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신나는 출렁거림
보고 싶은 영화는 예고편을 보지 않고, 개봉 첫주를 놓치지 않으며, 기대는 절대 하지 않는다. 예고편을 보고 갔다가 실망을 했던 적이 너무 많았고, 첫주를 놓치면 스포일러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겁나 재밌는 영화도 기대를 하면 반감됐던 적이 많았다. 이번에는 첫주를 놓쳤기에, 스포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귀막고 눈감고 다녔다.
결론은 무지 잼나게 봤다. 나름 이런 느낌의 영화가 아닐까 예상을 하고 갔는데, 그 예상이 하나도 들어맞지 않았다. 그래서 더 잼나게 봤는지 모르겠다. 밀수라는 제목에서 당연히 남성이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김헤수와 염정아가 투톱으로 나올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단, 롤러코스트같은 줄거리라인을 잘 따라가지 않으면, 멀미가 날 수 있다는 거 안 비밀이다.
모가디슈 이휴 류승완 감독과 조인성의 두번째 만남이니, 당연히 영화 타자와 밀수왕차럼 조인성이 원톱일 줄 알았다. 김혜수는 타짜의 정마담처럼 같은 편이지만 결국 적이 되는 그런 캐릭터일 줄 알았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하고 10분이 지났는데 조인성이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한다고 하지만, 이건 아니다 싶었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얘상과 달리 흘러갔다. 조인성의 작업으로 김혜수와 염정아가 밀수품을 끌어올릴 줄 알았다. 그런데 그가 등장하지고 않았는데, 벌써 밀수품에 손을 대고 있다. 그리고 델마와 루이스처럼 의자매같던 조춘자와 엄진숙은 한순간에 원수가 된다. 바다에서 진행되는 스토리라서 그런 것일가? 스토리라인이 겁나 출렁거린다.
남성이 주인공인 한국영화가 많다보니, 밀수도 당연히 그럴 줄 알았다. 게다가 제목이 밀수이니, 더더욱 피비린내가 가득한 칼춤을 추는 영화일 줄 알았다. 그런데 포스터에 나오는 이름 순서를 간과했다. 밀수는 김혜수와 염정아가 투톱으로 나오는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다.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를 기다렸던 1인이라, 조인성의 짧은 분량은 아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몹시 기뻤다. 남성이 판치는 한국영화에서 밀수는 쉽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ott와 영화티켓 인상으로 한달에 한편 보기도 힘든 요즘,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골랐는데 옳은 선택을 했다.
장점인지 단점인지 살짝 애매하지만, 파도에 배가 출렁거리듯, 멀미가 너무 심하다. 의자매였다가, 원수가 됐다가, 미제 아줌마는 아니고 아가씨로 잘 나가다가, 담보땜에 목숨을 잃을 뻔 하다가, 한팀이 됐다가, 서로 물어 뜯는 사이가 됐다가, 다시 목숨을 구해주는 사이가 됐다가, 다시 의자매로 돌아왔다가, 아버지를 죽인 원수에게 복수를 하고, 결론은 해피엔딩.
감독이 류승완이니, 류승완식 액션이 생뚱맞게 등장을 한다. 아마도 남성 관객을 위한 서비스가 아닐까 싶은데, 최민식의 장도리 액션처럼 진정성은 살짝 떨어진다. 17대 1도 아닌 2인데, 물량공세(?)에 월남에서 돌아온 권상사도 힘든가 보다.
영화는 1970년대 중반쯤으로 나온다. 현재보다 밀수가 판을 치던 시대, 전복과 소라가 아닌 밀수품을 줍기 위해 해녀를 투입한다. 영화적 상상일 듯 한데, 실제로 이런 일이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군천이라는 가상의 도시는 느낌적인 느낌으로 군산같다. 사투리도 그렇고, 누군가가 서해가 어쩌고 저쩌고 하기 때문이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밝힐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 바다에 그런 생물은... 영화적 상상력이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설정이 과했다. 그리고 엽총에 총알이 몇개 들어가는지 매우 몹시 궁금하다.
밀수는 김혜수라는 배우가 있기에 가능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영화를 이끌어 가는 투톱이 김혜수와 조인성이 아니라, 김혜수와 염정아. 여기에 류승완 감독식 액션과 코믹 그리고 감초같은 존재(?)로 영화를 더 재미나게 만드는 OST까지 여름 대작 텐트폴 영화에서 밀수를 선택하길 잘했다.
역시 제목은 섹시하게 지어야 한다. 밀수 리뷰가 스토리홈에 메인 노출이라니, 참 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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