까 싶다.
3년 걸렸지만, 선유도공원은 여름도 가을도 그 나름의 멋과 낭만이 있다. 습한 곳이라 모기에게 헌혈을 하고 말았지만, 가을의 즐기기에는 충분했다. 선유도공원은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가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도심 속 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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