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동이라 쓰고 인사동이라 부르는 동네에서 운 좋은 발견 음식당
밥집, 빵집 그리고 카페도 검색없이 무턱대고 들어가지 않는다. 나의 미친 촉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많고 많은 카페 중에서 왜 하필 음식당일까? 아마도 크루아상을 먹어야 한다는 집착이 있지 않았나 싶다. 아이스크림을 더한 크루아상을 먹으러 관훈동에 있는 음식당으로 간다.
이번 박물관 나들이는 조계사에 있는 불교중앙박물관으로, 만월의 빛 정토의 빛 기획전을 보러 갔다. 전시관 내부가 너무 어두워서, ISO 1250까지 올려서 사진을 찍다가 조용히 카메라를 가방에 넣었다. 블로그에 올리기에는 내용이 너무 어렵다 여겼기 때문이다. 종교 관련 박물관은 처음인데, 분야가 분야라서 겁나 어렵다. 이럴때 필요한건 당충전이다.
조계사를 나와 인사동으로 넘어가기 위해 길을 건넜다. 딱히 가고 싶은 곳은 없었지만, 시원한 커피와 달달한 디저트는 지금 당장 필요했다. 이왕 인사동에 왔으니 전통찻집에 가서 시원한 오미자차나 마실까 하다가, 우연히 음식당을 찾았고 검색도 하지 않고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음식당은 음료와 간단한 식사 그리고 당을 충전할 수 있는 카페 & 스넥바라고 한다. 여유로운 공간에 음료와 식사, 디저트를 한번에 즐길 수 있다는데, 식사는 청국장을 먹어서 패스. 박물관 나들이에 실패했으니 달달한 디저트를 먹어야 한다.
메뉴판이 밖에 있으니 딱히 검색을 할 필요가 없다. 분식집인 듯 떡볶이와 그의 친구들 튀김이 있긴 하지만, 그 옆에 있는 베이커리 메뉴에 시선이 딱 꽂혔다. 요즘 대세 소금빵이 있지만, 첫줄을 차지하고 있는 크루아상이 눈에 확 들어왔다. 그냥 크루아상도 아니고 아이스크림 크루아상이기 때문이다.
여유로운 공간이라고 하더니, 정말 그렇다.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에서 달리기(?)를 해도 될만큼 겁나 널널하다. 들어갔을 때는 6인 테이블과 소파 테이블에 사람이 있었다. 손님은 별로 없는데, 자리가 없는 기현상이랄까? 앉고 싶은 자리에는 사람이 있어, 사진에 없는 창가석(2인 테이블)에 앉았다.
그리고 소금빵과 모카번, 피칸파이가 진열장에 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3,800원)와 함께 아이스크림 크루아상(5,500원)을 주문하니, 크루아상은 빵을 굽는 중이라 2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어차피 급한 일도 없기에, 괜찮다고 하면서 커피부터 먼저 달라고 했다.
1층에 테이블이 너무 없구나 했는데 지하에 또 공간이 있다. 화장실이 지하와 1층 중간에 있어, 카메라를 챙겨가서 담았다. 참, 박물관에 나오면서 iso를 조정해야 했는데, 그걸 까묵고 iso 1250으로 죄다 촬영을 했다. 그래서 사진이 과하게 쨍한 느낌이다.
먼저 나온 커피부터 들이킨다. 요즘 빵집을 자주 다녀서 그런가? 카페인에 약한 1인에서 이제는 커피를 즐기는 1인이 됐다. 물론 여전히 커피 = 쓴맛이지만, 살짝 적응이 됐다고 쓴맛 사이로 고소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늘 그러하듯, 커피맛 나는 맹물을 더 좋아한다.
아이스크림 크루아상은 말 그대로, 크루아상에 아이스크림을 올린 거다. 좀 더 있어 보이기 위해 시나몬가루를 더한 듯 싶다. 원래 시나몬 가루를 과하게 주는지 모르겠지만, 바닐라아이스크림이 초코아이스크림처럼 보인다.
빵과 아이스크림을 같이 먹어본 적이 없어, 이걸 어떻게 먹어야 하나 고민 아닌 고민을 했다. 우선 아이스크림이 녹으면 안되기에 칼질을 하는데, 바삭한 크루아상에서 부스러기가 엄청 떨어진다.
어색함도 잠시, 이내 적응이 됐다. 한입 크기로 썰어서 사진부터 찍고 먹는다. 크루아상+생크림 조합은 익히 알고 있는데, 크루아상+아이스크림도 꽤 괜찮다. 여기서 신의 한수는 시나몬 가루다. 왜냐하면 시나몬 향기가 기가 막히게 좋으니깐.
아이스크림으로 인해 크루아상의 버터 풍미는 사라졌지만, 아이스크림이 주는 부드러움이 이를 상쇄시켜 준다. 녹을까봐 급하게 칼질을 했는데, 살짝 녹은 다음에 칼질을 하니 부스러기가 덜 나온다. 요즘 약과에 아이스크림을 더해서 먹는다고 하던데, 생크림만큼 아이스크림도 천하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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