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동 서로카페
새로 생긴 밥집은 맛을 예측할 수 없어 반가움보다는 두려움이 크지만, 신상 베이커리카페는 다르다. 우선 분위기가 좋으면 반은 먹고 들어간다. 빵과 음료는 편차가 크지 않으니 실패를 보는 일은 거의 없다. 구로동에 있는 서로카페는 작년 12월에 오픈한 신상 베이커리카페이다.
구로공단에서 구로디지털단지로 동네 이름은 달라졌지만, 높아진 건물만큼 삭막한 분위기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런데 컬러의 중요함이랄까? 무채색 건물 사이로 유독 튀는 건물이 있다. 적벽색의 벽돌만 인상적인 줄 알았는데, 아치형 창문에 중문까지 마치 유럽에 온 듯하다.
독창적인 외관은 내부로 이어진다. 아치와 퍼즐조각의 만남이랄까? 특히, 의자는 테트리스에서 많이 본 듯한 조각 같다. 분위기가 아무리 좋아도 맛이 먼저였는데, 서로카페는 예외로 두고 싶다. 아직 빵을 먹지도 않았는데, 분위기에 벌써 KO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에그마요와 바질크림치즈이 있다. 베이커리카페치고는 종류가 많지 않지만 괜찮다. 분위기가 좋고, 양보다는 퀄리티이니깐. 휘낭시에, 에그타르트, 쿠키 등 커피와 같이 즐기기 좋은 녀석(?)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다.
샌드위치는 주문 후 만드는지 사진만 있다. 런치세일이 있는데, 오후 1시 30분까지다. 잠보뵈르 바게트에 얼음 동동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는데 늦게 왔다. 음료 코너 옆 냉장고에는 당연히 케이크류가 있는 줄 알았는데, 없지 않고 있긴 있다.
음... 분위기가 좋다 했더니 아메리카노 가격(4,500원)이 별다방과 똑같다. 그럼 여기도 서민이 오면 안되는 곳인가요라고, (주어없음) 물어보고 싶다. 메뉴판 옆에는 원두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는데, 진하면서 고소한 원두와 산뜻한 여운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원두가 있단다. 전자는 아메리카노, 후자는 산미가 있어 카페라떼가 어울린다고 하니, SEORO BLAND로 주세요~
하루의 피곤함을 덜어내며 각성시켜주는 진하면서 고소한 커피라고 원두를 설명하고 있던데, 피곤함까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진하고 고소하다. 양이 적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지만, 쓴맛은 일절 없고 부드럽고 고소하다. 카페인에 약한 1인이지만, 진한 커피가 점점 좋아지는 중이다.
네이땡 영수증 리뷰를 하고 득템 한 수제쿠키이다. 서로카페에서는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지만, 모양을 보아하니 딱 그것이 연상된다. 요건 집에 와서 먹었는데, 시중에 팔고 있는 버터링 쿠키보다 좀 더 고급진 맛이랄까? 더 오동통하고 입에 넣으니 부드럽게 묻어진다. 이때 커피를 마셔주면 '우리 제법 잘 어울려요~'
소로보 빵 안에 잼이 들어 있는 애플과 화이트피치가 끌렸지만, 점심 전이다 보니 끼니를 해결해야 한다. 서로카페에 있는 빵 중에서 가장 든든한 녀석(?)을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봐도 어니언 크림치즈 베이글(5,500원)이다.
바삭한 양파후레이크가 고명처럼 크림치즈에 딱 붙어 있고, 크림치즈는 생양파가 아니라 구운 양파인 듯 양파향이 진하게 풍긴다. 크림치즈 양이 많아서 나이프로 자르다 포기, 빵을 뜯어서 발라 먹었다. 과한 크림치즈에 쫄깃한 베이글을 더하니 든든하다.
어니언 크림치즈 베이글만으로도 든든하지만, 하나만 먹기에는 서운하다. 휘낭시에 종류가 많다는 것은 이 집의 시그니처라는 의미이기에 그중에서 무화과휘낭시에(3,800원)를 골랐다. 휘낭시에는 부드럽고, 무화과는 날치알처럼 톡톡 터진다. 적당한 단맛은 커피랑 '우리 제법 잘 어울려요.~'
왼쪽부터 쏠티트, 황치즈 그리고 피스타치오 휘낭시에는 울산 가는 KTX에서 먹기 위해 따로 골랐다. 씹히는 무언가가 있는 무화과와 피스타치오 휘낭시에가 가장 좋았다. 의자가 오래 앉기에는 조금 불편하지만, 분위기 좋고 샌드위치 맛이 궁금해서 또갈집(베이커피카페)이다.
방문했을 때만 해도 네이땡에서는 검색이 되는데 카카오맵에서는 검색이 안 됐다. 그래서 옆집 건물로 목적지를 설정해 갔는데,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주소검색이 된다. 카페를 나오면서 직원에게 옆 건물로 찾아서 왔다고 했더니, 바로 반영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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