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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 근데 은근 궁긍해!

호기심이 왕성한 사람은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궁금증이 생겼다. 하나는 우연히 답을 찾았고, 하나는 궁금증이라기 보다는 이랬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며, 하나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다.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정보나 가르침은 아닌데, 그냥 궁금하다.

 

자동차와 관련이 많은 첫번째 궁금증!

자동차 번호 앞자리가 2자리에서 3자리로 바뀐다는 기사를 보면서 이런 궁금증이 들었다. 번호를 계속 만들어야 할만큼 차를 구입하는 사람이 많은가? 이렇게 시작한 궁금증은, 전화번호처럼 기존에 쓰던 번호를 재활용하면 되는데, 뭐하러 외우기도 힘들게 3자리 번호를 만들지? 이렇게 확대가 됐다.

 

내돈내산으로 자동차를 샀다면 바로 알 수 있었을 텐데, 파돈파산(여기서 파는 아부지)이라서 궁금증으로 갖고 있었다. 그러다 작년 가을에 지인을 통해 답을 알게 됐다.

"자동차 번호는 주민번호와 똑같아." 아하~ 그렇구나. 나름 답을 찾고자 이렇게 저렇게 많은 생각을 했는데, 막상 답을 알고나니 시원함보다는 허탈함이 먼저다. 

 

막걸리가 아니라 아이폰이 주인공이야~

작년에 휴대폰 번호를 변경했다. 10년 이상 쓰던 번호지만, 각개 전투처럼 번호가 제각각이라서 통일감이 없었다. 내 번호인데도 번호를 만들고 나서 외우는데 며칠이 걸렸다. 지금이야 툭치면 바로 나오지만, 초창기에는 메모장에 번호를 입력해 놓기도 했다.

다른 일로 통신사 홈페지이를 돌아다니다, 아주 우연히 번호 변경 페이지를 들어가게 됐다. 이때만 해도 번호변경을 하려면, 꽤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번호가 맘에 안들어도 참고 살았는데, 왜 참았나 싶다. 이름 변경은 법원에 가야 하는데, 휴대전화 번호는 온라인에서 겁나 편하게 바꿀 수가 있다. 3개월마다 바꿀 수 있을 정도로, 변호 변경은 누워서 떡먹기 보다 쉽다.

 

문제는 어떤 번호를 해야 하나? 국번을 정하고, 나머지 4자리 번호를 찾고 찾고 또 찾아서 나름 통일감 있는 번호를 찾아냈다. 바로 번호변경을 신청했고, 얼마있지 않아 번호가 변경됐다. 그리고 기존 번호로 오는 문자나 연락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6개월 혹은 1년 단위 중 6개월로 신청을 했다. 

그렇게 번호 변경은 끝이 났다. 이 다음에 있을 엄청난 문제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그저 좋아만 했다. 번호를 바꿨으니, 우선 친한 분들에게 문자로 바뀐 번호를 알려준다. 그리고 카드사나 메일,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회원가입을 한 사이트를 일일이 찾아서 번호를 변경했다. 예전에는 한번에 번호를 변경해주는 사이트가 있었다던데, 요즈음 개인 인증땜에 하나씩 찾아 들어가야 한다.

 

번호 변경이 식은죽 먹기라면, 변경된 번호로 다시 설정하는 건 덜 식은죽 먹기다. 그런데 더운 죽을 넘어 갓만든 무지 뜨거운 죽 먹기가 남아 있다는 걸 몰랐다. 자동차 번호와 달리 휴대전화 번호는 새로운 번호가 아닌 누군가가 쓰던 번호를 다시 사용한다. 

번호의 주인은 바꿨지만, 번호가 남긴 흔적은 옛주인의 발자취다. 흔적은 주인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모르고 계속 소식을 전한다. 그러다 보니, 옛주인의 성향을 조금씩 알게 된다. 지난 지방선거때 02가 아닌 054를 쓰는 곳에서 전화와 문자가 날라오고, 심지어 여론조사도 054다.

그나마 선거는 일시적 현상이라서 웃고 넘길 수가 있는데, 일년이 지난 지금도 지치지 않고 꾸준히 오는 문자가 있다. 관련 문자가 올때마다 발신제한에 스팸처리도 꾸준히 했는데도, 라쿠카라차인 듯 죽어도 죽어도 죽지 않는다. 그건 바로 주식문자와 대출전화다. 좋은 정보를 주겠다는 곳이 어찌나 많은지, 주식을 예전에 끊었으니 다행이지 혹하고 넘어갈 뻔했다.

 

그래서 또 생각을 했다. 국회의원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만약 법률안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휴대전화 번호 리셋법'을 만들고 싶다. 번호 변경 후, 기존 번호를 다른 사람이 바로 쓸 수 있도록 하지 말고, 유예기간을 준다. 기간이 끝나고 번호 변경 시장에 나올때, 전에 사용하던 주인의 흔적을 모두 싹 지워주는 거다. 혹시 흔적을 남겨둬야 하는 법적인 이유가 있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누가 좀 만들어주세요~

 

자동차 매장에 자동차 넣기~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고 싶다면, 우선 냉장고 문을 연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은 다음, 냉장고 문을 닫는다. 참~ 쉽죠잉! 논리적으로 따지면 코끼리를 넣을 수 있는 정도의 냉장고만 있으면 된다. 냉장고가 문제이긴 하나, 방법은 정말 간단하다.

그런데 자동차 매장에 자동차는 어떻게 넣을까? 매장 문을 열고 자동차를 넣고 매장 문을 닫는다? 방법은 맞겠지만, 어떻게가 문제다. 어떻게 넣느냐? 그게 바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정보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매우 몹시 궁금하다.

 

그래서 나름 과학적으로 논리적으로 생각을 해봤다. 문을 열고 자동차가 아닌 부품을 넣은 후 조립을 한다. 크기는 기존 차와 동일하지만, 시승을 할 수 없는 모형이다. 명색이 자동차 매장인데 모형은 좀 아닌 듯 싶어, 이번에는 생각에 관찰까지 했다. 대부분의 자동차 매장은 통유리로 되어 있다. 문을 열어서는 자동차를 넣을 수 없으니, 문이 아닌 유리 전체를 떼어낸다. 그렇게 하면 자동차가 들어갈 자리는 충분히 생간다.

 

자동차를 넣기 위해 문을 열었으니, 자동차를 집어 넣으면 된다. 사람이 직접 운전을 해서? 아니면 지게차를 사용해서? 사진처럼 턱이 높은 곳이나 2층일 경우 운전은 힘들테니 지게차, 아니면 뽑기 인형처럼 크레인으로 들어서 집어 넣어야 하나? 

진짜 쓸데없는 궁금증인데, 개인적으로 매우 몹시 궁금하다. 호기심 천국이나 스펀지(언제적 프로그램?)가 있다면 사연을 보냈을 텐데, 유튜브에서 검색을 해볼까? 왠지 누군가 영상을 올렸을 수도... (몇 분 후~) 유튜브에서 자동차 매장으로 검색을 하니, 나의 궁금증을 해결해줄 영상이 바로 보인다. 이거 볼까? 말까? 몇년 동안 궁금했던 질문인데 너무 싱겁게 답을 찾으면 안되니, 안볼란다. 매우 몹시 궁금하지만, 답을 알아도 몰라도 사는데 큰 지장은 없으니깐.

 

뜻하지 않게 궁금증이 풀렸다. 유리문을 열고, 차를 운전해 밖으로 나온다. 이렇게 쉬운 걸, 왜그리도 궁금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자동차 영업소에 2층에도 있던데, 거기는 어떻게 차를 옮길까나?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이지만, 여전히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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