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동 힛더스팟 베이커리 에이트
기대를 하면 안되는 줄 알고 있으면서 또 기대를 했다. 이번에는 다르겠지 했는데, 역시는 역시다. 무화과 르뱅쿠키를 먹고, 전 르뱅쿠키 도장깨기를 해야지 다짐했는데, 레드벨벳과 흑임자에서 멈췄다. 왜냐하면 무화과를 이길 수 없으니깐. 가산동에 있는 힛더스팟 베이커리8이다.
다른 공간에 비해 빵 진열대가 작은 듯 싶지만, 여느 빵집이 그러하듯 종류는 겁나 많다. 두 번째 방문이니, 지난 번에 놓친 빵과 르뱅쿠키를 중심으로 카메라에 담았다. 늦은 오후에 오면 베이커리빵집도 겁나 한산하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왁자지껄보다는 고즈넉이 좋다.
누텔라를 제외하고 모든 르뱅쿠키가 다 있다. 무화과는 지난 번에 먹었으니, 다른 르뱅쿠키를 골라야 한다. 무엇을 먹을까? 혼자서는 도저히 무리다 싶어 직원에게 물어봤다.
베스트가 뭐냐고 물으니, 무화과라고 한다. 그럼 마시멜로우는 많이 달아요 하고 물어보니, 매우 그렇다고 한다. 마쉬멜로우는 제외를 하고, 레드벨벳과 흑임자를 쟁반에 올렸다.
타르트 아니고 치즈케이크다. 샤인머스켓부터 블루베리, 스트로벨리 초코, 뉴욕치즈 초코초코 등이다. 크기는 겁나 작은데, 가격은 퇴계 이황 선생이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듯, 케익은 입이 아닌 눈으로 먹어야 한다.
음료는 늘 그러하듯 얼음 동동 아이스 아메리카노(4,600원)다. 햄버거를 먹을때 제로콜라를 찾듯, 빵을 먹을때는 아아를 마셔야 한다. 그래야 내몸에 덜 죄송하다.
요즘 마시는 커피가 유독 쓴맛이 강한 이유는 이제야 찾았다. 얼음을 많이 먹기 위해 맹물을 조금만 넣어달라고 하는데, 이번에는 얼음을 더 달라고 말을 못했다.
생각보다 얼음이 조금이구나 하면서 커피를 마셨는데, 어라~ 적당히 쓰면서 부드럽다. 그리고 목넘김 직전에 고소함까지 느껴진다. 얼음 많이도 좋지만, 아메리카노에서 맹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나 높다는 거, 확실히 알았다.
원래 휘낭시에는 금괴 모양인데, 요건 이름표가 없었으면 도너츠인가 했을 거다. 휘낭시에의 시작은 증권맨들을 위한 선물이었는지 모르지만, 힛더스팟 베이커리8의 무화과휘낭시에(2,800원)는 원형 모양의 구움과자다. 조직감은 야무진 파우더 케익 같으며, 중간 중간 터지는 무화과 식감이 좋다.
작은 알갱이는 소금 아니고 설탕이다. 다른 르뱅쿠키에 비해 레드벨벳 크림치즈 르뱅쿠키(3,500원)는 꽤 오동통하다. 레드벨벳 케이크가 촉촉한 꾸덕함이라면, 이건 메마른 꾸덕함이다. 중앙에 있는 크림치즈는 좋은데, 레드벨벳은 쿠키보다는 케익에 한표다.
다른 빵집의 르뱅쿠키는 어떤지 모르지만, 힛더스팟 베이커리8의 르뱅쿠키는 바삭은 1도 없고 겁나 꾸덕하다. 흑임자 르뱅쿠키(3,500원)는 얇은 피에 소를 가득 넣은 만두같다. 겁나 꾸덕해서 중간에 커피 수혈을 해야 목넘김이 부드러워진다. 그나저나 이름과 달리 흑임자 맛은 별로 안난다.
우선 조금씩 맛만 봤다. 점심으로 순두부와 비지찌개를 많이 먹었기에, 빵은 휘낭시에만 다 해치우고 나머지는 1/3만 먹었다. 바삭한 쿠키가 아니라서 부스러기가 없을 줄 알았는데, 장난이 아니게 떨어진다.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서 먹었다는 거, 안 비밀이다.
르뱅쿠키는 무화과로 결정하고, 앙버터와 맘모스 그리고 명란 바게트 등 힛더스팟 베스트 7에 집중해야겠다. 당분간 빵을 끊어보려고 노력 중인데, 노력만 하고 끝날 듯 싶다. 요즘 빵에 완전 빠졌기 때문이다.
2023.04.12 - 고급진 무화과 파운드와 르뱅쿠키 가산동 힛더스팟 베이커리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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