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 옆 베이커리카페 삼성동 르푸도레
코엑스에 가면 언제나 지하에서 뭘 먹을까 고민을 한다. 먹거리가 많긴 하지만, 막상 먹으려고 하면 맘에 드는 곳이 없다. 지하가 아닌 지상으로 나오니, 맘에 드는 빵집을 찾았다. 삼성동 코엑스 a홀로 나오면 호텔오크우드프리미어가 나오는데, 그 건물 1층에 베이커리카페 르푸도레가 있다.
호텔에 있는 빵집이라서? 위치가 삼성동이라서? 암튼 꽤 고급지다. 베이커리카페답게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많은데, 대부분 4인 테이블이라서 바테이블로 보이는 곳에 앉았다는 거, 안 비밀이다. 혼자서 독차지하는 사람들도 종종 보이던데, 그게 안 되는 1인 여기 있다.
크루아상 종류가 꽤 많다. 좋아하는 빵에 크림까지 잔뜩 있으니 당연히 골라야 하는데 순간 멈칫했다. 호텔이라는 공간이 청결에 꽤 신경을 쓴다고 해도, 크림이 올려져 있는 크루아상을 저렇게 진열한다? "먼지여~ 내게로 오라!"라고 말하고 있는 듯싶어, 사진만 찍었다. 마스카포네크림을 겁나 좋아하는데, 개별포장이 아쉽다.
르푸도레는 전통 옹기 항아리에서 발효시킨 천연 발효종과 프랑스 밀가루, 프랑스 버터로 저온 숙성해 구워 낸 건강한 빵이라고 안내문에 나와있다. 오랜만에 빵집에 왔고, 먹고 싶은 빵이 많아 눈이 돌아갈 뻔했지만, 점심을 든든하게 먹은 바람에 욕심을 내려놓았다.
요즘 커피값 기준을 스벅으로 삼고 있는데, 역시 강남은 비싼 동네이다. 스벅도 저렴하지 않은데, 여기는 200원이나 더 비싸다. 텀블러가 있어 할인이 되냐고 물어보니, 그런 거 안 한단다. 텀블러 할인이 없으니, 얼음 동동 아메리카노(4,700원)는 스벅(400원 할인)보다 600원 더 비싸다.
1일 1잔으로 커피를 즐겨 마시다 보니 때깔만 봐도 안다. 샷을 덜 넣은 듯, 연하게 보이는 커피는 대체로 산미가 있다. 예상과 다를까 봐 사진을 찍고 바로 마시니, 역시나 산미 커피 특유의 맛이 느껴진다. 어설픈 커피애호가라서 무슨 맛인지 정확하게 잡아내지 못하지만, 산미 커피가 확실하다.
크림치즈 깜뺘뉴(4,300원)는 진한 크림치즈와 고소한 호두, 달콤한 건포도의 맛을 느낄 수 있는 프랑스빵이라고 안내문에 나와있다. 크림치즈가 중앙에 몰려 있는 것만 빼고는 좋았다. 빵은 바삭을 넘어 단단하다 보니, 저작운동을 오래 해야 한다. 그 덕분에 씹을수록 크림치즈와 호두의 고소함이 올라와서 좋았고, 커피랑도 잘 어울렸다.
쇼콜라 아몬드 쿠키(2,000원)는 실온에 보관했다가 다음날 먹었다. 바삭보다는 눅진한 쿠키를 좋아하는데, 직원에게 물어보니 바삭이란다. 부스러기가 엄청 나올 텐데 했는데, 하루가 지난 다음에 먹어서 그런가? 바삭과 눅진 중간 그 어디쯤이었다.
부스러기도 거의 나오지 않고, 좋아하는 눅진으로 변해서 맘에 아니 들 수 없었다. 아몬드 슬라이스는 신의 한 수라고 해도 될 정도로 식감에 고소함까지 완전 내 스타일이야~
도심 속 정원 베이커리카페 르푸도레라고 하던데,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인 줄 알았는데, 여전히 푹푹 찌는 한여름이다. 금요일에 비가 오면 기온이 뚝 떨어진다고 하던데, '가을아~ 여름과 싸워서 꼭 승리하렴.'
강남이라는 동네는 자주 가지 않지만, 그나마 코엑스는 종종 간다. 다음에는 정원에서 서늘한 가을바람을 친구 삼아 따뜻한 커피에 소금빵을 먹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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