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가끔은 디저트카페에서 호사를 누려보자~ 성북동 누하주
평소라면 가당치 않다고 했을 테지만, 아주 가끔은 이런 호사를 누려봐도 되지 않을까? 케이크는 입이 아니라 눈으로 먹는 거라고 늘 강조했지만, 이번은 예외다. 무화과생크림케이크, 너를 위해 카드를 아낌없이 긁었다. 그때 느꼈던 떨림은 과한 지출 때문이 아니라 설렘이길~ 성북동에 있는 디저트카페 누하주다.
길상사에서 꽃무릇을 원없이 감상한 후, 카페잇트라는 베이커리카페를 향해 1,7km를 걸었다. 마을버스가 지나칠 때마다 후회했다는 거, 안 비밀이다. 30여 분을 걸어서 도착했는데, 아뿔싸~ 휴무다.
모르고 왔으니 어쩔 수 없는 법. 길 건너에 있는 나폴레옹과자점을 지나쳐, 안쪽 골목으로 더 들어갔다. 그만 걷고 싶었지만,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을 찾고 싶었다. 누하주는 나름 우여곡절을 겪은 후 찾은 곳이다. 사실, 디저트카페여서 문 앞에서 엄청 망설였지만, 호사보다는 쉼이 더 필요했다.
케이크 가격은 7천원대 후반에서 8천 원대 중반이다. 홀케이크가 아니라 조각케이크 가격으로 예상은 했지만 역시 사악하다. 참, 사진은 직원에게 양해를 먼저 구한 후에 촬영을 했다.
디저트카페라서? 성북동이라서? 아니면 둘 다? 케이크도 그러하더니, 음료도 가격이 사악하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커피 가격은 스벅을 기준으로 놓고, +이면 비싸. -이면 괜찮아라고 생각하는 1인이다. 에스프레소 갈까 하다가, 자신이 없어 얼음 동동 아메리카노(5,000원)를 주문했다.
누하주의 사전적 의미는 다락집 구성에서 마루 밑으로 세우는 기둥이라고 한다. 그 의미인지 모르지만, 디저트카페 누하주는 한옥 느낌이 많이 난다. 이때만 해도,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가득 찼다.
산미가 거의 느껴지지 않고 다크한 맛이 가득하다. 커알못이던 시절에는 쓰다고 투덜댔지만, 어설픈 커피애호가가 된 지금은 '음~ 다크함 속에 고소함이 느껴지는구나!' 이러고 있다. 참, 따로 요청을 하지 않으면 빨대가 꽂혀서 나온다.
무화과생크림케이크(8,000원)는 케익답지 않게 단맛은 과하지 않고, 부드러움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과하다. 먹으면 정말 입안에서 스르르 녹는다. 가격은 겁나 사악하지만, 어쩌다 한 번이니깐.
케익 속에 있는 무화과와 달리, 위에 있는 무화과는 건조를 했나 보다. 과즙은 없지만, 건조로 인해 새콤함이 엄청난다. 거짓말을 살짝 보태서 세 입으로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아까워서 느리게 천천히 그리고 쬐금씩 먹었다는 거, 비밀로 하고 싶다.
스모어쿠키는 두 크래커 사이에 살짝 구운 마시멜로우와 여러가지 과자를 넣어서 만든 쿠키라고 한다. 한입 먹자마자 극강의 단맛이 느껴져서 당황했는데, 원래 엄청 달달한 쿠키란다. 마시멜로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되려 덜 달고 쿠키 자체가 달아 달아 겁나 달다.
로또에 당첨이 되면 모를까? 아니 혹시나 당첨이 되더라도 케이크는 입이 아니라 눈에 양보해야 한다. 먹을 때는 좋았는데, 먹고 나면 영 개운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부드럽고 달달한 행복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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