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해시 묵호항
작은 어촌마을답게 역에서 숙소로, 숙소에서 묵호항으로 걸어서 이동이 가능하다. 바다를 품고 있는 묵호항 주변에는 수산시장도 있고, 공원도 있다.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한 곳에 모여 있는 곳,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이다.
묵호항이 아니라 묵호역 주변에 있는 호텔을 잡았기에, 도착하자마자 숙소부터 갔다. 무거운 가방은 방에 두고, 가벼워진 몸으로 다시 밖으로 나왔다. 역에서 항까지는 걸어서 약 15분 정도 걸린다. 역 분위기만으로도 묵호가 어떤 마을인지 대충 감은 잡았지만, 좀 더 알고 싶기에 걸어서 묵호속으로 출발이다.
바다 속 아니 철길 아래를 지나 쭉 걷다보면, 행운을 가져다 주는 편의점이 나온다. 로또 명당인가? 요즘 운이 괜찮으니, 한번 사볼까 했지만, 신기하게도 사행심만은 언제나 별로다. 고로 스치듯 가볍게 지나간다.
묵호는 술과 바람의 도시였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그때를 추억하기 위한 곳일까? 한적한 어촌마을에 관광룸클럽은 살짝 거시기(?)하다. 그나저나 저 등대가 진짜 묵호등대는 아니겠지.
묵호는 처음인데, 묵호라는 이름은 낯설지가 않다. 이유를 묵호항 여객선 터미널에서 찾았다. 예전에 울릉도에 갈 뻔했던 적이 있었다. 서울에서 울릉도까지 가는 교통편을 알아 본다고 폭풍 검색을 했는데, 그때 묵호항 여객선 터미널이 나왔다.
검색만 하다가 끝났지만, 묵호항에서 울릉도까지 가는 여객선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휴업중이란다. 강릉항여객선터미널로 가야 배를 탈 수 있다.
묵호항 여객선터미널을 지나자마자 비릿한 짠내음이 요동을 친다. '아~ 바다다. 동해바다다.' 정박 중인 배로 인해 바다를 제대로 볼 수 없지만, 냄새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비둘기가 아닌 갈매기가 하늘을 지배를 하고 있는 여기는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이다.
항구 옆에 산(혹은 언덕)이랄까? 묵호등대가 어디에 있나 했더니, 바로 저기에 있다. 오이도에 있는 빨간등대는 평지에 있는데, 묵호등대는 산 정상에 있다. 살짝 높아 보이긴 하나, 여기까지 왔는데 멀리서 보고 갈 수는 없다. '기둘려라~ 너를 만나러 간다 간다 간다.'
반건조 가자미는 처음 봤다. 생물도 없어서 못 먹는데, 얼마나 많이 잡히면 이렇게 건조를 할까? 생물과 달리 건조를 하면 감칠맛이 폭발을 한다. 그 맛이 매우 몹시 궁금하나, 이번 묵호여행은 도루묵호이기에 꾹 참았다.
시장 상인분들이 어찌나 친절한지, 물건을 구입하지도 않고 사진만 찍겠다는데 다들 반겨줬다. 여기에 감사의 인사를 남겨도 볼 분은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구 "감사합니다."
빨래건조대의 또다른 활용법이랄까? 바닷바람에 생물 오징어는 반건조 오징어로 거듭나는 중이다. '고눔 참, 맛나겠다.'
항구가 있으니 어김없이 시장도 있다. 왼쪽은 활어판매장이고, 오른쪽은 수산시장이다. 이래서 산지 산지 하나보다. 비릿한 짠냄새이 나지만, 절대 상하거나 썩은 냄새가 아니다. 활어회를 떠서, 근처에 있는 묵호시장에서 상차림비를 내고 먹으면 된다.
하지만 회가 아닌 제철 도루묵을 먹어야 하므로, 여기서는 눈팅만 할 예정이다. 도루묵은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 먹어야 하니깐.
입 큰 대구는 몸도 크지요~ 대구도 지금(12월)이 제철이다. 입만 큰 줄 알았는데, 몸도 엄청 크다. 탕에 찜에 구이 그리고 전까지 잠시 도루묵을 잊고 대구에 푹 빠졌다. 시원한 대구탕에 소주 한잔이 자꾸만 아른거린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지금 이순간이 너무나 싫다. 이럴때는 정말 위대한 인간이고 싶다.
도루묵을 먼저 보고 대구를 봤어야 했는데, 순서가 바뀌는 바람에 도루묵이 멸치처럼 느껴진다. 원래 작은 생선이긴 한데, 대구를 보고 난 후라서 더 작게 느껴진다.
말짱 도루묵이라고 해서, 도루묵이 맛없는 생선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도루묵은 절대 맛없는 생선이 아니다. 특히 겨울은 살보다 알을 더 많이 품고 있어 도루묵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
여기서는 대구가 제일 큰 생선인 줄 알았는데, 더 큰 녀석(?)이 있다. 너의 이름은? 해장에 으뜸인 곰치다. 생김새만 보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지만, 서울에서는 맛볼 수 없으니 먹을 예정이다. 수입산에 냉동 대구탕을 먹었기에, 산지에서 먹는 생물 대구탕이 매우 몹시 먹고 싶었다. 그런데 1인분을 하는 식당을 찾지 못해서 결국은 곰치탕을 먹었다.
물건 볼 줄 모르는 1인이기에 생물은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반건조 오징어 정도는 혼자서도 충분하다. 황태껍데기를 왜 따로 파는 건가? 이때만 해도 육수용인가 했다. 그런데 황태껍데기를 튀기면 완전 별미란다. 이래서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하나보다.
묵호항 일출명소는 문어 조형물이 있는 곳이라는데, 설마 여기는 아닐거다. 왜냐하면 그 문어는 살짝 무섭게 생겼는데, 이 문어는 귀엽게 생겼으니깐. 그래도 혹시 몰라 계단 위를 올라갔다. 방파제 사이로 세찬 파도가 몰아친다. 일출은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가려고 했던 명소는 아니다.
기차에서 잠시 봤던 동해바다를 이제야 제대로 만끽하고 있는 중이다.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도 좋지만, 바다의 참맛은 세찬 파도다. 거센 바람과 함께 하얀 물보라까지 역동적인 바다에 푹 빠졌다. 살짝 무섭기도 하지만, 방파제로 인해 거리두기를 하고 있으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원래는 수협에서 하는 수산물 직매장에서 반건조 오징어를 구입하려고 했다. 그런데 둘째날 일출을 보고 난 후 첫번째로 문을 연 상점이 묵호등대건어물이다. 어떠한 검색도, 지인 찬스도 없이, 그냥 감으로 들어갔다.
반건조 오징어보다 건조 오징어가 더 비싸다? 맞다. 틀리다. 정답은 맞다. 이유는 완전 건조를 하는데 시간도, 작업도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냥 반건조 오징어도 있지만, 반건조 파지 오징어를 골랐다. 이유는 간단하다. 구멍나고 찢어지면 상품가치가 떨어지니, 가격도 같이 떨어진다. 10마리에 3만원을 2만 5천원 샀고, 집에 가서 확인을 하니 11마리가 들어 있다. 마수걸이에 현금 결제까지 서비스로 파래구이김에 종이컵 가득 대구포도 받았다.
묵호항 주위를 걷기만 했는데, 시장에 공원에 동해바다까지 볼거리가 가득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일출 명소에,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전망대까지 묵호여행은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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