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낭시에 마들렌 그리고 커피 한 잔의 여유 역삼동 태키커피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살고 있지만, 강남은 늘 거시기(?)한 동네이다. 예전에는 주출몰지역이었지만 지금은 갈 때마다 낯설다. 밥보다는 커피가 고팠던 날, 아는 곳이 없으니 천천히 걸으며 디저트카페를 찾아 헤맸다. 검색 따위는 하지 않고 순전히 미친 촉으로 찾아낸 역삼동에 있는 태키커피이다.
강남구 역삼동이니 주변에 별, 콩다방 등 친숙한 브랜드의 카페가 우후죽순 널려있다. 블로거가 아니라면 아무데나 들어가면 되지만,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블로거는 발품을 팔아야 한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니깐. 커피만 파는 카페보다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먹을거리가 있길 바랐다. 태키커피는 외관부터 좋은 느낌이 왔고, 슬쩍 안을 들어다 보니 무언가를 넣어둔 진열장이 있다. 아싸~ 찾았다!
마실거리는 늘 그러하듯 얼음 동동 아메리카노(4,500원)를 주문한다. 뜨거움으로 가야 하는데 텀블러를 갖고 오는 바람에 차가움으로 골랐다. 혹시나 텀블러 할인이 있냐고 물어보니, 없단다. 차가운 음료는 무조건 빨대를 꽂아서 주고 있기에, 음료가 나오기 전에 없어도 된다고 말했다. 텀블러에 플라스틱 빨대는 친환경인 듯 아닌 듯 어색하니깐.
2종류의 원두가 있으면 혹시나 산미있는 원두가 아닐까 싶어 꼭 물어본다. 예상을 하긴 했는데, 역시나 디카페인 원두란다. 앞으로는 2가 아닌 3종류의 원두가 있는 곳에서만 물어봐야겠다.
쓰디쓴 검은 액체가 주는 마력. 이 맛을 알기 전에는 그저 사약이라 무시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 맛에 빠져 1일 1잔은 무조건이다. 단, 카페인에 약해서 그 이상은 무리다. 왜냐하면, 밤에 잠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참, 텀블러 공간이 남아서 얼음으로 꽉 채웠다.
마들렌은 조가비 모양을 한 프랑스의 티 케이크라고 한다. 18세기 중반 폴란드의 왕이었던 스타니슬라스 레스친스키의 요리사가 처음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레몬의 신맛이 다크 커피를 산미 커피로 만들어 주지 않을까? 결과는 레몬마들렌(2,800원)은 신맛보다는 상큼, 청량 그리고 고소함이다. 아이디어는 좋았으나 이름과 달리 레몬 맛이 강하지 않다.
모찌피낭시에(3,200원)가 아니라 플레인을 먹으려고 했는데, 잎탐에서 모찌를 4개나 주문하기에 시그니처인가 싶어 따라서 주문했다. 모찌라는 이름처럼 중앙에 말랑말랑 치즈 같은 찹쌀떡이 들어있다. 특이함은 인정, 근데 굳이 이걸 먹어야 하나 싶다. 그냥 찹쌀떡과 피낭시에를 따로 먹는 게 훨씬 나을 뻔했다.
피낭시에 특유의 부드러움과 눅진함만으로도 충분한데 여기에 말랑말랑 모찌까지 과하다 싶다. 배부름은 없지만, 피낭시에와 마들렌은 커피와 겁나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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