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Air) | 신발은 그냥 신발일뿐 누가 신기 전까지는
올 초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인해 다시금 농구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다. 관심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프로농구로 이어져야 하는데, 농구대잔치 이후로 흥미를 잃어 버렸다. 관심의 흐름은 슬램덩크를 읽고 또 읽을 뿐이다. 슬램덩크를 시작으로 대학과 실업 농구에 빠졌고, 이는 드라마 마지막 승부로 이어졌다. 그리고 NBA를 알게 됐고, 마이클 조던이란 인물에 매료됐다.
운동 신경이 0이 아니라 마이너스이다 보니, 직접 뛰지 않는다. 하지만 스포츠에 대해 룰이나 지식은 빠삭하다. 왜냐하면, 만화책으로 다 배웠으니깐. 농구를 좋아하게 된 계가는 슬램덩크이지만, 해외농구에까지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시카고 불스의 마이클 조던이다. 영화 에어를 처음 접했을때, 누가 마이클 조던으로 나올까? 그가 주인공인 영화인데 그가 없는 영화일거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에어조던은 마이클 조던만을 위해 만든 농구화다. 벤 애플렛이 연출한 에어는 에어조던의 탄생 비하인드를 다룬 영화다. 당연히 주인공은 마이클 조던이어야 할텐데, 영화는 그를 나이키로 모셔온(?) 스카우터 소니 바카로(멧 데이면)와 그의 어머니 델로리스 조던(비올라 데이비스)이 주인공이다.
때는 1984년, 미국 농구화 시장의 점유율은 캔버스 54%, 아디다스 29% 그리고 나이키는 17%다. 지금과 달리, 나이키는 조깅화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했을 뿐, 농구화는 바닥을 기고 있었다. 농구를 한다는 스타는 죄다 캔버스와 아이다스에서 모델을 되려고 하니, 나이키는 5~20순위 사이에서 3명 정로 골라 한정된 예산으로 모델을 만든다.
나이키로 오겠다는 빅 스타도 없고, 고만고만한 인물로 모델을 하니 만년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여기서 우리의 주인공이 등장을 한다. 고교 농구 결승전에서 마이클 조던을 보고, 이 선수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마이클은 아디다스행으로 점 찍어 둔 상태.
우린 죽어도 마이클을 데려오지 못한다는 회사 관계자와 마이클의 에이전트도 불가능이라고 한다. 하지만, 소니는 규칙을 깨고 에이전트가 아닌 마이클의 어머님을 만난다. 나이키 신발은 싫다는 마이클을 설득해 달라고 어머니를 설득한다. 왜냐하면, 집안의 실질적인 권력자는 마이클도 아버지도 아닌 어머니이니깐.
실화영화는 어차피 결론이 정해져 있다. 어찌어찌해서 마이클은 나이키를 선택하게 됐다. 그를 위한 에어 조던은 공전의 히트를 치게 된다. 슬램덩크에서 강백호도 에어조던을 신는다. 그는 그게 얼마나 대단한 신발인지 모르지만...
나이키는 마이클에게 맞는 신발을 제작하고, 관련 예산을 올인하다. 그렇다고 넘어올 마이클 아니, 어머니가 아니다. 우선 캔버스와 아디다스를 다 가본 후, 마지막으로 나이키를 방문한다. 이때, 실제인지 허구인지 알 수 없지만, 소니 바카로는 진심이 담긴 연설을 하게 된다. 소니의 연설은 영화적 허구일지 몰라도, 연설을 할 때 등장하는 영상은 마이클 조던의 실제 모습이다.
누가봐도 명연설이었고, 당연히 넘어올 거라 생각했는데, 결과는 사뭇 다르다. 마이클 조던이 나이키를 선택하지만 연설때문이 아니라 에어조던의 판매 금액에서 일정 비율을 받는 러닝개런티를 때문이다. 나를 위한, 나만의 위한 신발을 만들어 준다는 조건만으로도 황송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역시 돈의 나라 미쿡은 다르다.
신발도 만들고, 계약금도 받고, 여기에 러닝개런티까지 규칙을 깨는 나이키는 파격 조건을 그대로 수용한다. 그리고 농구화 시장은 나이키가 우위를 점하고 캔버스까지 인수하게 된다. 살아있는 인물을 다룬 영화이기에 현실보다 미화된 부분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에어를 보면서 느낀 점은 규칙은 지켜야 하지만, 천재일우를 앞에 두고 있다면 규칙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에어조던은 출시 1년 만에 1억 26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나이키와 마이클 조던, 마이클 조던과 나이키, 소니 바카로가 없었다면 이 둘의 만남은 없었을 거고, 우리는 에어조던을 만나지 못했을 거다.
참, 아디디스가 독일 브랜드라는 거, 이번에 처음 알았다. 1980년대 나이키 신발을 주로 생산한 나라는 대한민국이다. 오프닝에 전격 Z작전 겁나 반가웠다. 저스트 두 잇은 어느 사형수가 한 말에서 만든 슬로건이다. 영화 초반 꾸벅꾸벅 졸면서 봤다는 거, 안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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