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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동 로코코무드

샌드위치에 채소는 무조건인 줄 알았는데 잠봉뵈르를 먹고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바게트에 햄과 버터를 넣었을 뿐인데 채소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감자로 만든 수프는 별로다 생각했는데, 그릇됨을 인정하기로 했다. 따로 또 같이라고 하지만, 잠봉뵈르와 감자수프는 무조건 같이 먹어야 한다. 신길동에 있는 베이커리카페 로코코무드다.

 

로코코무드는 서울시 영등포구 대방천로 209 1층에 있어요~
당일생산 당일판매가 원칙, 빵 나오는 시간

둘 다 신길동에 있지만, 자주 다니는 신길역에 비해 신풍역이 낯설다. 하지만, 맘에 드는 베이커리카페가 있다면 낯섦은 중요하지 않다. 잠봉뵈르가 처음은 아니지만, 매장에서 직접 만든 잠봉(햄)으로 샌드위치를 만든다고 하니 먹레이더에 딱 걸렸다. 참, 로코코무드는 월, 화요일에 문을 열지 않는다. 

 

빵집이야? 미술관이야?
신길동이 아니라 유럽의 어느 성에 온 듯~

밖에서 봤을때는 여느 동네에 있는 아담하고 평범한 카페인 줄 알았는데, 문을 열자마자 딴 세상에 온 듯 당황했다. 첫 반응은 빵집이야? 미술관이야? 했다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그림을 보고 있으니 돈 많은 수집가의 집에 몰래 온 손님 같다. 당연히 진품은 아니겠지만, 미술관 컨셉이 매우 몹시 맘에 든다. 

 

미술관이 아니라 베이커리카페에 왔는데 가장 중요한 빵이 보이지 않는다. 저기는 주방이자 카운터이자 음료를 만드는 곳인데 빵도 있다. 나무로 만든 작은 유리진열대와 저 끝에 보이는 냉장고에 로코코무드 주인장이 만든 빵이 들어있다.

 

종류보다는 퀄리티인 듯~
말돈소금빵과 페페로니
신메뉴 소시지페스츄리와 추천 콘치즈
고구마치즈와 올리브치즈 치아바타
치즈와 플레인 바게트
베스트 뺑오스위스와 애플파이
추천 갈레트와 시나몬페스츄리
크루아상과 초코크루아상 그리고 에그타르트
크루아상샌드위치와 쇼콜라아몬드
딸기크루아상
프릳츠 원두가 유명하다던데 드디어~

빵도 그러하더니, 음료도 메뉴판이 단출하다. 어차피 얼음 동동 아메리카노(3,500원)만 마시니 많고 적음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게다가 궁금했던 프릳츠원두이니 더더욱 아니 마실 수 없다. 주출몰지역에 프릳츠 도화점을 두고 로코코무드에서 커피를 마신다는 거, 안 비밀이다. 

 

로코코무드 잠봉뵈르와 감자수프 그리고 프릳츠원두 올드독 아메리카노 등장이요~

프릳츠 대표가 유명한 바리스타이며, 좋은 원두를 찾기 위해 현지까지 뱅기타고 간다고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다. 원두에 진심인 사람이 만들었으니,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올드독은 달콤 쌉싸름한 향미와 묵직한 바디를 즐길 수 있다고 안내문에 나와있다.

아이스가 아니라 뜨겁게 마셨더라면 향을 더 진하게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얼음 동동을 좋아하니 감수해야 한다. 향은 살짝 아쉽지만, 진함과 부드러움 여기에 고소함까지 완전 맘에 든다. 

 

감자수프
바게트 2조각이 같이 나와요~

감자수프를 주문하기 전에 고민을 많이 했다. 왜냐하면, 양송이나 새우, 양파수프와 달리 감자수프를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감자는 튀김이나 전처럼 기름을 만나야지 우유와 버터는 상상조차 한 적이 없다. 그런데 로코코무드의 시그니처 메뉴라서 주문을 했는데, 안 먹었으면 큰 일 날 뻔했다.

 

후추 톡톡은 필수~
감자에 후추 풍미까지 시너지 폭발~

감자수프는 1인분씩 진공 포장이 되어 있어 데우기만 하면 끝이라서 금방 나온다. 알갱이는 하나 없고 겁나 부드럽고 고소하다. 수프이지만 찐감자를 먹는 듯 풍미가 강했는데, 후추를 추가하고 나니 강하지 않고 적당하니 괜찮다. 바삭한 바게트빵은 찍먹이 아니라 담먹으로 먹어야 촉촉함을 느낄 수 있다.

 

잠봉뵈르

잠봉뵈르(7,500원)는 프랑스에서 사랑받는 샌드위치로, 잠봉(jambon)은 프랑스어로 햄, 뵈르(beurre)는 버터라고 한다. 껍질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바게트에 두꺼운 고메버터와 잠봉을 겹겹이 쌓는다. 

대체로 잠봉뵈르의 맛은 바게트는 고소하고, 버터는 부드럽고 그리고 잠봉은 짭짤하다. 그런데 로코코무드의 잠봉뵈르는 잠봉 맛이 다르다. 우선, 짭짤하지 않고 담백하다. 먹기 전에 잠봉(햄)을 너무 많이 넣어줬구나 했는데 짠맛이 덜하니 많이 넣어도 염도가 강하지 않다. 

 

매장에서 직접 만든 잠봉이 가득~
잠봉뵈르에 후추는 신의 한수!

바게트가 바삭함을 넘어 단단해서 먹기 힘들었는데, 잠봉뵈르는 귀족이 아니라 노동자나 농부 등 가난한 계급이 주로 먹었던 음식이라고 한다. 공장이나 논밭 등 현장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깜빠뉴(바게트보다 더 단단한 빵)에 값싼 육류(돼지고기)를 얹어서 먹었단다. 채소를 넣지 않은 게 아니라 넣을 수 없었던 거다.

잠봉뵈르와 감자수프 그리고 얼음 동동 아메리카노까지 어찌나 든든한지, 로코코무드에서 멀지 않은 곳에 닭갈비를 잘하는 밥집에서 빵해장을 하려다 포기했다. 빵해장을 할 정도로 느끼하지 않았고, 한 끼 식사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신길역뿐만 아니라 신풍역도 자주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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