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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보러 가야하는데 넘 더워~(사진은 내용과 관계없음!)

MZ세대는 연락처(?)를 이렇게 주고 받는다!

목욕탕 거울을 보며 배에 힘주면 아저씨, 가슴에 힘주면 오빠! 덥다고 바지 걷으면 아저씨, 윗단추 풀면 오빠! 노래방에서 책을 앞에서 부터 찾으면 아저씨, 뒤에서 부터 찾으면 오빠! 핸드폰을 허리에 차면 아저씨, 주머니에 넣으면 오빠! 

목욕탕에서 수건을 머리에 감으면 아줌마, 몸에 감으면 언니! 미용실에서 무조건 오래가게는 아줌마, 무조건 예쁘게는 언니! 버스카드를 가방으로 찍으면 아줌마, 카드 혹은 지갑으로 찍으면 언니! 약속장소에서 큰 소리로 형님을 외치면 아줌마, 조용히 손들거나 여기라고 작게 외치면 언니!

한때(라떼 혹은 나 어릴적) 무슨 세대의 중심으로 살았지만 지금은 아줌마 세대지만 언니처럼 보이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한다. 나름 세대차이를 느끼지 않으려고 무지 애를 쓰고 있는데, 얼마 전 나이를 먹었음을~ 꼰대는 아닌데 그 세대가 됐음을 알게 됐다.

 

ⓒ픽사베이

회사를 다니면,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으레 명함을 주고 받는다. 이름이 뭐냐? 전화번호가 뭐냐? 등 호구조사를 하지 않아도, 명함 하나에 이름과 연락처, 이메일 그리고 사회적 지위가 자세히 나와 있기 때문이다. 명함을 주고 받는 건, 세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얼마 전, 아주 놀라운 일을 경험했다.

 

어떤 모임에 나갔는데, 의도하지 않게 MZ세대와 한지리에 앉게 됐다. 

여기서 잠깐, MZ세대(요즈음 민지세대로 불림)란? 1980년대부터 2004년생까지를 일컫는 밀레니얼(M) 세대와 1995년부터 2004년 출생자를 뜻하는 Z세대를 합쳐 일컫는 말이라고 에듀윌 시사 상식에 나와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MZ세대는 2019년 기준 약 1700만 명으로 국내 인구의 34%를 차지한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트렌드에 민감해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한다. 특히 SNS 활용에 능숙하다.

↑ 미리 알고 있었더라면, 놀라거나 세대차이를 느끼지 않았을텐데...

 

가볍게 인사를 하고, "내 이름은 000에요"까지는 별반차이가 없다. 회사원이 아니라 대학생이니 명함이 없다는 거 인정. 그렇다면 서로의 연락처(여기서는 휴대폰 번호를 말함)를 물어봐야 한다. 당연히 종이와 펜은 아니고, 상대방이 전화번호를 부르면 본인이 스마트폰에 입력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줘서 바로 입력해 달라고 부탁을 해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연락처를 주고 받았기에, MZ세대도 당연히 그러하겠지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연락처를 물어봤고, 본인이 하거나 스마트폰을 상대방에서 줘서 직접 입력하라는 방식은 똑같은데, 연락처가 다르다. 연락처의 사전적 의미는 연락을 하기 위해 정하여 둔 곳이다. 전화번호라고 나와있지 않지만, 대체로 연락처 = 전화번호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인 줄 알았는데, MZ세대에게 연락처는 전화번호가 아니다.

 

"인스타 아이디가 뭐에요. 팔로워 해주세요."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를 물어볼 줄 알았는데, 인스타 아이디를 물어보고, 팔로워를 부탁한다. 아이디가 복잡할 경우에는 직접 입력해 달라고 하고, 그 자리에서 맞팔을 하고 바로 확인까지 한다. 그들에게는 별 거 아닌 당연한 일인 듯 싶지만, 그걸 바라보는 있는 나는 문화충격을 받았다.

 

그래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중요하니 아이디를 물어볼 수 있다고 치자, 맞팔을 했으니 다음은 전화번호를 주고 받겠지 했다. 그런데 그게 끝이다. 오래 갈 모임도 아니라서 전화번호까지 알 필요가 없다는 건가? 혼자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MZ세대에게는 전화번호보다는 인스타 팔로워가 먼저구나 했다.

 

그냥 그렇구나 하면서 끝을 내야 했는데,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대놓고 물어봤다. "전화번호는 왜 안 물어봐요?"

"DM으로 연락해요."

전화번호도 아니고, 문자도 아니고, 카톡도 아니고 MZ세대의 연락 방법은 인스타그램 DM이다. SNS 활용에 능숙한 그들이니 통화보다는 DM이 더 편할 거다. 

 

지금은 대학생이라 그럴 수 있지만, 회사원이 되면 달라질까? 명함을 주고 받는 건 똑같은데, 명함 내용에 바뀌지 않을까 싶다. 이름, 연락처(전화번호), 이메일, 회사 주소와 전화번호는 기존과 동일하지만, 연락처에 인스타 아이디가 추가되지 않을까? 

세대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앞으로 전화번호가 아니라 인스타 아이디를 물어봐야겠다. 꼰대 세대이지만, 꼰대로 살기는 싫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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