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동 리153 (feat. 여의도 벚꽃)
한식, 양식, 일식 그리고 모두 다 있는 뷔페는 가봤지만, 중식뷔페는 처음이다. 중식은 가짓수가 많아서 뷔페에 적합할 수 있지만, 그 가짓수가 되려 독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멀리 했다기 보다니, 아는 곳이 없어서 못갔다. 요즈음 지상파보다는 유튜브의 도움을 많이 받는데, 윤호찌 채널에 여의도동에 있는 리153이 나왔고, 보자마자 옳다구나 했다.
마포역에서 여의도 순복음교회까지 버스로 한 정거장이다. 고물가 시대이니 한 정거장쯤은 걸어서 가야 하는데, 문제는 한강을 건너야 한다. 살짝 날이 좋아서 걸어서 가볼까나, 고민의 시간조차 가지지 않고 바로 버스를 탔다.
정류장에서 내려, 초원상가 방향으로 걸어오는데 벚꽃엔딩이 아니라 벚꽃만발이다. 올해는 이른 고온 현상으로 벚꽃이 2주가 일찍 개화를 했다고 한다. 여의도 벚꽃은 이따 만나기로 하고, 우선은 배고픔부터 해결해야 한다.
상가 정문 아니라 옆문으로 들어가서 지하로 내려가면, 작은 문이 하나 있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른편으로 리153이 있다. 사진은 사람이 빠졌을때 촬영을 한 것이고, 실제는 앉아 있는 사람에 서서 기다리는 사람까지 바글바글했다. 일부러 바쁜 점심시간을 피해서 왔는데, 대기에서 밥을 먹을때까지 30분 정도 기다렸다.
리153 영업시간은 11시부터 14시로, 단 3시간만 운영을 한다. 그런데 뷔페라서 식사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대기 시간을 말해줄 수 없으며, 100인분 한정 판매로 조기 마감이 될 수 있단다.1시쯤 도착을 했는데도, 나를 포함해서 몇 팀을 더 받고 마감을 했다.
볶음밥부터 야채샐러드, 유니짜장면, 짬뽕, 흰쌀밥은 고정이고, 나머지는 요일에 따라 다르다. 양장피를 좋아해서 일부러 목요일에 갔는데, 양장피를 먹었을까? 못 먹었을까? 잠시 후 공개합니다~
참, 목요일 메뉴는 탕수육, 버섯누룽지탕, 리153닭갈비, 양장피, 볶음밥, 야채 샐러드, 유니짜장면, 짬뽕, 쌀밥 그리고 단호박 크림수프가 나왔다.
안에 4인 테이블이 6개 정도 있고, 밖에 4개 정도 더 있다. 기다리면서 안에서 먹길 바랬는데, 뒤에 한팀을 더 먼저 보내고 안에서 먹었다.
접시는 인당 2개만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서, 접시 대신 사발을 사용했다. 단호박 크림수프 옆에 식빵이 있는데 어찌 안 올릴 수 있단 말인가~ 맛은 부드럽고 달달한데, 식빵이 없었으면 후루룩 마셨을 거다.
자고로 누룽지탕은 바삭하게 튀긴 누룽지에 양념을 더하면 빠사삭~ 소리를 낸다. 소리까지 맛있는 누룽지탕인데 뷔페라서 아쉽다. 바삭한 누룽지가 눅눅해져야 먹을 수 있기에, 다른 음식부터 먼저 먹으면서 기다림이라는 양념을 더 추가했다. 버섯과 죽순 사이로 버거처럼 누룽지를 넣고 먹는다. 재료를 큼직하게 한 유산슬이랄까? 누룽지의 고소함이 돋보이는 버섯누룽지탕이다.
리153닭갈비라고 해서 이 집의 히든 메뉴인가 했는데 아니다. 어쩌다 보니 마지막 손님이었는데, 나올때 보니 닭갈비만 가득 남아있었다. 원래 탕수육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운이 좋아서 갓튀긴 탕수육을 먹었는데, 더 많이 가져오지 못한 나를 두고두고 후회했다. 찹쌀탕수육으로 튀김옷이 살짝 과하지만 쫄깃하니 괜찮다.
사진을 찍을 때는 국물이 거의 없었는데, 탕수육처럼 짬뽕도 중간에 리필이 됐다. 게는 국물맛 담당이고, 해물은 오징어가 전부인 듯 싶다. 매운맛은 전혀 없고, 담백하다 싶을 정도로 국물이 깔끔하다.
메인 접시에서 봤지만, 면을 일부러 담아오지 않았다. 이유는 짬뽕에 볶음밥을 말아 먹기 위해서다. 일반 중국집에서 짬뽕밥을 주문하면서 흰쌀밥대신 볶음밥을 달라고 하면, 돈을 더 내라고 할 거다. 개인적으로 저 조합을 무지하고 싶었는데, 엄두가 나지 않아서 못했다.
그런데 러153에서는 가능하다. 왜냐하면 중식뷔페이니깐. 고슬고슬 볶음밥에 짬뽕은 먹어본 사람은 안다. 괴상한 조합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은근 아니 꽤 어울린다. 양장피에 대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채울 수 있었다.
상투적으로 짜장에 볶음밥은 누구나 아는 그 맛이고, 탕수육에 짜장은 나름 괜찮았다. 하지만, 볶음밥에 짬뽕은 재방문을 외칠 정도로 가장 맘에 들었다.
열심히 먹고 있는데, 레인보우 샐러드에 파인애플이 추가가 됐다. 이때를 놓치면, 탕수육처럼 못 먹을 수 있기에 서둘러 담아왔다. 샐러드라고 하기만, 파인애플에 자몽 그리고 방울토마토가 많아서 디저트로 해치웠다.
뷔페에 가면 한번으로 끝내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처음부터 많이 담아오기도 했고, 마감으로 인해 음식이 떨어져서 파인애플과 짬뽕 국물만 추가를 했다. 살짝 아쉬움이 있지만, 오픈런을 하지 않은 내탓이다. 대신 인당 1개라는 달달구리를 3개나 갖고 나왔다는 거, 진짜 비밀이다.
2023년 첫 벚꽃이다. 2주나 일찍 개화를 했다는데, 이러다 봄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여름이 올까 두렵다. 배불리 먹고 벚꽃을 만끽하고 있는 지금, 행복 만땅이다.
양장피는 화요일에도 나오는데, 고추잡채와 어향가지도 함께 나온다. 좋아하는 양장피를 다시 먹기 위해서는 목요일이 아니라 화요일에 도전을 해야겠다. 그때는 아침을 굶고 무조건 오픈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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