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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하고 장엄한 "작은 금강 칠보산을 거닐다" 국립고궁박물관 칠보산병풍

기획(특별)전시가 기다려지는 박물관이 있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 볼 수 없는 진귀한 전시이기 때문이다. 조선 왕실의 여성 혼례복 활옷 전시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소장 활옷을 만났고, 나전 국화넝쿨무늬 상자는 환수문화재로 단 한 점뿐이었지만 정교함에 놀라 보고 또 봤다. 그리고 진품은 아니지만, 디지털로 만나는 칠보산도병풍은 웅장함과 장엄함에 빠졌다.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시 "작은 금강 칠보산을 거닐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서울시 종로구 효자로 12에 있어요~

전국에 있는 국립박물관을 다 가보고 싶지만 이상과 현실은 다르기에, 서울에 있는 박물관이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특히, 국립고궁박물관과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는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기에, 새로운 전시를 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어김없이 간다.

작은 금강, 칠보산을 거닐다는 미국 클리블랜드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칠보산병풍' 디지털 영상전시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단이 외국에 있는 한국 문화유산의 보호와 활용을 위해 진행하는 디지털 콘텐츠 사업의 일환으로 국외의 한국 문화유산을 디지털 영상 전시로 활용한 첫 사례라고 한다.

 

디지털 영상 전시라고 하더니, 작품이 있다. 작품 옆에 있는 안내문을 보니, 원본은 미국 클리블랜드 미술관에 있다고 한다. 즉, 복제품이다.

칠보산도병풍은 함경북도 명천에 있는 칠보산 일대의 장관을 10폭의 연속된 비단 병풍틀에 나누어 그린 수묵담채화이다. 19세기 제작한 가로 460cm, 세로 185.2cm 규모의 큰 병풍화로 칠보산 전경을 섬세하고 유려한 붓질로 묘사했다. 칠보산은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산이며, 이 이름은 금, 은, 진주, 산호 등 일곱 가지 보물이 묻혀 있다고 해서 불여진 것이다. 원래는 일곱 개의 봉우리가 있었으나 이중 여섯 개는 바다에 잠기고 하나만 남았다고 한다.

 

함경도 회령부 판관이었던 임형수는 1542년 3월 칠보산을 유람한 뒤 유칠보산기라는 여행기를 남겼다. 이후 칠보산은 북관(지금의 함경도)의 명승이 되었다고 한다. 

 

칠보산병풍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니, 벽면 가득 칠보산도병풍 속 그림들이 나타났다. 마치 살아 있기라도 한 듯, 480여 년 전 임형수의 발길을 따라가며 칠보산의 다양한 경승을 감상하면 된다. "그때 윤세신과 함께 가지 못했던 나는 오늘에 이르러서야 다른 벗들과 함께 칠보산으로 향했다." 류준열의 목소리와 함께 영상은 시작된다. 

 

비가 오고 눈 내리는 중에도 발걸음을 멈출 수 없었던 임형수의 깊은 감동을, 양방언의 음악과 류준열의 목소리가 더해져 더 생생하게 전달된다. 

 

원본과 달리 디지털이라 색을 입혔음~
눈이 내린 개심사
아침 일찍 일어난 우리는 다시 한번 산의 형세를 보기 위해 절 뒤에 솟은 개심대에 올랐다!
천 길이나 되는 아름다운 옥들이 겹겹이 우뚝 솟았는데~
금강굴
소매를 걷어 부치고 지팡이를 버려둔 채 벼랑을 올랐다~
회상대에서 바라본 웅장한 칠보산의 절경

첫 번째 영상은 7분 45초로 유칠보산기를 지어 칠보산을 세상에 알린 임형수의 여정을 따라 칠보산도 속을 입체적으로 탐험한다. 

 

두 번째 영상은 3분으로 칠보산도병풍 속의 중요 경승을 소개한다.

 

여정을 시작합니다~
개심사

"고찰에 스님은 어디 가셨나. 황량한 뜨락엔 해가 서쪽으로 저문다. 목어는 바람에 저절로 울고 산새는 해 저물어 둥지로 돌아온다. 불당에 이끼가 마루에 끼어있고 바위문은 나뭇잎이 길을 가렸다. 가끔 여행객들이 다가오는 것이 보이고 깨진 벽엔 이름이 쓰여 있네." 김수향(1929~1689)

 

천불봉

"개심사 뒤 고개에 올라 천불암과 나한봉을 바라보았다. 옥돌이 천 길이나 되어 층층이 우뚝 솟았는데 너무나도 괴이하여 사람이 손으로 조각한다 한들 형용할 수 없을 것이다." 임형수(1514~1547)

 

금강굴

"금강굴에 들어가니, 굴 안은 백여 명의 승려가 앉을 수도 있을 정도였다. 옛날에는 암자가 있었는데, 지금은 허물어졌다. 굴 앞의 작은 셈은 맑고 차면서 맛이 달다." 윤봉오(1688~1769)

 

사암

"정북의 한 바위가 가장 절과 닮고 또 커서 사암이라고 하는데 기와로 덮여 있는 듯하다." 윤봉오(1688~1769)

 

디지털 영상을 본 후, 다시 칠보산도병풍 앞에 섰다. 몰랐을 때는 그저 멀리서 바라봤는데,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영상에서 본 곳들을 찾기 시작했다. 원본이라면 촬영을 못했을 텐데, 복제품이라서 다행이다. 

칠보산병풍은 19세기 유행한 연폭의 대형 병풍으로 제작되었으며, 칠보산의 기암괴석과 봉우리, 계곡 등의 전경을 화면 가득 담아냈다. 두 번째 영상을 유심해 보고 나면, 개심사, 회상대, 금강굴 등을 찾기 쉽다는 거, 안 비밀이다.

 

개심사는 함경북도 명천군 상고면 칠보산에 있는 남북국시대 승려 대원이 창건한 사찰이다. 원래는 1377년에 창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1983년 북청 일대의 발해 유적 발굴 보고를 통해 826년에 창건했으며, 지금까지 알려진 발해 최초의 절임이 밝혀졌다. 일제강점기의 31본산시대에는 귀주사의 말사였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웅전과 심검당, 응향각이 있다고 한다.

 

천불봉

칠보산 천불봉은 해발 659m로 만사봉, 천불봉, 종각봉과 나한암, 원숭이바위로 이루어진 삼봉이암의 하나이다. 마치 절벽 위에 천 개의 부처를 조각해 놓은 것처럼 보인다고 해 천불봉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금강봉

금강굴은 칠보산의 천불봉 남쪽에 위치해 있으며, 1860년에 유람객(유선홍)이 쓴 칠보산유람기에 처음 소개되었다. 금강봉은 마치 불타는 봉화탑과 같이 윗부분은 분홍색이고, 아랫부분은 누른색이다. 금강굴은 사자입 모양으로 굴 앞에 있는 회상대에서는 내칠보의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고, 부근에는 칠보산의 개심사와 명천 온천, 보림 온천이 있다고 한다. 

 

삼라만상이 모이는 곳 회상대
바위가 절과 닮고 커서 사암
기암괴석조차 멋져멋져
그림 내력에 대한 글로 '화제'라고 함!
디지털 영상과 그림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칠보산에 가고 싶구나!

칠보산은 함경도 회령부 판관이었던 임형수가 1542년 3월 다녀간 뒤 여행기 성격의 유칠보산기를 남기면서 북관(함경도)의 대표적 명승지로 알려지게 된다. 조선후기 들어 칠보산 탐승객이 늘면서 산을 소재로 한 글과 그림이 오랫동안 유행했다. 작가가 알려지지 않은 클리브랜드미술관 소장 병풍도 이런 흐름 아래 누워서 감상하며 경치를 즐기는 와유(집에서 명승이나 고적을 그린 그림을 보며 즐기는 것) 용도의 회화로 제작됐다고 추정된다. 

첫 번째 영상을 보고 임형수가 그린 그림인 줄 알았는데, 그는 여행기를 남겼고, 그림은 작자 미상이다. 그날이 언제일지 알 수 없지만, 클리블랜드미술관에 간다면 원본을 절대 놓치지 않으리~

■ 작은 금강 칠보산을 거닐다
국립고궁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
3월 15일 ~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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