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 팥빙수 가성비도 맛도 좋구먼~
밀탑의 팥빙수를 참 좋아했었다. 여름이 오면 현대백화점으로 가서 늘 챙겨 먹었는데, 백화점에서 철수를 하더니 요즘은 매장 찾기가 너무 힘들다. 비싸더라도 연례행사(?)이고 리필이 가능해서 배불리 먹었다. 고물가 시대, 만원을 가볍게 넘기는 팥빙수를 꼭 먹어야 하나? 찬 거 먹으면 배탈이 나니 안 먹으면 그만이지 했다. 그랬는데 롯데리아의 팥빙수를 만난 후 맘이 변했다.
벌써 3번째 방문이다. 처음에는 5,500원이라는 가격이 맘에 들어서 먹었다가, 지금은 갓성비는 기본 맛까지 두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았다. 우이락 고추튀김도 살짝 끌리지만, 요건 맥주랑 먹어야 하기에 팥빙수만 골랐다.
패스트푸드의 생명은 뭐니뭐니 해도 빠름일 텐데, 팥빙수는 주문 시 7~10분 정도 소요가 된다. 고로, 잠시 기다림의 시간을 갖는다. 햄버거 내음이 공간을 지배하고 있지만, 흔들리지 않는다. 롯데리아의 햄버거를 좋아하지 않으니깐.
1.5인분이라고 해야 할까나? 양이 은근 많다. 그래서 숟가락을 2개씩 주나 보다. 예전에는 가족 혹은 친구끼리 팥빙수를 같이 먹는 것에 대해 불편함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덜어서 먹어야지, 그릇 안으로 너의 입에 들어간 숟가락과 나의 입에 들어간 숟가락을 함께 넣어서... 생각만 했는데도 몸서리가 쳐진다.
양도 맘에 드는데, 퀄리티가 가격대비 꽤나 괜찮다. 국내산 팥을 직접 삶아서 만들었다고 볼 수 없지만, 매우 몹시 달달하다. 팥빙수에서 팥을 가장 좋아하지 않는데, 롯데리아는 팥을 푸짐하게 주지 않았다. 그래서 더 맘에 들었는지 모르겠다.
소프트아이스크림에 팥, 후르츠 칵테일, 쫄깃한 찹쌀떡까지 팥빙수의 정석이랄까? 어릴 때 먹었을 때는 얼음 빙수였는데, 롯데리아는 부드러운 우유빙수가 들어있다. 솔직히 우유빙수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가격대비 퀄리티도 괜찮아 보인다.
누구나 다 아는 뻔한 맛인데, 이 맛을 좋아한다. 특히, 후르츠 칵테일 중에서 저 투명한 녀석(?)을 가장 좋아한다는 거, 안 비밀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팥빙수 먹는 방법. 처음에는 온전한 모습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가볍게 떠먹는 느낌이랄까? 나름 본연의 맛을 챙기면서 우유빙수에 내용물을 하나씩 올려서 먹는다. 그렇게 먹다가 공간이 생기면, 먹을 만큼만 조금씩 비벼서 먹는다.
팥빙수를 반 이상 먹으면 과감해진다. 본연의 모습을 지키고 있던 녀석(?)들의 하나로 합친다. 특히, 우유빙수는 빙수가 아닌 물로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난 후, 떠먹기보다는 벌컥벌컥 마신다.
포만감까지는 아니지만, 혼자서 다 먹으니 은근 든든하다. 고물가 시대, 팥빙수 하나 먹기 힘들다 했는데, 롯데리아가 칭찬받아 마땅한 일을 했다. 이번 여름 팥빙수 먹으러 롯데리아로 가야지~ 가야지~ 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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