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동 아소비바
비계를 못 먹는 1인은 등심보다는 안심을 좋아한다. 기름이 없어서 퍽퍽하다면 오산, 육즙을 가득 품고 있어서 촉촉하다. 소스가 다양하니 먹을때마다 새롭다. 인천시 도화동 아니고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아소비바다.
넓적한 우리네 경양식 스타일 돈가스도 좋아하고, 두툼한 일본식 카츠도 좋아한다. 전자는 남산이 생각나고, 후자는 아소비바가 생각난다. 돈가스는 분기마다 한번씩 먹어줘야 하는데, 뭐가 그리 바쁘다고 봄에 왔고 여름은 건너뛰고 가을에 다시 왔다.
인원을 제한하는 건, 아마도 바테이블이라서 그런 듯 싶다. 2인으로 나눠 칸막이도 잘되어 있고, 방역에 대한 주인장의 철학은 확고하다. 혼밥이라 일부러 1시 이후에 갔는데도, 여전히 사람이 많다.
하긴 돼지고기와 튀김이 만났는데, 입소문이 안날 수가 없다. 대로변이 아니라 골목 안쪽에 있지만, 아소비바는 코시국에도 핫하다.
인별그램에 신메뉴를 연구 중이라고 하던데, 메뉴판을 보니 신메뉴는 아직인가 보다. 어떤 메뉴가 등장을 할지, 매우 몹시 기대하고 있는 1인이다. 왜냐하면 모든 메뉴를 다 먹어봤기 때문이다.
치츠교자와 안심 중 고민을 하다가 고기가 더 먹고 싶어서, 제주흑돼지 안심카츠(9,000원)를 주문했다. 더불어 꼭 같이 먹어야 하는 아소비바 특제 카레(2,000원)도 주문했다.
지난 번에는 없던 아소비바 먹부림 가이드가 있다. 돈가스 하나를 먹는데 가이드가 필요할까 싶지만, 소스가 다양해서 꼭 필요하다.
조금만 먹으면 그리 맵지 않은 매콤소스와 카츠의 감칠맛을 올려주는 핑크 솔트 그리고 된장국이다. 예전에는 기름층이 과해서 일부러 먹지 않았는데, 지금은 보이는 대로 과함이 없다. 중간중간 물대신 마셔주면 입안이 개운해지고 좋다.
주인장이 정성을 다해 끓인 아소비바 특제카레다. 카츠 전문점이지만, 카레는 무조건 추가 주문을 한다. 엄마표 노란 카레와 다른 깊은 맛을 내며 밥에 비벼 먹으면 기가 막히다. 밥양이 적어 보이지만, 리필이 가능하니 부족하면 더 달라고 하면 된다.
참깨드레싱 양배추 샐러드와 새콤아삭한 깍두기 그리고 유자후추와 와사비다. 은은한 유자향이 좋은 유자후추도 주인장이 직접 만든다.
동글동글 제주흑돼지 안심카츠 등장. 한입컷이라 양이 적어 보일 수 있지만, 보기와 달리 먹고나면 든든하다. 위대한 분이라면 안심에 등심카츠까지 다 먹겠지만, 안심카츠만으로도 포만감을 주니 하나면 먹어도 절대 아쉽지 않다.
회 먹을때 무조건 와사비였는데, 이제는 고기 먹을때도 무조건이다. 여기 와사비는 알싸한 매운맛이 강하니 조금만 올려서 먹어야 한다. 촬영용으로 많이 올렸다가, 먹을때는 반을 덜어서 먹었다는 거, 안 비밀이다.
살코기 100%로 비계는 일절 없지만 대신 육즙이 가득이다. 참, 분홍빛이라 고기가 덜 익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이건 돼지고기에 함유되어 있는 미오글로빈 성분으로 조리시 발생하는 열에 의해 붉은색을 띄는 거라고 한다. 핏기가 아니고 신선한 돼지고기에서만 보이는 현상이라고 하니, 안심하고 먹기만 하면 된다.
와사비와의 조화를 가장 좋아하지만, 유자후추가 있는데 그냥 둘 수 없다. 은은한 유자향이 돼지고기를 감싸니, 촉촉한 안심이 더 부드럽게 느껴진다.
딸기잼 아니고 매콤소스다. 자극적인 녀석(?)이기에, 처음부터 공략하면 안된다. 와사비도 강력하지만, 요건 강력자극이니깐. 고기맛을 덮어버리기에 매콤소스는 한번으로 충분한다.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 특제 카레가 등장할 차례다. 제주흑돼지 안심카츠와 카레만 먹어도 좋지만, 카레는 밥과 함께 먹어야 그 진가가 발휘된다. 카레에 비빈 밥에 안심카츠를 올린다. 이 조합 대찬성일세.
단골 혜택이랄까? 주인장이 준 서비스다. 처음에는 자르지 않고 나온 치즈교자 카츠인 줄 알았다. 그런데 한입 베어무는 순간, 바삭함 튀김 뒤로 만두소가 쑥 들어온다. 이건 리얼 고기만두튀김이다.
아삭함이 씹혀서 양파를 넣었냐고 물어보니, 양파는 넣지 않았단다. 그럼 이 아삭함은 뭐지 했더니, 양배추라고 한다. 살짝 단맛도 나던데, 양배추가 신의 한수인 듯 싶다. 곧 사이드 메뉴로 출시한다고 하던데, 카레에 이어 튀김만두까지 카츠를 잡아 먹을 빌런(사이드) 등장이다.
먹부림 가이드가 있지만, 역시는 역시라고 안심카츠에는 와사비(고추냉이와 와시비는 엄연히 다르다)가 딱이다. 천천히 먹었는데도, 아쉽게도 3점 남았다. 한번 더를 외치고 싶지만, 위대하지 않기에 지금이 딱 좋다.
카레는 일부러 남겨서 포장을 한다. 그런데 양을 보니 살짝 부족한 듯 싶어, 또 주문을 한다. 그렇게 1과 1/2 카레는 다음날 아침부터 저녁까지 끼니때마다 먹고 또 먹었다.
비계가 없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제주흑돼지 안심카츠, 바삭함 속 촉촉한 육즙이 숨어있어 더 매력적이다.
2021.04.21 - 멘치카츠 아니고 치즈교자카츠 도화동 아소비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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