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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이러면 안됩니다~ 흥청망청 싫어욧!

우리 집 욕실이 아닌 수영장이나 사우나에서 샤워를 할때 물을 과하게 쓰는 경향이 있었다. 돈을 내고 입장을 했고, 수도세를 내가 내는 게 아니니 맘껏 써도 된다고 생각을 했다. 그랬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우리 집, 남의 집 따지지 않고 아끼려고 노력한다. 

자린고비는 아닐지라도, 흥청망청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물을 마실 때마다 종이컵을 새로 쓰고, 물을 틀어놓고 양치질을 하고, 종이타월을 빼면서 손을 닦는 행위는 과하다 못해 흥청망청이다. 내돈내산이거나, 본인의 집이라면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위너다.

 

서서울호수공원에 있는 소리분수는 비행기 소음에 반응해요~

소설 불편한 편의점에 독고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노숙자이지만, 편의점 사장을 만나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 인물로 나온다.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 중 이런 내용이 있다. 지하철에서 큰 목소리로 통화를 하는 남자가 있다. 남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다 일그러져 있지만, 누구 하나 그만두라고 말하는 이가 없다. 

그때 독고가 나서서, 힘이 아닌 대화로 그를 제압한다. 즉, 망신을 준다. 여기서 나의 위치는 남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 중 하나로, 직접 나서서 제재를 할 용기도 없고, 독고와 같은 사람이 나타나길 바랄 거다. 그때 풀지 못한 한(?)을 여기에 담았다. 

 

수돗물 흥청망청

떴다떴다 비행기!

우선 나의 양치질 습관은 이렇다. 양치 전용 컵에 냉수와 온수를 적당히 담는다. 고체치약으로 양치질을 하고 가글은 담아온 물을 사용한다. 양치질이 끝난 후 칫솔을 세척할때가 돼서야 수돗물을 튼다. 모든 이가 나와 같지는 않을 거다. 그런데 이를 닦고 물로 입 안을 가시는 행동을 할때, 물을 틀어놓고? 컵에 받아서? 

건물에 여러 회사가 있다 보니, 모르는 사람과 양치질을 할 때가 있다. 나와 달리 그녀는 치약과 칫솔만 있을 뿐 컵이 없다. 양치 전용컵이 과하다고 생각하지만, 손바닥에 물을 받아서 가글을 하면 마치 세수를 하는 듯 입 주변이 엉망이 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컵을 사용한다.

 

컵이 없는 그녀는 보면서 가글을 잘하는구나 했다. 둘 다 양치질을 끝내고, 입 안을 헹굴 시간이 왔다. 미리 담아온 물로 가글을 하는 나와 달리, 그녀는 수돗물을 튼다. 그리고 손바닥에 물을 담아서 입 안을 헹군다. 그리고 곧이어 2차 칫솔질을 시작한다.

그때였다. 당연히 수돗물을 잠그고 양치질을 하는 줄 알았는데, 물소리가 계속 들린다. 2차 칫솔질이 끝나고 입 안을 다 헹굴때까지 수돗물은 계속 흐르고 있다. 컵이 없으니 헹굴 때는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양치질을 할 때는 물을 잠글 수 있었을텐데 그녀는 그냥 냅둔다.

이때 독고였다면, 아무 말없이 수도꼭지를 잠그고, 빤히 쳐다봤을 거다. 하지만 나는 '저 아까운 수돗물을...' 속으로만 말할 뿐,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종이컵 흥청망청

시원하게 뿜어내는 물줄기~

이번 에피소드는 공유 오피스에서 잠시 생활을 하던 시절에 겪은 일이다. 그녀의 루틴이랄까? 출근을 하면 어김없이 커피머신이 있는 공간을 찾는다. 그녀 손에는 500ml 정도 되는 종이컵이 들려있다. 그 종이컵은 테이블에 올려놓고, 공유오피스에서 제공하는 종이컵으로 커피를 내린다. 커피머신이 작은 종이컵만 되는 줄 알았는데, 노즐을 조절하면 대형 텀블러도 가능하다.

작은 종이컵에 받은 커피를 그녀는 들고 온 종이컵에 다시 담는다. 그리고 공유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낸다. 이와 동시에 또다른 종이컵을 꺼내든다. 우유를 새로운 종이컵에 붓고, 커피가 들어 있는 종이컵에 다시 붓는다. 아무래도 카페라떼를 마시고 싶었나 보다. 

카페라떼 한잔을 만들기 위해 종이컵을 2개나 사용해야 했을까? 커피에 하나, 우유에 하나, 종이컵은 고작 한번만 쓰이고 컵전용 수거함에 들어갔다. 그녀의 루틴은 공유사무실을 떠나는 날까지 계속됐다. 

 

종이컵의 윗부분은 다른 부분에 비해 두텁고 튼튼하다. 이 부분이 풀리고 흐뜨러질 때까지 버리지 않고 사용하는 사람(울 어무이)도 있다. 그때는 그게 무지 싫었는데, 흥청망청보다는 올바른 행동임을 이제는 안다. 카페라떼 그녀만큼 더한 그가 나타났다. 물 한 잔에 종이컵 한 개다. 

커피믹스를 종이컵으로 마셔야 좋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안에 코팅이 되어 있어 뜨거운 물에 좋지 않은 무언가가 나온다는 것을 알기 전까지. 지금은 사무실에서 텀블러를 사용하고, 커피전문점에서는 머그잔이나 유리컵에 담아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텀블러가 없을때는 테이크아웃을 하지 않는다. 커피를 즐겨마시지 않아서 유리한 점도 있지만,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나의 노력이다.

 

핸드타월 흥청망청

미루나무예요~

환경을 위해 종이타월대신 핸드 드라이어가 있는 화장실도 있지만, 여전히 핸드타월이 있는 곳도 있다. 한장에 5원이었던가? 공공시설 화장실은 아껴 써달라는 문구가 있다. 스마트폰에 묻어있는 지문을 닦기 위해서 손수건을 항상 들고 다닌다. 액정 화면용 손수건이지만, 핸드타월이 없을때는 손을 닦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핸드 드라이어는 소음이 싫고, 전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용하지 않는다.

 

핸드타월이 있는 곳은 손수건이 있어도 꺼내지 않는다. 아껴 써달라는 문구를 발견하면 손을 여러번 털고 나서 한장으로 손을 닦지만, 대체로 2장을 사용한다. 하지만 그녀는 무슨 상황극을 하는 줄 알았다. 손을 닦는다. 털 생각은 하지 않고 바로 핸드타월이 있는 곳으로 간다.

그리고 한장, 두장, 세장, 네장, 다섯장을 넘어 계속 뽑는다. 오른손으로 한번, 왼손으로 한번 그렇게 왔다갔다 하면서 동작을 멈추지 않는다. 핸드타월이 양손 한가득 쌓였을 때 동작을 멈춘다. 이제 손을 닦는 건가 했다. 그런데 핸드타월을 뽑는 동작을 반복하면서 저절로 손이 닦였나 보다. 손등에 남아있는 물기만 닦은 후 페이퍼타월을 버린다. 와우~ 뭐라 할 말이 없다.

 

버스 안에서 우산은 접어야 해요~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으면 우산을 챙기게 된다. 아직은 비가 오지 않으니, 우산은 다소곳이 접혀있다. 하지만 비가 오면, 사람들은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 형태로 버스를 타게 된다. 이는 지극히 당연하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 행동이다. 빗방울이 묻어있는 우산을 오른쪽 형태로 그대로 둘 것인가? 아니면 손에 빗물이 묻더라도 왼쪽 형태로 해야 할 것인가? 퀴즈를 낸다면, 많은 사람들이 왼쪽이요라고 대답을 할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현실은 퀴즈 정답과 다르다.

 

폭우에 태풍 등 추석 전까지 많은 비가 내렸다. 뜻하지 않게 관찰을 많이 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우산을 접지만, 그렇지 않는 사람들도 은근 많았다. 여유로운 버스라면 그나마 괜찮다 싶어도, 만원 버스는 백퍼 상대방에게 피해를 준다. 본인은 빗물에 옷이 젖을까봐, 우산과 거리두기를 한다. 그럼 옆에 있는 사람은 옷이 젖어도 된다는 건가? "나만 아니면 돼"라는 심보로 느껴진다.

 

꼰대는 싫지만, 독고처럼 할 말은 하고 사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라 다시 태어나지 않는 한어려울 거다. 속으로 담으면 화병이 될 수 있으니, 이렇게라도 풀어야 한다. 앞으로도 이러면 안됩니다는 시리즈로 계속 된다. 

2022.07.28 - 여기서 이러면 안됩니다~ 버스 안에서 전화통화

2015.11.25 -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 교차로 얌체 운전자!!

2015.07.22 -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2014.11.07 - 잠시만 참아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뿌잉뿌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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