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 왔다! 성심당 가자! "판타롱부추방 공주알밤식빵 명란바게트"
성심당이 대전역에서 빠질 수도 있다는 기사를 보고 몹시 화가 났다. 역에서 성심당 본점까지 그리 먼 거리는 아니지만, 기차 시간이 촉박하면 가고 싶어도 못 간다. 그럴 때는 역사 내에 있는 성심당으로 가야 하는데, 그걸 막겠다니 어처구니없구나 했다. 그런데 다시 운영한단다. 겸사겸사 대전에 갈 일이 생겼다. 성심당 쇼핑백 없이 기차에 오를 수 없기에, 부랴부랴 성심당 대전역점으로 향했다.
평일에도 줄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역에 도착하자마자 가려고 했다. 그래서 일부러 일찍 왔는데, 갑자기 오전 일정이 생겨버렸다. 오전 11시 언저리에는 줄이 없었는데, 오후 4시 언저리에 도착을 하니 예상대로 사람이 겁나 많다.
웬 마스크? 당황하지 마시라~ 사진을 찍을 수 없어, 2년 전에 찍은 사진 재활용이다. 줄도 길고, 15분밖에 남지 않아서 촬영을 포기했다. 이때만 해도 계단에는 줄이 없고, 계산대에만 줄이 있었는데, 지금은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입구에는 내부 상황에 따라 출입을 제한한다. 이러다 늦겠구나 했는데, 결과는 출발 5분 전에 플랫폼에 서 있었다.
5년 전 사진 재활용이다. 이때는 먹는 공간도 있고,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왼쪽에 있는 공간은 사라지고 대신 계산을 기다리는 공간으로 변했다.
5년 전에는 사진을 찍어도 누군가에게 불편을 주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시간이 없기도 하지만, 카메라를 꺼낼 용기가 없다. 왜냐하면, 기차놀이 하듯 진열대 주변으로 사람들로 빽빽하기 때문이다. 카메라는 가방에 넣어두고 원하는 빵만 골라 바로 계산대 줄로 이동했다.
튀김소보로는 누군가가 줘서 미리 먹었기에 가볍게 넘기고, 판타롱부추빵(2,000원)과 공주알밤식빵(4,000원) 그리고 명란바게트(3,800원)를 골랐다. 총합계는 11,800원으로 가격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고물가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이러니, 대전 = 성심당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예전에는 노잼 도시 대전이었다면, 이제는 빵의 도시 대전이다.
계산을 기다리면서 예전 사진만 재활용할 수 없어, 후다닥 담았다. 계산대 줄이 은근 길었는데, 계산하는 직원들은 죄다 암기 천재인가 보다. 포스기에 입력을 하지도 않았는데, 가격부터 알려줬기 때문이다. 줄이 길어도 회전율이 빨랐던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덕분에 기차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어요. 고맙습니다."
부추빵이라 쓰고 부추만두라 읽고 싶다. 이성당의 야채빵이 야채만두라면, 성심당은 부추만두가 맞다. 기존의 만두는 자연해동만으로 먹을 수 없지만, 요건 가능하다. 갓 나왔을 때 먹으면 진짜 만두 같을 테지만, 지금도 충분히 맘에 든다. 담백한 빵에 부추의 향과 고기(?)의 질감이 더해져, 왜 2개만 샀을까 후회하게 만드는 맛이다.
공주알밤식빵은 밤이 흩어지지 않고 몰려있어서, 밤과 같이 먹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달달하니 부드럽거나 뻑뻑했다. 냉동고에서 3일을 보낸 후에 먹어서 뻑뻑함이 더 강하게 오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참, 통밤을 사용했는지, 굵기가 꽤 실했다.
저렇게 먹어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왜냐하면, 그냥 먹어도 충분히 괜찮기 때문이다. 다른 빵과 달리 일주일이 지난 후에 먹었지만, 명란이 주는 엄청난 감칠맛으로 인해 게눈 감추듯 먹었다는 거, 안 비밀이다.
만약에 썰어줬다면, 위에 나와있는 팁을 사용해야 했을 거다. 하지만, 통으로 되어 자연해동만으로도 맛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바게트가 주는 바삭함과 고소함에, 명란이 갖고 있는 감칠맛이 더해져 반만 먹어야지 했던 의도와 달리 그 자리에서 다 해치웠다.
매번 같은 후회를 한다. 하나씩 더 사 올 걸~ 그리고 다시 생각한다. 어서 빨리 대전에 갈 일을 만들자. 2년 전에도 같은 생각을 했는데, 2년이 지난 지금도 이러고 있다. 그나저나 성심당 대전역점이 계속 운영을 하게 돼서 참 다행이다.
2022.07.12-튜나바게트 샌드위치로 아침을 대전 성심당 본점 & 테라스키친
2019.04.22-대전 성심당 케익부띠끄 나도 가끔은 디저트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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