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 봉차우 & 왕언니네 (in 경동시장 서울훼미리 청년몰)
전통시장과 청년몰의 조합은 어울림보다는 각개전투처럼 느껴졌다. 왜냐하면 타킷층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고 하더니, 어울림으로 성공한 전통시장 청년몰이 있다. 소문은 익히 들었는데 이제야 찾은 제기동에 있는 경동시장 서울훼미리 청년몰이다.
경동시장은 서울의 동쪽에 있는 시장이라는 뜻으로 1960년 공설 시장으로 출발했다. 원래 시장이 있던 자리는 밭이었으며, 일제강점기에는 서울 외곽의 주요 조선인 거주 지역에 인접해 있어서 사람의 이동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우리나라 최대의 한약재 소비 시장이자, 거를 타선이 없는 청년몰에 레트로 감성을 가득 채운 옛 경성극장까지 신흥 핫플로 자리 잡았다.
경동시장 4번 출구로 들어오니,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와 스타벅스 경동1960점이 먼저 나타했다. 여기도 들려야 하지만, 우선 밥부터 먹어야 한다. 왜냐하면 배가 고프니깐. 입구만 찍고, 안으로 더 들어가니 서울훼미리 청년물 입구가 나왔다.
이 글을 쓰면서, 경동시장에 대해 검색을 하니 기사가 겁나 많다. '서울에 전통시장이 얼마나 많은데 하필이면...' 진작에 업로드를 못했으니, 내 탓이오~ 내 탓이다.
2월 1일에 방문을 했는데, 설연휴 때문일까? 아니면 늘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걸까? 첫 방문이라서 잘 모르겠다. 시장에 왔으니 이곳저곳 둘려봐야 하는데, 이날은 카메라를 들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고로, 시장 풍경은 딸랑 이거 하나다.
경동시장 신관 3층에 있는 서울훼미리 청년몰은 푸드코트로 운영하고 있다. 골고루 다 주문해서 배 터지게 먹을까? 잠시 고민을 했지만,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에 알맞게 주문할 생각이다.
1시 30분 언저리의 모습이다. 이때만 해도 테이블이 널널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웨이팅까지는 아니더라도 여유롭지 않았다는 거, 안 비밀이다.
아무 정보도 없이 왔으면 푸트코트를 보자마자 난감했을 거다. 뭘 먹어야 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어야 하니깐. 하지만, 홍석천이원일 유튜브를 보고 왔다. 또간집과 함께 믿고 먹을 수 있는 먹방 유튜브라고 할까나? 명동 장수갈비집 명동본가에 이어 경동시장 청년몰까지 2연타석 홈런이다.
봉차우의 마늘탕수육은 두 사람이 엄청 칭찬을 했기에 꼭 먹고 싶었다. 그런데 양을 조절할 수 없다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미니마늘탕수육(12,000원)이 있다.
봉차우에서 탕수육에 짬뽕으로 한 번에 끝낼까 하다가, 푸드코트의 장점을 살리기로 했다. 탕수육에 김밥은 살짝 거시기(?) 하지만, 가장 먹고 싶었던 메뉴라서 어쩔 수 없다. 왕언니네에서 왕언니김밥(4,500원)을 주문했다.
분명히 탕수육이 시켰는데, 꿔바로우가 나왔다. 주문이 잘못됐나 했는데 아니다. 다른 중국집과 달리 봉차우의 탕수육은 꿔바로우처럼 나온다. 소스는 부먹이 아니라 찍먹으로 나온다. 따로 요청하지 않았는데, 원래 이렇게 나온다.
마늘탕수육이라 쓰고, 찹쌀탕수육이라 읽어야 한다. 튀김옷 아래에 있는 허연 부분이 처음에는 비계인가 했는데, 찰떡같은 쫀득한 부분이다. 튀김옷이 얇아서 바삭함이 덜할 줄 알았는데, 청량한 사운드가 바로 귀로 전달될 정도로 바삭하다. 그리고 뒤이어 찹쌀떡과 같은 쫀득함이 치고 들어온다. 고로, 봉차우의 마늘탕수육은 겉바속쫀이다.
탕수육과 같이 나오는 소스보다는 간장+식초+고춧가루 조합을 좋아하는데, 봉차우는 예외다. 되직하지 않고 묽은 탕수육 소스는 단맛이나 신맛이 강하지 않고 적당하다. 여기에 마늘후레이크가 더해지니 간장소스를 괜히 만들었다. 참, 탕수육은 누린내 하나 없이 담백에 고소하며, 찍먹이라서 마지막 하나까지 바삭함이 살아 있다.
왕언니김밥은 기본 김밥에 해당될 텐데, 우선 양이 맘에 든다. 요즘 김밥의 트렌드답게 밥보다는 속재료가 훨씬 많이 들어 있다. 단무지와 햄, 어묵, 시금치(일듯)는 조금, 우엉조림과 당근은 중간 이상 그리고 계란지단은 가득 들어있다.
왕언니김밥은 계란지단의 부드러움과 우엉의 달큼함 그리고 당근의 아삭함이 조화롭다. 여기에 마늘후레이크를 더하면 좀 더 특별해진다는 거, 안 비밀이다. 집에서 김밥을 만들 때, 계란말이를 통으로 넣었는데, 이제는 잘게 썰어서 넣어야겠다. 그래야 계란의 부드러움과 고소함이 김밥을 더 빛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든든하게 먹었지만, 밥배와 빵배는 따로 있는 법. 청산제과에서 시그니처인 달빵과 물고기빵(2,500원) 중에서 후자를 골랐다. 사실 달빵도 끌렸지만, 혼자서 탕수육에 김밥은 무리였나 보다. 탕수육만 완벽하게 끝내고, 남은 김밥과 물고기빵을 들고 다음 목적지로 간다. 아까 점찍어둔 스타벅스 경성1960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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