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Guardians of the Galaxy Volume 3) | 굳바이 가오갤 원년멤버
어벤져스 시리즈는 물론, 거기에 나오는 히어로의 개별 영화도 꼬박꼬박 챙겨봤는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이상하게 끌리지 않았다. 우선 확 끌리는 캐릭터가 없고, 이렇다 할 히어로도 없이 쩌리들이 나와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딱해 보였다. 캐릭터가 약해서 지구가 아닌 우주라는 무대로 볼거리를 만들었고, 80년대 음악으로 추억팔이를 하는구나 했다.
그런데, 어벤져스 시리즈 후 나온 마블 영화를 보면서 잘못 생각했음을 알게 됐다. 확 끌리는 캐릭터가 없다는 건, 그만큼 모든 캐릭터가 다 매력있다는 의미이며, 우주로 볼거리를 확장한 건, 어벤져스 시리즈 속 히어로처럼 원탑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80년대 음악은 지구에서 우주로 간(납치) 피터에게 꼭 필요한 설정이다. 왜냐하면, 혼혈이지만 그래도 지구인이니깐.
이 차이를 원년멤버가 마지막으로 나오는 3편을 보고 나서야 알았다. 그동안 어벤져스라는 장막에 가려져서 가오갤의 진면목을 놓친 나의 실수다.
지금까지 가오갤(가디언즈 오브 갤러시 넘 길어)은 어벤져스를 제대로 보기 위한 학습용이었다. 굳이 영화관까지 갈 필요가 없으니 OTT로 봤다. 아이어맨이나 캡틴아메리카처럼 원탑 캐릭터는 없지만, 타노스와의 연결고리 때문에 챙겨봤다. 그루트와 로켓은 끌리는 캐릭터이긴 하나, 귀염상이지 히어로는 아니다.
히어로 중의 히어로라 할 수 있는 아이언맨의 죽음은 마블을, 어벤져스를 그리고 히어로 무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한 명의 히어로가 사라지면 모든 게 끝이 난다. 하지만 가오갤은 다르다. 한 명의 히어로가 아닌 쩌리들이 모여서 영웅이 됐기 때문이다.
가오갤 1편은 각 캐릭터의 인물 소개였다면, 2편은 그나마 중심인물이라 할 수 있는 피터의 과거를 담았다. 그리고 1, 2편을 보면서, 로켓는 딱 봐도 지구에서 태어난 동물인데 어떻게 우주로 가서 말을 하는 천재 너구리가 됐을까?
가오갤 3편은 로켓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이끌어 간다. 자칭 신이라 불리는 빌런은 89p13를 불완전한 너구리에서 완벽한 로켓으로 만들어낸다. 하지만 자신보다 더 똑똑해진 로켓에게 질투를 느끼고 그의 뇌를 탐한다.
가오갤의 모든 이들은 동시대를 살고 있는데, 단 한 명 가모라는 과거에서 왔다. 어벤져스 인피니티워와 엔드게임을 본 사람이라면 아는 내용. 인피니티워에서 죽었지만, 엔드게임에서 다시 살아서가 아니라 과거에서 현재로 점프를 한다.
다시 돌아온 가모라는 피터가 자신을 사랑했던 사람인지 전혀 모른다. 피터 입장에서는 차라리 죽었으면 덜 슬프지 않을까 싶다. 죽었다 다시 살아온 가모라는 피터와 그의 친구들을 떠나서 다른 조직(?)의 크루로 살고 있다.
가오갤 2편에 뉴 페이스가 더듬이 외계인 맨티스라면, 3편에서는 황금빛깔 남자 아담 워록이다. 능력은 엄청난 보이는데 이상하게 쩌리 느낌이 강하다. 맨티스와 아담 워록의 공통점은 악당편에 있다가 가오갤 멤버가 된다는 거.
신이 없어서 자신이 나선 거라고 말한 빌런은 질투로 인해 파멸의 길을 걷게 된다. 정작 신이 아닌 쩌리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노아의 방주와 천지창조를 연출한다. 마블이 신화적 요소를 많이 차용했다지만, 이번은 너무 대놓고 보여준다.
아이언맨이나 캡틴아메리카는 주인공이 죽으면 끝이 나지만, 가오갤은 멤버를 교체해도 큰 지장은 없을 거다. 왜냐하면 외톨이들이 모여서 가족이 되는 거니깐. 그리고 주요 멤버가 CG로 만든 동식물이라서 인기가 있는 한 시리즈를 계속 될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불안 요소가 있다. 가오갤 1~3편을 연출한 제임스 건 감독이 마블에서 DC로 이적을 했다는 거다. 4편이 나온다는 소식은 아직 없지만, 쿠키영상을 보면 여기까지가 끝은 아닌 듯 싶다. DC스튜디오 회장이 된 제임스 건 감독,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감독따라 마블에서 DC로 갈까? 말까?
참, 가오갤에 있어 숨은 주인공은 음악이 아닐까 싶다. 오프닝에 라디오 헤드의 Creep이라니 이건 반칙이다. 150분의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음악에 취했고 영화에 흠뻑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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