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박물관 내의원과 한의원 그리고 약초와 의약기
허준박물관에는 허준과 동의보감에 관련 전시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내의원과 한의원에 이어 약초와 의약기도 만날 수 있다. 어린이 체험실을 제외하더라도, 입장료(성인 1,000원)가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허준박물관은 볼거리가 참 많다.
내의원과 한의원
내의원은 조선 초기에는 내약방이라 불렀다가 의료기관의 성격으로 되면서 내의원으로 이름을 고쳤다. 주된 업무는 국왕과 왕실 가족의 건강을 보살피는 것이다.
왕실에는 내의원, 전의감, 혜민서 등의 의료기구가 있었는데 이를 삼의사라고 한다. 내의원에는 필요에 따라 시약청, 의약청, 산실청 등을 개설했다. 시약청은 국왕이 병이 들었을 때 설치하는 임시기구로서 국왕이 복용할 약물을 담당한다. 의약청은 치료제의 적부를 상의하는 책임을 맡은 기관이며, 산실청은 왕자나 왕손들이 탄생할 때 임시로 설치한 기관이다.
영의사는 나라의 장례식과 관련된 물품을 보관하는 곳인데, 그 곳에 부속되어 있던 건물이 영의사부속채이다.
의관은 과거시험 중 잡과시험에 통해 선발됐다. 의과의 시험과목은 모두 11과목이고 합격자 중 1등은 종 8품, 2등은 정 9품, 3등은 종 9품의 관직이 주어졌다. 시험에 응시할 의원에 대한 교육은 주로 전의감에서 이루어졌다.
의녀제도는 조선 태종 6년에 허도의 건의로 실시되었다. 양반 부녀자들이 병이 생겨도 남자 의원에게 진료받기를 부끄러워해 치료도 받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오른편에 있는 건물은 안채로 의원의 살림집이다. 한의원에서는 진료하는 공간과 살림하는 공간을 분류해 사용했다. 안채에서 약재 손질 및 보관을 했지만, 환자들은 절대 출입할 수 없었다고 한다.
가장 뒤에 있는 건물은 약조세실 및 지급실이다. 약물은 한의원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수단이기에 보관이 매우 중요했다. 잘 건조된 상태로 보관되도록 항상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다. 왼쪽 끝 건물은 문간방으로 환자들이 의원에게 진료를 받은 후에 잠시 머물렀던 장소이다.
한의원에 들어 가면 제일 먼저 진찰을 받기 위해 진료실 앞에서 표를 받고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진찰이 끝나면 침을 맞아야 할 사람은 옆에 있는 방으로 가서 침을 맞고, 약을 조제해야 할 사람은 의원의 처방전을 받아 약제실에 가서 첩약을 넘겨받았다.
약초약재실
동의보감에서 인삼을 심이라 했으며,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달고 약간 쓰며 독은 없다. 주로 오장의 기가 부족한 데 쓰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눈을 밝게 하며 기억력을 좋게 한다고 나와있다.
의약기실
가장 오래된 의약기로는 선사시대에 돌이나 뼈를 갈아 만든 침이나 약재를 가루로 내거라 즙을 내던 갈돌을 들 수 있다. 삼국시대에는 의약학의 발전과 함께 의약기도 크게 발전했지만, 유물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고려를 거쳐 조선으로 접어들면서 점차 다양화해지고 정교해졌다.
지승소호(왼쪽)는 기름을 먹인 종이를 꼬아 만든 작은 항아리로 손잡이가 달린 뚜껑이 있다. 휴대용 약장(오른쪽)은 휴대할 수 있도록 손잡이를 달았고, 내수성을 높이기 위해 옻칠로 마감했다. 둘 다 약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했다.
약성주기는 액체로 된 약을 담거나 따를 때 쓰는 그릇으로 그 종류는 약주전자와 약잔, 약사발, 약병 등이 있다. 약을 담기도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물이나 술, 차 등을 담거나 따라 마시던 그릇들과 큰 구별 없이 사용해서 외형상 구분이 어렵다.
약탕기는 약을 달일 때 쓰이는 기구로, 은과 곱돌(납석)로 만든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한다. 은은 비싸서 일반 서민들은 오지 또는 곱돌로 만든 약탕기를 주로 사용했다. 곱돌은 열전도율이 낮아 오래도록 끓이거나 삶아도 내용물이 잘 타지 않는다.
허준박물관은 허준과 동의보감 그리고 의약기에 초점을 맞췄다면,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은 한의학의 역사와 한의약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비슷한 듯 다른 느낌이라서 관심이 많다면, 둘 중에 하나가 아니라 다 가봤으면 좋겠다. 우선순위는 아무래도 허준박물관이 먼저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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