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에는 짬뽕이지! 문래동 귀비주옥
가을비치고는 너무 많이 내린다. 이러다 겨울이 올까 두렵지만, 때가 되면 올 테니 앞질러 걱정하지 말자. 대신 비가 오니 빨간 국물이 당긴다. 요런 날에 먹기 좋은 음식은 빨간맛 짬뽕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문래동에 있는 귀비주옥으로 간다.
1시가 넘었는데 빈테이블이 없다. 며칠 전, 이 근처를 지나갈 때도 사람이 많더니 지금도 시끌벅적하다. 그들이 떠날 때 안 사실, 단체손님이었다. 창문 앞에 바테이블이 있는데 딱 한자리가 비었다. 혼밥이기도 하고 벽이 아닌 밖을 볼 수 있어 바테이블에 앉았다. 주방 앞에도 바테이블이 있다는 거, 단체가 떠난 후 알았다.
참, 어른폰7을 쓸 때는 없었던 광각기능이 아이폰11은 있다. 늘 들고 다니는 카메라로 담으면 2컷인데, 1컷으로 가능하다니 놀랍다. 앞으로 배경사진은 스마트폰으로 찍어야겠다.
생활의 달인에 나왔다는데 방송은 못보고 메뉴판에 소개글이 있어 알았다. 중국 요리기법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 평범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은 곳, 김영삼 오너셰프의 귀비주옥이다. 요리 종류가 다채롭고 가격도 적당한 듯싶은데 혼밥 하기에는 부담스럽다. 통새우멘보샤와 가지튀김, 양장피 그리고 깐풍기가 끌리지만 혼자서는 먹을 수 없으니 사진만 열심히 찍었다.
식당보다 메뉴를 먼저 결정했기에 짬뽕을 보자 바로 멈췄다. 맵(순)둥이라서 크림파스타짬뽕에 시선이 쏠렸지만, 짬뽕이 맵지 않다는 직원의 말에 짬뽕(10,000원)을 주문했다.
본격적으로 짬뽕을 먹기 전, 식초 두바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식초가 들어가면 텁텁했던 국물이 깔끔해지고 신맛이 추가되어 감칠맛도 확 도드라진다. 깔끔한 국물에 보기와 달리 맵지 않다. 짬뽕이 나왔을 때, 매울까 봐 살짝 졸았던 거, 쉿~ 비밀이다.
분명 짬뽕을 주문했는데, 쌀국수가 나온 줄 알았다. 왜냐하면, 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숙주나물이 겁나 많다. 대체로 짬뽕에는 홍합인데 여기는 바지락이 들어있다. 만드는 노하우 자체가 다르다고 하더니, 식재료로 다른가 보다. 참, 얇게 포를 뜬 듯한 오징어도 들어있다.
직접 뽑아낸 면발이라고 하더니, 둥근 면이 아니라 네모 모양으로 멸치칼국수라면의 면발과 비슷하다. 면이 얇고 가늘어서 면치기하기 좋은데, 빨간 국물이 옷에 튀는 거 무지 싫어하니 얌전히 먹을 거다.
양파 가득 짬뽕이 아닌 숙주나물 가득 짬뽕은 쌀국수로 착각할 만큼 식감이 흡사하다. 그래서 면발이 쌀국수처럼 네모인가? 암튼 맛은 확실히 짬뽕이 맞는데, 식감과 모양새는 쌀국수 같다.
그나저나 시작은 맵지 않았는데, 먹다보니 매운맛이 서서히 올라온다. 면발과 함께 깔끔한 국물을 계속 즐기고 싶은데,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왜냐하면, 매운 거 겁나 못 먹는 1인이니깐.
국물을 포기하고 건더기에 집중했다. 마지막은 국물 속에 숨어있는 숙주나물을 찾아 한데 모아서 한입만을 했다. 계산을 하면서, 매웠다고 하니 메뉴판에는 없지만 백짬뽕이 있다고 한다. 그것도 좋은데, 다음에 오면 크림파스타짬뽕을 먹을 거다. 역시 비가 오는 날에는 짬뽕이 딱이다.
2022.11.07-닭목살은 숯불구이가 딱! 문래동 계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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