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대구탕이 대접 한가득 도화동 서울큰입탕

도화동 서울큰입탕

자고로 찌개나 탕은 보글보글 끓이면서 먹어야 제맛이지만, 2인분을 먹어야 한다는 게 문제다. 물론 삼각지에 있는 원대구탕처럼 그렇지 않은 곳도 있지만, 대체로 묻고 더블로 간다. 위대한 인간이 아니라서 보글보글 전골이 아닌 대접으로 먹는다.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서울큰입탕이다.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서울큰입탕

지상파 3사에 iHQ, tvN에도 나왔구려~

골목 안에 있어 찾기 어려울 듯 싶지만, 대형 간판이 초입에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서울큰입탕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었고, 방문했던 적도 있다. 2시를 넘겨서 갔고, 솔드아웃이라는 말에 그냥 나왔던 적이 있다. 

이번에는 늦게 도착하지 않았지만, 혼밥이라 바쁜 점심시간을 피해 1시 언저리에 갔다. 저 안쪽으로 공간이 더 있지만, 앞쪽에 빈 테이블도 있고 때마침 구석진 자리가 생겨서 후다닥 앉았다. 방송에 나온 곳을 그닥 신뢰하지 않지만, 이집은 예전부터 알고 있던 곳이라서 괜찮다.

 

대구탕에 뽈찜, 전, 메밀전병, 고등어구이 등 반주를 아니할 수 없는 메뉴다. 생대구탕이나 대구전골을 1인분 주문할 수 있다면, 무조건 로이를 찾았을 거다. 하지만,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하다.

혼자서 2인분은 무리이기에, 큰입탕(대접)을 맑은탕으로 1인분(11,000원) 주문했다. 참, 큰입탕은 오후 2시까지만 주문이 가능하다. 아마도 점심특선 메뉴이지 않을까 싶다. 점심에는 밥과 함께 큰입탕을 먹고, 저녁에는 술과 함께 전골을 먹으라는 깊은 뜻...

 

도화동 서울큰입탕 맑은 큰입탕 등장이요~

마늘 가득 오징어젓갈과 칼칼한 겉절이

오징어젓갈은 따로 양념을 하는지 마늘도 꽤 들어있고 시판 느낌이 아니라서 좋다. 겉절이는 칼칼한 스타일이며, 김자반은 고소달달하다. 전체적으로 짜지 않고 맛깔스러우며, 단맛은 김자반에만 있다. 밥은 일반적인 공깃밥으로 고슬고슬과 진밥 그중간 어디쯤이다.

 

반찬 리필은 셀프

큰입탕이라 쓰고 맑은 대구탕이라 읽어요~

대접이라고 해서 집에 있는 국그릇을 생각했는데, 냉면그릇이 나왔다. 공깃밥과 비교샷을 보면, 대충 크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대구살도 꽤 들어 있고, 맑은탕답게 국물이 겁나 투명하다.

 

큰입탕답게 대구 살이 가득~

맑은탕이라서 혹시 모를 비린내가 있을까 했는데, 괜한 걱정을 했다. 일절 없으며, 국물이 짜지 않고 슴슴보다는 살짝 간이 되어 있다. 굳이 간장이나 소금을 추가할 필요는 없지만, 식초는 몇방울 떨어뜨리고 싶다. 식초를 넣으면 감칠맛이 확 살기 때문이다.

대구살은 뭉개지지 않고 탱탱한 탄력으로 인해 씹는 맛이 있다. 살도 많은데 그만큼 커다란 뼈도 많다는 거, 안 비밀이다. 참, 대접으로 나오는 큰입탕은 냉동 러시아산 대구를 사용하고, 생대구탕은 국내산 생대구를 사용한다.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계산할때 원산지표시판을 봤다. 

 

밥에 반찬 그리고 살은 대구삼합

반찬이 좋으니 하나씩 더해서 먹는다. 개인적으로 오징어보다는 낙지젓갈을 더 좋아하지만, 따로 판매를 하면 구입하고 싶을 정도로 맘에 들었다. 육고기를 먹을 때 비계로 불리는 껍질과 내장은 절대 먹지 아니 못 먹는다. 특유의 물컹과 냄새때문이다. 

하지만, 물고기는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환장을 한다. 물컹거려도 좋고, 비린내가 나도 좋다. (tmi... 이상한 편식을 갖게 된 데에는 잘못된 조기교육에 있다. 어렸을 때, 육고기의 껍질과 내장은 본인(아부지)이 다 드시고, 가장 맛있는 부위라면서 살코기만 먹게 했다. 물고기의 껍질과 내장은 독학(?)으로 배웠다.)

 

밥을 말고 싶었으나, 커다란 뼈로 인해 혹시 모를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까봐 요렇게 했다. 맑은 대구탕이라 국물이 진하다 할 수 없지만 투명함 속에 깊음이 있다. 해장도 아닌데 머리에서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테이블에 식초는 없지만, 대신 후추가 있다. 맑은탕으로 쪽 가고 싶지만, 변화도 나쁘지 않을 듯 싶어 5~6번 정도 톡톡했다. 순간 확 퍼지는 후추 향에 덩달아 기분까지 좋아진다. 

한가지 단점이라면, 큰입탕에는 내장이 들어있지 않다. 맑아서 좋은데, 내장 특유의 찐득함이 없어 서운하다. 역시 대구탕은 보글보글 전골이 정답인가 보다. 그래도 양이나 퀄리티 그리고 가격을 생각하면 꽤 훌륭하다.

 

2020.05.27 - 국물이 진국일세 서울미래유산 삼각지원대구탕

국물이 진국일세 서울미래유산 삼각지원대구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