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동 진진만두 여의도점
지금까지 먹었던 이북식 만두는 왕만두라 불러도 될 정도로 큼지막한 크기를 자랑했는데, 요렇게 아담한 만두는 처음이다. 작은 입을 갖고 있어도 충분히 한입만~을 할 수 있다. 그 때문인지 4~5개 정도 들어있는 다른 만둣국과 달리 8개에 떡국까지 들어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진진만두 여의도점이다.
예전에는 오륜빌딩 1층에 있는 다미를 즐겨찾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가격은 사악하지만 선도와 퀄리티 하나는 끝내줬기 때문이다. 한동안 잊고 있다가 올 초 같은 건물에 있는 부흥동태탕에 오면서 추억이 되살아 났다. 한번 가야지 했는데, 다미가 아니라 3층에 있는 진진만두로 왔다. 왜냐하면, 요즘은 알콜과 그리 친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는 여의도점이고, 동여의도에 국회점이 있다고 한다. 여의도 직장인 사이에서는 꽤 알아주는 곳이라고 하던데, 처음 왔다. 1시 언저리에 도착했는데, 본관 그 옆은 별관인가? 암튼 양쪽 다 사람이 많다. 왼쪽 사진은 사람이 어느 정도 빠진 후에 촬영을 했다.
어복쟁반이랑 육전 그리고 녹두빈대떡이 무지 끌리지만, 혼밥이라서 손만두떡국(15,000원)을 주문했다. 참, 손만두술국은 칼칼하게 나오는 만둣국이라고 한다.
담음새가 정갈하다 했는데, 역시 보기 좋은 떡은 먹기도 좋다. 직접 만든다고 하더니, 테이블마다 김치 추가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만두는 이북식이지만, 김치는 젓갈을 덜 넣은 듯 깔끔한 서울식 김치이다. 딱 먹기 좋게 익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맛이다.
만두떡국치고는 가격이 사악하다 했는데, 조선시대 임금이나 양반들이 먹었을 듯한 담음새이다. 일반 조미김이 아니라 직접 구운 생김에 흰자, 노른자를 구분한 계란지단은 정갈하다.
여기에 고기고명까지 겁나 고급지다. 그나저나 술국이 아니라 손만두떡국을 주문했는데 국물이 빨갛다. 혹시 잘못 나왔나 싶어 국물을 조금 먹었는데, 고기고명이 갖고 있는 양념이 풀어져서 때깔만 그럴 뿐 전혀 맵지 않다.
되려 슴슴한 이북식과 다르게 간이 세다. 물을 넣어서 짠맛을 조절할까 하다가, 맛이 변할까 봐 그냥 먹기로 했다. 만둣국에 후추는 필수인데, 이번에는 생략이다.
만두가 작으니 8개가 들어있다. 만두떡국인데 떡국떡은 계란지단보다 덜 들어있다는 거, 쉿~ 비밀이다. 아무리 봐도 국물이 적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당연히 고기만두인 줄 알았는데 김치만두이다. 하지만 이북식 만두답게 자극적이지 않고 슴슴하다. 한 입에 다 먹을 수 있지만, 뜨거워서 반으로 잘라서 먹어야 입천장을 보호할 수 있다. 만두피는 전체적으로 얇은 듯 하지만, 접힌 부분은 두께감이 느껴진다.
물에 빠진 고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다 보니, 고기 고명은 따로 건져서 만두용 간장을 더해 나만의 고기반찬을 만들었다. 청양고추로 육향을 가렸다는 거, 안 비밀이다.
옆테이블을 보니, 공깃밥을 주문하면서 국물을 리필했다. 아하~ 국물 추가가 가능한 줄 알았더라면 진작에 했을 텐데, 역시 첫 방문은 주변은 잘 살펴야 한다. 국물을 더 달라고 하면서 공깃밥(1,000원)도 주문했다.
고기 고명 양념으로 인해 어떤 육수인 줄 몰랐는데, 추가로 나온 국물을 먹으니 고기를 우러낸 육수다. 평양냉면의 육수처럼 진진만두도 맑은 고기 국물이다. 고명에 이어 만두 그리고 육수까지 가격이 사악한 이유를 알 듯싶다.
깔끔한데 진한 고기국물에는 후추 톡톡은 기본, 김치 반찬은 필수다. 만두가 많이 들어있다고 해도 작아서 포만감이 없었는데, 밥을 말고 김치를 올려서 먹으니, 잘 먹었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앙증맞은 만두가 쟁반 가득이다. 김장 시즌마다 만두를 만들어 본 사람으로서 저정도 크기로 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도 많이 든다. 그 정성에 박수를 보내며, 내년에 또 먹으러 간다.
2023.02.08 - 곤이 듬뿍 동태알탕 여의도동 부흥동태탕 (ft. 브로트아트 딸기크루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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