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
동네 전체가 커다란 약탕기인 듯, 진한 내음으로 인해 한약을 먹지도 않았는데 먹은 듯한 느낌을 들게 만든다. 이상의 나라의 앨리스가 된 듯, 동네를 조금만 거닐다 목적지에 도착했다. 다채로운 한의약 약재를 보는 것만으로도 병이 나을 거 같은 서울약령시 한의약박물관이다.
서울특별시는 익숙한데 서울약령시는 뭘까? 구글의 도움으로 그 답을 찾았다. 약령시는 조선 효정 2년에 시작되어 1943년까지 약 300년간 한약재 교육을 담당했던 특수시장이라고 한다. 약재료가 주로 많이 생산되는 경상도, 강원도, 전라도에서 모이고 헤어지는 일이 편리한 대구, 원주, 전주의 3개소에서 시작되었다.
서울약령시는 한국전쟁 이후 청량리역과 마장동 버스터미널로 경기와 강원 지역의 농·임산물을 팔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며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시장에서 시작, 1960년대 후반부터 강원도와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한약재를 취급하는 전문시장으로 성장했다. 1970년대 우리나라 최대규모의 약재집산지로 확장, 1990년대에 서울약령시라는 정식 명칭을 부여받고, 현재는 우리나라 한약재 70%를 유통하는 대한민국 한의약의 중심지가 됐다.
서울약령시는 조선시대 때 여행자에 대한 무료 숙박과 의지할 곳 없는 병자에 대한 치료를 담당하던 구휼기관인 보제원이 있던 곳으로, 전통한의약의 발전과 제세구민을 위한 선조들의 위업을 계승하고자 서울특별시가 지정했다. 서울약령시 한의약박물관은 동대문구에서 설립한 구립박물관이다.
참, 원은 공용여행자의 숙소 및 식사를 제공하기 위한 곳으로, 동대문 밖의 보제원, 서대문 밖의 홍제원, 남대문 밖의 이태원 그리고 광화문 밖의 전관원이 있었다. 이중 보제원은 숙소와 식사뿐만 아니라 한의원과 한의사를 배치해 가난한 이들에게 진료를 했다고 한다.
박물관치고는 건물이 너무 으리으리한다 했더니, 서울한방진흥센터의 대표 문화시설 중 하나다. 서울약령시 한의약박물관에 이어 한방공작소, 약초족욕체험장(2층), 보제원, 약선음식체험관(3층) 등 전시, 교육, 체험을 즐길 수 있는 한방복합문화공간이다.
보제원 터에 위치해 있지만, 그때와 달리 지금은 관람부터 체험까지 돈을 내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다. 성인 기준으로 박물관은 1,000원, 족욕 6,000원 그리고 보제원은 5,000원인데, 동대문구민, 미취학아동, 경로우대자, 수급자, 국가유공자, 장애인은 할인 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참,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은 박물관 입장료가 무료.
약선체험은 10인 이상 단체였던가, 암튼 혼자는 불가하고 보제원 체험은 안마매트에서 휴식을 취하며 손발지압을 한다는데 살짝 번거롭다. 그나마 약초족욕체험은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겠구나 했는데 12월에서 2월은 동절기라서 운영을 하지 않는단다.
서울약령시 한의약박물관은 우리 민족 고유의 의학인 한의학의 우수성을 배우고 이해하는 곳이라고 안내문에 나와있다.
한의학 VS 서양의학.
인체에 나타나는 징후를 토대로 생리현상의 이상을 진단 VS 질병의 원인을 발병 부위의 인체 조직에 집중해서 찾아 진단.
외부요인과 유기적으로 관계된 사람 자체에게도 원인이 있다고 진단해 심신의 방어력을 강화하는 것에 집중 VS 발병 요인을 외부에서 찾아 이를 제거하는데 집중.
단군신화에서 시작되는 우리 한의학은 백제의 의박사, 고구려의 의서 편찬 등 삼국시대부터 본격적으로 독자적 의학의 발전이 시작되었다. 고려시대는 현존 최고 의서인 향악구급방이 편찬되었는데, 향약은 우리 민족의 의약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한의학의 정체성에 대한 기틀이 마련된 시기였다.
한의학에 있어 팁티어(?)라면 단연코 허준일 거다. 동의보감은 1610년에 완성해 1613년 내의원에서 개주갑인자 목활자로 첫 간행된 조선 최고의 의학 서적이다. 책 제목의 동의란 중국 남쪽과 북쪽의 의학 전통에 비견되는 동쪽의 의학 전통 즉, 조선의 의학 전통을 뜻한다.
보감이란 보배스러운 거울이란 의미로 귀감이란 뜻을 지닌다. 허준은 조선의 의학 전통에 계승해 중국과 조선 의학의 표준을 세웠다는 뜻으로 동의보감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전통의약기구는 왼쪽부터 약재를 채취하는 채약기구, 약재를 알맞게 배합하는 약도량형기 그리고 약재를 가루로 만든던 연석, 맷돌, 절구, 약연, 분쇄기는 모두 넓은 의미에서 약연기라고 한다. 또, 약재를 가공하거나 약물을 제조하는 제약기, 액체로 된 약을 담거나 따를 때 사용하는 약성주기 그리고 약을 보관하는 약저장기 등이 있다.
식물성약재
한의학에서 약은 본초라고 할 만큼 식물성약재의 비중이 높다. 뿌리, 뿌리줄기, 줄기, 나무껍질, 열매, 잎, 씨 등 약이 되는 식물의 대부분을 활용하고 부위마다 효능을 연구하고 치료와 질병 예방에 사용한다. 전시되는 식물성약재 가운데 93종은 대부분 신농본초경(최초의 한의약서)에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특화약재
희귀약재
독성약재
동물성 광물성 약재
약초는 효과가 다른 부위에 따라 골라서 말리거라 액체를 내서 가공을 하고 한약방에 내다 팔거나 집집마다 급할 때 상비약으로 사용했다. 조선시대에는 여러 의서를 한글로 옮겨 백성들이 쉽게 구살 수 있는 약초나 약재를 올바르게 건강과 질병 치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생명의 꽃, 약초에 피다
들풀과 산야초는 의외의 놀라운 효능으로 수많은 건강기능 식품과 신약으로 활용되고 있다. 향약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바라보며 한약을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국 약초사진 전시를 개최했다고 안내문에 나와 있다.
메밀(좌)의 씨는 교맥이라 하는데 만성소화불량에 사용하며, 피부가 가렵고 붓거나, 습진, 종기, 고혈압에 사용한다. 율무(우)의 종피를 제거한 씨는 의이인이라 하는데, 소화기능을 튼튼하게 하고 이뇨작용이 있다. 수종, 각기, 비위허약으로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 설사, 식욕부진 등에 사용한다. 사지마비와 근육통, 맹장염 등에도 쓰인다.
흰민들레(좌)는 뿌리를 포함한 전초를 포공영이라고 하는데, 열로 인한 종창, 유방염, 인후염이나 결막염, 간엽, 황달, 요도염 등에 사용한다. 극우(우)는 땅속의 덩이줄기 혹은 전초를 말하며, 열을 내리고 종기를 없애는 효능으로 다양한 열병, 장출혈, 타박상, 골절 등에 사용한다.
한의학은 침, 뜸, 약물 등의 치료 수단을 통해 유구한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의 건강을 지켜온 민족의학이다. 향약은 우리나라에서 나는 약재이며, 한의학 역사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야기는 단군신화 속 곰과 호랑이의 쑥과 마늘이다. 마늘은 세계 10대 장수식품이자 노화방지와 스태미나의 대표이며, 쑥은 몸을 따뜻하게 해 주고 식용증진과 호흡기질환에 효과적이다.
박물관을 둘러보고, 서울약령시 한 바퀴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꽃피는 봄에 약초족욕체험을 해야 하므로 그때까지 보류하기로 결정!!! 추워서 동네 한 바퀴를 하지 않았다는 거, 쉿~ 비밀이다.
2015.04.21 -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 박물관 & 구암근린공원 & 허가바위 (까칠양파의 서울 나들이 ep39)
'전시가좋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웅장하고 장엄한 "작은 금강 칠보산을 거닐다" 국립고궁박물관 칠보산병풍 (32) | 2024.04.04 |
---|---|
한국영화박물관 기획전시 "대사극장- 한국영화를 만든 위대한 대사들" (33) | 2024.03.28 |
우리 영화 100년의 시간 "한국영화박물관" (24) | 2024.03.26 |
구로공단에서 구로디지털단지로 역사를 만나다! G밸리산업박물관 (19) | 2024.02.22 |
공익광고만 원 없이 봤네! 한국광고박물관 (27) | 2024.02.15 |
형형색색 웹툰 | 다양성 만화전시 (in 한국만화박물관) (17) | 2024.01.25 |
영원히 너를 사랑하겠어~ 경기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25) | 2024.01.23 |
돈, 그 역사의 흐름 한국금융사박물관 (33) | 2023.12.28 |
우리 친하게 지내요~ | 낙이망우樂以忘憂 망우동이야기 (in 서울역사박물관) (56) | 2023.12.26 |
내 사진도 언젠가! | 임인식 기증유물특별전 '그때 그 서울' (in 서울역사박물관) (54) | 2023.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