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맛피아 아니고 계동 베이커리카페 아모르나폴리
계동에 자주 가는 한옥 스타일의 베이커리카페가 있어, 그곳으로 가던 중 발길을 멈췄다. 아무래도 흑백요리사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폴리맛피아가 운영하는 빵집은 아니지만, 아모르나폴리는 아시아 최초 이탈리아 남부 베이커리카페란다. 이태리 정통 빵은 처음이니 아니 들어갈 수 없다.
여의도에는 독일빵집이 있고, 계동에는 이태리 빵집이 있다. 정확히는 남부 이태리 빵집이다. 자고로 블로거라면,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익숙한 듯 낯설다. 빵종류가 겁나 많아서 다 담을 수 없었다는 거, 미리 밝힌다.
아모르나폴리는 2024 젤라또 월드컵 준우승의 박영수 셰프와 프랑스 국가지정명장 김영훈 MOF 그리고 이탈리아 미슐랭 3 스타 출신의 김견준 셰프가 협업해 론칭한 브랜드라고 한다. 마더종을 이용해 저온 숙성한 이탈리아 기원의 빵과 화덕을 이용한 요리 그리고 이탈리아 디저트가 있다.
치아바타는 슬리퍼라는 뜻의 이탈리어로 직접 키운 발효종으로 저온 숙성해 구워낸 빵이다. 평평하고 길쭉한 모양과 담백한 맛이 특징이라고 안내문에 나와있다.
푸가스는 나뭇잎 모양으로 얇게 민 후 파마산 치즈를 뿌려 바삭하게 구워낸 이탈리아 빵이다. 저온 숙성한 반죽에 올리브 오일과 소금, 이탈리아산 블랙 올리브 또는 베이컨, 로즈마리가 들어있다.
이탈리아의 꼬르네또는 프랑스의 크루아상보다 더욱 달콤하고 부드러움이 특징이라고 한다. 풍미가 가득해 카푸치노와 잘 어울리는 부드러운 빵이다.
베수비오는 이탈리아 나폴리에 있는 화산 베수비오를 닮아 지어진 이름의 빵이다. 직접 짜내 만드는 오렌지 시럽과 오렌지 제스트로 시트러스 풍미가 가득 담겨 있단다. 몽블랑 빵과 모양새가 비슷한데 맛은 안먹어서 몰라요~
마르게리타 피자는 나폴리 피자협회에서 인증한 나폴리 카푸토 밀가루를 2일간 저온 숙성해 만든 반죽 위에 직접 만든 토마토소스와 모짜렐라 치즈, 체리토마토를 넣어 430도 화덕에서 굽는다. 마지막에 올리브 오일과 바질을 더한다.
포카치아는 올리브 오일과 소금만 넣어 저온 숙성한 반죽에 그린과 블랙 올리브, 체리토마토, 모짜렐라 치즈를 얹어 풍미와 색감을 더한 부드럽고 바삭한 빵이다.
스트라띠는 이탈리아어로 겹을 의미하며 부드럽고 쫄깃한 치아바타 반죽과 이탈리아 페스츄리 반죽을 겹쳐 말돈 소금을 뿌려 구워낸 고소하고 쫄깃한 빵이다. 간단명료하게 이탈리아 소금빵이란다.
계동에 있는 다른 빵집도 저렴하다고 볼 수 없는데, 아모르나폴리는 빵에 음료까지 사악 더하기 사악이다. 몇 개 고르지 않았는데 2만원을 초과했다. 자주 와야지 했다가, 영수증을 보고 멈칫했다는 거, 안 비밀이다. 음료는 늘 그러하듯, 얼음 동동 아메리카노(6,000원)를 주문했다.
실내인데 실외(노천카페)에 있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공간도 넓고 테이블도 많고 유명세를 타지 않았는지 아직은 여유롭다.
때깔만 봐도 산미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다. 요것은 산미가 없는 원두로 때깔이 겁나 진하다. 맛도 진해서 어설픈 커피애호가로 거듭난 후 물을 더 넣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씩 음미하면서 마시다가 결국 얼음을 추가했다.
마르게리타(8,900원)는 화덕 피자 특유의 질감이 살아있다. 갓 나온 피자였다면 더할 나위 없었을 텐데, 식은 피자를 데워서 먹으니 2% 부족하고 아쉬웠다. 토핑이 거의 없어 보이지만, 씹으면 토마토즙이 엄청나다.
소금빵의 시작은 일본인데 이탈리식으로 재해석한 소금빵은 무슨 맛일까? 무지 궁금해서 다른 빵을 제치고 선택했는데 많이 아쉽다. 소금빵은 겉바속촉이 정석인데, 스트라띠(4,500원)는 바삭대신 고소, 촉촉대신 쫄깃하다. 공갈빵처럼 가운데에 큰 구멍이 있어야 하는데 스트라띠는 풍성한 느낌이다.
소금빵이니 짠맛은 인정, 근데 짠맛만 가득하다. 우리나라에서 소금빵이 유행이라서 이태리에는 없는 소금빵을 만들지 않았을까?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빵은 남기지 않고 다 먹거나 포장을 하는데, 요건 남겼다.
칸놀로(혹은 칸놀리 / 4,200원)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지역의 디저트로 달콤한 페이스트리라고 한다. 빵을 튀기고, 그 안에 리코타치즈가 들어있는 크림을 넣었단다. 리코타는 플레인에 해당되고, 오렌지, 초코, 피스타치오도 있다. 맛은 녹지 않은 아이스크림 같달까? 디저트답게 부드럽고 달달하다. 튀긴 빵은 아이스크림의 콘과 같다.
도톰에 바삭하고 크림과의 조화도 좋고, 커피랑은 손가락만 아플 뿐이다. 첫방문이고 선택을 제대로 못한 나의 잘못이니, 재방문은 치아바타와 푸가스 등 이태리 정통 빵만 골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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