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의 미스터 프레지던트 | 아주 오래된 이야기인듯~
1년 정도가 지났을 뿐인데, 세상은 노래 가사처럼 싹 다 갈아엎어졌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많은 것이 달라지고, 이러한 현상을 모르지 않았는데 너무 버겁다. 1년이 지났다는 사실에 기뻐해야 하나? 4년이나 남았다는 사실에 슬퍼해야 하나? 포털에서 제공하는 뉴스는 진작에 끊었다. 대신 뉴스공장, 이이제이, 대안뉴스를 보면서 흔들리더라도 꺾이지 않으려 한다.
어제 끝난 드라마 구미호뎐 1938을 보면서, 그때 나는 어느 편이었을까? 산신이나 요괴였으면 싶지만, 인간이었을 거다. 앞잡이는 아니었을 테고, 그렇다고 독립운동을 하지도 않았을 거다. 하지만, 가만히 있지는 않았을 거다. 현재 블로거이듯, 1938년에도 글을 쓰는 일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는 반드시 독립을 할 거라는 희망을 알리는 글쟁이로 살았을 것 같다.
"1,823일 재임 기간 중 1,195개가 넘는 일정들이 있었다. 그것들을 다 헤아리기 어렸웠다. 그래서 아주 일부만 썼다." (본문 중에서)
지금까지 살면서 국경일 기념방송을 본방사수했던 적은 없었다. 그저 뉴스로 간략하게 접했지만, 그때는 본방을 놓치면 유튜브를 통해서라도 다시 봤다. 뻔하디 뻔한 기념방송이 아니라, 기대를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1년 동안 본방사수는 커녕 뉴스도 안본다. 다시 뻔하디 뻔한에서 부끄러움까지 추가된 기념방송이 됐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퇴근길에 광화문이나 광장시장에 가서 소주 한잔, 맥주 한잔, 하겠다는 것은 대선 공약이었다. 공약이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하고 싶어 하셨다. 청와대 5년간 가장 많이 고려했던 일정이 퇴근길 한잔이었고, 가장 많이 취소됐던 것도 퇴근길 한잔이었을 것이다." (중간 생략) 대통령이 광화문이나 광장시장에서 한잔을 하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일단 날짜 선택부터 쉽지 않았다. 대통령이 시장 어디 막걸릿집에 간다고 하면 대통령 방문으로 인해 다른 상인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경호 수칙에 따라 주방, 음식, 주변에 대한 검측이 실행되어야 하니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민폐를 아주 없앨 수는 없었다." (본문 중에서)
(주어없음), 달라도 참 많이 다르다. 대통령 시장 방문 한번에 드는 비용이 몇 천만원이라고 한다. 지방이라면 왕복 헬기에, 시장으로 이동할때 드는 차량 그리고 미리 사전 답사를 다녀오고 등등등... 간단해 보이는 시장방문에 엄청난 혈세가 들어간다.
"UAE 공식 방문 마지막 날. 대통령이 아크부대를 찾아 장병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나는 그냥 대통령이 아니라 공수 130기 특전사 출신 대통령입니다. 부대 편히 쉬어. 대통령 명령입니다.""(본문 중에서)
부대 열중 쉬어도 못하는데, 부대 편히 쉬어는 더더욱 못할 듯. 비교는 나쁘다 했는데, 안할 수 없게 만든다. 군대를 갈 수 없었던 수첩공주도 부대 편히 쉬어는 했다.
"일출봉함 뒤쪽으로 당시로서는 가장 큰 상륙함이었던 독도함에 일반 국민을 초청해 관함식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하고, 우리 독립운동의 역사가 담긴 데니 태극기도 게양하기로 했다. 수자기와 데니 태극기를 게양할 것이라는 계획과 보도가 행사 전에 알려졌다. 굳이 비밀로 할 일은 아니었다. 일본이 부담을 느끼고 한일 양측이 서로 양해해 욱일기를 내린다면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하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일본은 결국 관함식 불참을 통보했다."(본문 중에서)
아침햇살은 좋아하지만, 햇살무늬는 싫어요.
"그날 발해를 꿈꾸며가 흘러나올 때 남북 정상들이 그 노래를 들으며 한방향으로 걸어올 때, 그 노래가 없었으면 정말 어떻게 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자 그때까지 별말없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서태지가 말했다. "그 시설 서태지와 아이들이 왜 그 노래를 만들었는지, 어떻게 불리기를 바랐는지, 그리고 그 노래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랐는지, 그날 그 자리에서 다 보여준 것 같았어요. 노래를 만들었을 때의 감정과 그 쓰임이 너무나 잘 맞은 순간이었습니다. 고마웠어요."" (본문 중에서)
그날의 감동은 노래와 함께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한번 더~
"대통령 순방 일정이 변화무쌍하고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순방은 오랫동안 검증된 형식에 맞추어 진행된다. 출발 전에는 유동적이지만 일단 출발하고 나서 바뀌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방문국으로부터 초청을 받고 최종적으로 순방이 결정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된다. 통상 2, 3개월 전이다." (본문 중에서)
밀리의 서재에는 하이라이트라고 감동적이거나 기억하고 싶은 문장을 형광펜으로 표시하는 기능이 있다. 주로 감동에 표시를 했는데, 이번에는 어쩌다보니 의도치 않게 요런 부분만 골라서 표시를 했다. 의도하지 않았음을 한번 더 밝힌다.
제목 옆에 QR코드가 있어, 관련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제목만 봤을 뿐인데 울컥하기도 하고, 남북합동공연이나 G7 등 비하인드 스토리도 알게 되고, 언론과 야당은 잘하면 잘할 수록 비꼬고, 못하면 죽일 듯 달려 들었다. 이제 1년하고 조금 지났을 뿐인데, 아주 오래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립고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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