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식빵의 정석 성산동 리치몬드과자점 성산본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밤식빵을 만든 빵집이라고 한다. 지난번에는 나중에 알게 되는 바람에 놓쳤으니, 이번에는 가장 먼저 쟁반에 올렸다. since 1979가 말해주듯, 분위기뿐만 아니라 빵에서도 역사가 느껴진다. 변화의 물결도 좋지만, 옛맛을 지키고 있는 리치몬드과자점 성산본점이다.
밖에서도 충분히 알 수 있듯,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그만큼 빵종류도 겁나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원픽은 밤식빵인데, 꽤나 많이 흔들렸다는 거, 안 비밀이다. 참, 빵이 이래도 될 정도로 종류가 많아서 적당히 담았다.
리치몬드과자점에는 산미가 있는 원두가 있다. 리치몬드는 다크 원두, 첼베사가 산미원두로 라벤더, 얼그레이, 자스민, 복숭아, 청포도, 크랜베리 향미가 있다고 하는데, 하나도 느끼지 못했다는 거, 절대 안 비밀이다. 원두 원산지는 에티오피아이다. 요청 시에만 빨대를 제공한다는 문구, 무지무지 맘에 든다.
음료 주문은 늘 그러하듯, 얼음 동동 아메리카노로 가야 하는데, 가을바람이 추워서 따뜻한 아메리카노(4,800원)로 주문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인해 옷장 속에서 자고 있던 패딩을 꺼내 입었다.
지난번(2022년)에 왔을 때는 코로나로 인해 카페를 운영하지 않았다. 지금도 여전히 불안하지만, 카페에서 먹을 수 있다. 참, 요즘 카페는 직접 가져오고 갖다 줘야 하는데, 리치몬드과자점은 자리에 기다리면 직원이 가져다준다. 나갈 때도 갖다 주지 않고 그냥 나가면 된다. 예전에는 당연했는데, 셀프에 익숙해져 버린 지금은 불편해서 혼났다.
산미가 있는 원두는 확실히 때깔부터 다르다. 다크 블랙이 아니라 브라운 느낌이 난다고 할까나? 연한 빛깔인데 향과 맛은 무지 복잡하다. 얼죽아도 아니면서 겨울에도 얼음 동동 아메리카노를 마셨는지 이제야 알았다. 뜨거운 커피는 온기가 식기 전에 마셔야 하는데, 오래 있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식은 커피를 마셔야 한다.
그런데 처음부터 시원한 커피와 뜨거웠다 차갑게 식은 커피는 맛이 다르다. 산미 원두라서 더 밍밍한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그래서 얼음을 추가했는데, 역시 아니다. 고로, 아무리 추워도 커피는 얼음 동동으로 마실 거다.
빵집에서 먹는 고급진 옛맛 핫도그랄까? 돌돌소시지도넛(4,200원)은 추억 때문에 레몬케이크를 제치고 골랐다. 고로케 혹은 꽈배기 같은 빵 안에 꽉 찬 소시지의 조화는 케첩을 부른다. 여기에 양배추를 가득 더하면 추억의 사라다빵이 된다.
슈크림(3,700원)은 부드러운 슈 속에 커스터드 크림이 가득 들어있다. 리치몬드과자점의 스테디셀러라는데 인정을 안 할 수 없다. 먹기 전에는 양이 적은데 했는데, 크림이 워낙 많아서 하나만 먹어도 충분하다. 왜냐하면, 살짝 느끼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밤식빵(미니 7,800원) 답게 달달한 공주밤이 가득 들어있다. 처음 만든 곳이니 기준이 되는 맛이랄까? 기대했던 것만큼 특별함은 없지만, 그렇다고 부족함도 없다. 쿠키 같은 바삭한 겉면과 달리 속은 부드러움과 촉촉함 그리고 밤이 주는 달달함까지 네박자가 완벽하다.
오븐을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밤식빵을 데우면 군밤이 될까? 이딴 생각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군밤으로 만들려면, 빵을 새까맣게 태워야 한다는 거, 직접 경험으로 알게 됐다. 2분 30초 정도 데웠더니, 촉촉과 부드러움은 사라지고 버터를 부르는 그저 그런 식빵이 됐고, 군밤은커녕 단맛도 사라졌다.
그나마 다행은 반은 미리 포장을 해둔 상태로 냉동고에 3일을 뒀다 먹었는데 바삭과 촉촉, 달달 그리고 부드러움이 살아있었다. 2년 만에 최초의 밤식빵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다. 빵종류가 워낙 많아서 동네빵집이라서 자주 갈 텐데, 세 번째 방문은 2026년쯤??? 가고 싶은 빵집이 워낙 많으니깐.
2022.03.12-레몬케익 공주밤파이 무화과파운드 성산동 리치몬드과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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