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회전초밥을 앞에 두고 초밥&소바세트를 먹다! 영등포동 다쯔미 (in 롯데백화점)
열대야도 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야 하거늘, 여전히 무더운 여름이다. 가을이 반짝 온 듯했는데, 올여름은 참 끈질기다. 그래서 초밥을 먹었다고 하려다, 그냥 먹고 싶어서 먹었다. 자주 가던 옆집을 버리고 왔더니, 역시 구관이 명관이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0층 식당가에 있는 다쯔미다.
그런데 메뉴판을 보니, 상기 이미지는 실제와 다를 수 있단다. 그렇다면 모형도 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 백화점 식당가는 입구에 메뉴판이 있어, 밖에서 고민의 시간을 가져도 된다. 자주 가던 솥밥집으로 갈까? 아니다. 자고로 블로거라면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는 법, 초밥을 먹자.
일반 테이블도 있는데 12시 언저리라서 만석이다. 어차피 혼밥이라서 바테이블에 가서 앉았다. 내 눈 앞에서 돌아가고 있는 회전초밥을 보니, 바꿀까? 그런데 점심은 단품과 세트메뉴 주문이 많다 보니, 회전초밥은 신경을 덜 쓴다고 한다.(옆에 앉은 손님과의 대화를 엿들음) "초밥과 소바세트(19,000원) 주세요."
왼쪽부터 광어와 광어 그리고 도미가 아닐까 싶다. 물어보고 싶은데 바쁜데 주문이 아니라 질문은 예의가 아닌 듯 싶어 꾹 참았다.
연어, 구운 오징어인 듯, 삶은 새우 그리고 계란말이 초밥이다. 모형을 보고 왔으니 어느정도 짐작은 했지만, 초밥 킬러에게 7피스는 많이 부족해 보인다. 그러나 요즘 소화기능이 떨어져서 이것도 힘들었다는 거, 안 비밀이다.
튀김은 모형과 많이 다르다. 새우인 듯, 새우 아닌 새우튀김 옆으로 고구마 튀김이 있다. 2개인 줄 알았는데, 하나를 둘로 만들었다.
소바는 메밀로 만든 면인데, 때깔이 겁나 거시기(?)하다. 옅은 회색 또는 검은색이어야 하는데, 이건 무슨 색이라고 해야 하나?
장국은 감칠맛이 도는 짭짤한 맛이라 좋은데 면은 모르겠다. 그냥 쯔유 맛으로 먹는 소바라고 해야 할까나? 살얼음이 있어 시원하니 장국만 먹게 된다.
밥이 참 앙증맞다. 회는 길이감은 있는데, 두께가 겁나 얇아, 밥을 조금만 넣을 수밖에 없겠다 싶다. 그나저나 초밥을 너무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투덜대는 내용과 달리 실제는 무지 행복했다. 밥이 먼저 사라지지만, 그래도 조화가 나쁘지 않다.
기름진 초밥을 엄청 좋아하는데, 연어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저 하나만 먹었을 뿐인데, 입안 가득 기름짐이 넘쳐 난다. '너의 기름짐도 좋지만, 나는 참치와 대방어의 기름짐을 더 좋아한단다.' (연어에게는 쉿~ 비밀)
계란말이 초밥은 달달하니 디저트처럼 마지막에 해치웠다. 배도 부르고 포만감은 넘쳐나는데, 이상하게 허전하다. 아무래도 초밥을 너무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가 보다. 완연한 가을이 찾아오면, 물에 사는 녀석(?)들을 자주 만나야겠다. 그리고 다쯔미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고, 앞으로는 다솥으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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