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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생각이 다를때~ (교환과 환불은 엄연히 달라)

뇌는 분명히 이 단어로 말을 하라고 했는데, 입은 제멋대로 다른 단어로 말을 한다. 말을 뱉고 난 후, 재빨리 수정을 해야 하는데, 그저 가만히 있는다. 제대로 말을 했으니, 수정할 필요가 없으니깐. 그렇게 한동안 상대방을 당혹시켰다. 왜? 왜? 왜? 교환과 환불이 같다고 생각을 했는지, 멘붕에 빠지면 생각했던 말이 다르게 나오나 보다.

 

먼저, 위 사진은 본 내용과 전혀 상관이 없음을 밝혀둔다. 서서울호수공원에 갔을때, 비행기와 소리분수의 콜라보를 위해 연사로 사진을 담았다. 그래서 사진은 꽤나 많다. 몇십장을 찍었는데, 고작 2장만 포스팅을 하고 나니 아쉬움에 여기에 투척.

 

살다보면 멘붕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말실수로 이어지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운수 좋은 날도 아니고, 가는 날이 장날도 아니고, 암튼 시작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데, 전화가 왔고 통화를 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테이블을 정리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까지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다. 요즘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텀블러를 들고 다닌다. 300~500원으로 가격 할인도 해주니, 될 수 있으면 텀블러를 들고 다니려고 노력한다. 

 

아찔했던 상황 재연~

텀블러와 어른폰을 동시에 가방을 넣기 위해, 양손에 하나씩 잡으려고 했다. 이때 좀 더 주의를 했다면 앞으로의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손에 힘이 풀렸는지 제대로 잡지 못했다. 나란히 놓여있던 텀블러와 어른폰은 작은 실수로 인해 위치가 달라졌다. 밑에는 어른폰, 그 위에는 텀블러. 

 

낙차도 크지 않았고, 깨지는 듯한 소리도 없었기에, 다시 잡아서 가방에 넣었다. 이때 스치고 지나가는 싸한 느낌? 손가락에 미세한 가루가 만져졌다. 혹시하면서 어른폰을 확인하는데, 어라~ 텀블러가 놓여있던 자리에 액정이 깨졌다. 산산조각은 아니고, 금이 간 정도인데 가루가 만져진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텀블러가 꽤나 단단하다 싶었는데, 이런 사고를 치다니....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나의 실수다. 모서리 부분이라면 그나마 괜찮은데, 가운데 부분이라서 당장 교체를 해야 한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근처에 교보문고가 있다. 서둘러 갔고, 액정필름을 골랐다. 지문방지 필름을 원했는데, 없다고 해서 일반 강화유리필름으로 했다. 직원 왈, 블랙과 화이트가 중 당신의 선택은?

 

화이트는 그냥 투명이고, 블랙은 소리가 나는 윗부분과 버튼이 있는 아랫부분이 검은색으로 되어 있다. 샘플을 보니, 블랙은 촌스러워서 화이트로 선택, 계산 끝내고 다시 매장으로 왔다. 필름 교체를 해야 하니깐. 직원이 기존에 있던 필름을 제거하는데, 어라~ 원래 부착되어 있던 필름이 블랙이다. 지문필름만 확인하고 블랙인지 화이트인지 모르고 샀었나 보다. 

 

샘플은 분명 촌스러웠는데, 내 어른폰에는 꽤나 잘 어울린다. 이제야 본론 시작!
나: "원래 있던 필름이 블랙이네요. 그럼 이번에도 블랙으로 하고 싶어요. 혹시 환불이 되나요?" 

미소를 짓던 직원의 표정은 순간 어두워졌다. 그리고 환불이요라고 되물어 봤고, "네, 환불이요."라고 다시 또박또박 말했다. 더 웃긴 건, "포장을 뜯지 않았으니 환불이 가능하잖아요."라고 강조까지 했다. 황당한 표정이 역력한 직원은 가능하다면서 영수증을 가지고 다시 계산대로......

이때서야, 지금까지 헛소리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 상황에 맞는 단어는 교환인데, 왜 환불이라고 했을까? 바로 수정을 했고, 그제야 직원의 표정은 다시 온화해졌다. 화이트에서 블랙으로 교환을 했고, 액정은 다시 말끔해졌다. 방금 전에 어이없게 액정이 깨졌고, 그러다 보니 멘붕이 왔고, 머리와 달리 말이 잘못 나왔다고 넋두리를 해댔다. 환불을 하고 싶은 맘은 절대 없었음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렇게 말실수를 하는 사람이 아는데, 이날은 왜 그랬는지 지금도 모르겠다. 


이번에는 속마음이 겉으로 나왔을 때다. 사진을 찍을때 초상권으로 인해 뒤통수도 모자이트를 한다. 그러다 보니 될 수 있으면 사람이 없을때 사진을 찍으려고 한다. 코엑스 혹은 박물관이었나? 공원은 아니고 실내였다. 입구를 찍으려는데 딱 한사람이 앞에서 알짱거린다. 비켜주면 좋을텐데, 계속 걸리적거린다. 사실 입구는 이따가 찍어도 되는데, 잠시만 잠시만 하다가 10분은 아니고 5분이 흘렸다.

 

'사진 찍는 거 안보이나? 그만 좀 알짱대지!' 쌍따옴표가 아니라 홀따옴표여야 했다. 그런데 현실은 "사진 찍는 거 안보이나? 그만 좀 알짱대지!" 속으로 한 말이 귀로도 들리는구나 했다. 그런데 속말이 아니라 진짜로 말을 했다. 말과 동시에 본인(그때 주위에는 한사람 밖에 없었음)이라고 생각한 그(녀)는 나를 째려봤고, "알짱거려?"라고 되받아쳤다. 그 뒤로 뭐라 뭐라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시선은 카메라에 고정한 채 아무 일 없다는 듯 사진만 찍었다. 

이 일을 통해, 내 인내심이 그리 오래 가지 못하고, 속말이 겉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런 일이 있고 난 후부터 조심을 한다. 기다리다가 아니다 싶으면 위치를 옮겨서 찍거나, 나중에 다시 찍는다. 

 

한마디 말로 천냥 빚을 갚을 수 없지만, 사고는 치지 말아야한다. 말은 한번 내뱉으면 다시 담을 수 없으니깐. 그리고 교환의 사전적 의미는 물건과 물건, 사람과 사람 따위를 서로 바꿈이며, 환불은 요금 따위를 지불한 사람에게 되돌려 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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