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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1가 장수갈비집 명동본가

명동하면 명동교자만 아는 1인이다 보니, 주로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그런데 몰라도 너무 몰랐다. 하동관보다는 약 30년쯤 어리지만, 명동을 주름잡고 있는 고깃집이 있다. 너무 늦게 안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충무로1가에 있는 장수갈비집 명동본가로 향했다.

 

장수갈비집은 서울시 중구 명동2길 54-11에 있어요~
사진은 양해를 구한 후 촬영했어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입구 사진을 찍으면서 바라봤다. 1968년에 개업을 했으니 반세기를 지나 올해로 6살을 더 먹었는데, 그에 비해 규모가 작아 보인다. 3층까지가 식당이구나 했는데, 실제는 4층이다. 장수갈비집은 직접 고기를 구워주는 곳답게 문 바로 앞에 고기 굽는 공간이 있다. 그러다 보니, 문을 열기도 전에 고기 냄새가 장난이 아니라는 거, 절대 안 비밀이다.

 

식당 안에 엘리베이터가 있다니, 주인장이자 (건물)주느님이 확실하다.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는 곳이다 보니, 어르신 손님이 많다. 어떻게 4층까지 올라가나 했더니, 괜한 걱정을 했다. 사진과 달리 도착했을 때는 구석진 자리(2인 테이블)만 남아 있었다. 바쁜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사람이 많구나 했는데, 장수갈비집은 브레이크타임이 없다.

 

장수갈비 아니고 장수갈비집 본가!

전문가가 직접 구워주는 갈비는 절대 놓칠 수 없다. 혼밥이니 1대만 주문이 가능하냐고 물어보니 가능하단다. 갈비 1대(19,000원)는 양이 많지 않겠죠라고 다시 물어보니 그렇단다. 2대로 갈까 하다가, 다양성을 추구하니 장수국밥(11,000원)을 같이 주문했다. 더불어 소화촉진제가 필요한데 로이가 없다고 해서 이즈백으로 달라고 했다.

 

장수갈비집 명동본가 장수갈비와 장수국밥 등장이요~
덜 짠 쌈장과 마늘 / 쌈채소와 맵지않은 고추는 2개, 당근은 하나!

갈비만 주문하면 된장국이 같이 나오던데, 국밥을 같이 주문해서 국은 없고 잘 익은 배추김치와 깍두기가 나왔다. 양념갈비에는 고춧가루를 넣지 않은 새콤한 무생채가 딱인데, 새빨간 김치가 나왔다. 이는 고기보다는 국밥이랑 어울린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고기 먹을때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불판이 넘사벽이로세~
굽기 상태는 미디엄과 웰던 그 어디쯤~

역시 갈비 1대는 양이 거시기(?)하다. 가격이 사악하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실물을 보고 있으니 더 그렇게 느껴진다. 올해(촬영일은 2023년, 포스팅은 2024년)도 혼밥을 하기 위해 여기저기 다닌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서 무리를 했다. 어차피 카드값은 내년에 나오니깐.

 

장수국밥

장수국밥을 보자마자 실망을 했다. 고추기름이 둥둥 떠있는 생김새가 그닥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전국밥인 듯, 국물 속에 무와 고기가 잔뜩 들어 있다. 일정하게 썰어져 있는 고기와 달리, 무는 투박한 듯 대충 썰어져 있다. 원래 국밥용 무는 요래 썰어야 멋은 물론 맛도 산다. 첫인상만 실망일 뿐, 국밥 사랑은 계속된다. 

 

소화촉진제는 로이가 없어서 이즈백~

갈비는 미디엄에서 웰던으로 가는 중간 어디쯤일까? 어르신이 먹어도 될 정도로 질기지 않고 부드럽다. 양념은 과하게 달지 않고 단맛, 짠맛, 불맛 등 밸런스가 좋다. 참, 갈비에는 공깃밥이 제공되지 않으니 따로 주문해야 한다. 달큰한 양념갈비에 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소화촉진제는 필수까지는 아닌데 있으면 더 좋다.

 

국물 한숟갈을 먹었을 뿐인데 고기기 아니라 국밥에 빠져~

갈비가 메인이고 국밥은 포만감을 주기 위해 주문을 했기에 기대조차 안했다. 첫인상도 그닥 좋지 않았기에 안주삼아 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엄청나게 들어있는 무로 인해 진한데 시원하고 깔끔하다. 

물에 빠진 고기를 좋아하지 않아서 평양냉면에 들어 있는 고기고명을 먹지 않는 1인인데, 장수국밥 속 고기는 누린내와 잡내 따위는 일절 없다. 얇게 썰어져 있는 고기는 부들부들하니 고소고소하다. 내가 물에 빠진 고기를 이렇게나 좋아했나 싶을 정도로 고기만 찾았다는 거, 안 비밀이다.

 

밥을 넣어야 국밥 완성이요~
국밥에서 고기로 공략 대상 변경~

남은 밥을 국밥에 투하하고, 밥알 하나하나에 국물이 스며들어야 하므로 잠시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다. 국밥에 빠져 잊었던 갈비에 집중할 시간이 왔다. 그나저나 뼈에 붙어있는 고기는 놓치면 안 되는데, 너무 빨갛다. 갈빗대만 다시 구워달라고 할까 하다가, 옆테이블을 보니 굽기 상태가 똑같다. 원래 이렇게 나오는가 싶어, 익은 부분만 뜯어먹었다.

 

역시 국밥은 밥을 말아야 완전체가 된다. 잠시 시간을 줬더니, 밥알 하나하나에 진하고 깊은 국물이 제대로 스며들었다. 국밥만 먹어도 좋고, 잘 익은 깍두기와 배추김치는 국밥을 더 국밥답게 만들어 준다. 

 

소화촉진제 덕분에 고기도 국밥도 남기지 않고 다 해치웠지만, 정작 녀석(?)은 해치우지 못했다. 남은 녀석은 텀블러에 담아서 시간차 공격으로 집에서 혼술로 끝장냈다.

계산할때, 원산지 표시판을 봤는데 갈비가 미국산이다. 이왕이면 국내산을 선호하는데 누가 구워주느냐에 따라 원산지는 상관이 없는 거, 이번에 알았다. 고기로 시작한 2024년이니 더 든든하게 행복하게 보내고 싶다. 참, 재방문은 당연지사, 불고기와 갈비국을 공략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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