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메이루 (in 현대백화점)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짜장면은 나오자마자 바로 먹어야 하거늘, 그눔의 사진이 뭐라고, 최적의 타이밍을 놓쳤다. 블로그 따위는 잊고 짜장면에 집중해야 하는데, 요즘 콘텐츠 고갈로 어쩔 수 없었다. 불은 면은 순전히 나의 실수임을 밝히고, 목동 현대백화점에 있는 메이루에서 해물쟁반짜장면 + 탕수육 세트를 먹다.
평일인데 비가 와서 그런가? 아니면 1시 언저리라서 그런가? 암튼 현대백화점 목동점 지하 2층에 있는 푸드코트는 사람이 겁나 많다. 그래서 6층에 있는 식당가로 올라갔더니, 거기도 여기와 비슷하다. 다시 내려와서 뭘 먹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원래는 집에서 먹기 힘든 고등어구이 정식을 먹으려고 했다. 우연히 음식을 보게 됐고, 고등어 상태가 살짝 메롱(?)이다. 아는 맛이 무섭다면, 아는 곳은 믿음이 가는 법. 메뉴는 다르지만 작년에 먹었던 메이루로 결정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했으니 혼밥에는 세트 메뉴가 딱이다. 작년에는 짬뽕을 먹었는데 꽤 칼칼했다. 고로 덜 자극적인 메뉴를 골라야 한다. 밥보다는 면을 좋아하니 짜장면인데, 식감이 덜한 유니보다는 해물쟁반짜장면으로, 여기에 탕수육을 더해 세트(15,000원)로 주문했다.
단무지보다는 양파, 양파보다는 자차이 무침을 좋아한다. 고로, 음식을 가지러 갔을때 더 달라고 말해야 한다. 리필하러 다시 가는 거, 귀찮으니깐.
이렇게만 보면, 사진을 후다닥 찍은 듯 하지만 아니다. 비슷한 각도에서 2~4번, 맘에 안 들면 5~6번을 찍기 때문에 짜장면 먹기 최적의 타이밍은 애당초 저 멀리 가버렸다. 면이 불어서 그런지 몰라도 엄청 꾸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은 대만족이다. 기름지고 달달하고 짭짤하고 인위적으로 과하게 느껴지는 불향까지 없으니 매우 좋다.
고기와 튀김옷의 비율을 1:1:1로 했는지, 고기는 꼭꼭 숨어버렸고 튀김맛만 가득하다. 부먹에 촬영까지 바삭함을 넘어 눅눅함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 찍먹으로 달라고 해야 하는데 후회한들 늦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다. 오랜만에 먹은 짜장면에 흠뻑 빠졌으니깐.
면이 불어서 꾸덕한 줄 알았는데 쟁반 밑에 짜장소스가 숨어있었다. 쟁반짜장이라서 비비지 않고 그냥 먹는 바람에 전혀 몰랐다. 면 부족 사태는 순전히 나의 실수이니 짠맛 가득한 해물쟁반짜장면을 먹어야 한다.
넉넉한 짜장소스에 탕수육을 더하니, 40% 부족했던 맛이 꽉 채워졌다. 사실 탕수육은 소스가 부족해서 살짝 아쉬워하고 있었다. 팅수육보다는 공깃밥을 추가했어야 하는데, 요즘 소화기관이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어 포기했다. 짜장면은 아이맛, 짬뽕은 어른맛이라고 했는데, 예전보다 더 자극적이고 매운맛을 무서워하는 맵(순)둥이가 된 지금은 짜장면도 어른맛이다.
2023.09.11-칼칼한 해물고기짬뽕 달달한 찹쌀탕수육 목동 메이루 (in 현대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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