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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11번회식당

제철 성게를 찾아 경북 포항까지 왔건만, 죽도시장 어시장을 다 찾아봐도 그 어디에도 성게는 없다. 시장에는 없지만 식당에는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포항수협죽도위판장에서 가까운 11번회식당으로 향했다. 

 

대게와 물회가 메인이지만, 성게알밥을 한다기에 다른 곳은 가지도 않고 바로 11번회식당(11번영덕대게회)으로 왔다. 박달대게가 반갑다고 손짓을 하지만, 그림의 떡 아니 먹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나의 사랑은 오직 성게뿐이니깐. 

 

성게도 못 먹었는데 대게라도 먹을걸~

시장에서 회를 떠서 갖고 와도 되고, 여기서 회를 떠달라고 해도 된다. 횟값을 제외하고 세팅비라고 해야 할까나, 양념값(인당 4,000원)을 내면 된다. 앞에 놓인 수조에 성게는 보이지 않지만, 혹시나 하는 맘으로 주인장에게 물어봤다.

"저, 성게알밥 먹을 수 있나요?" 이미 어려울 거라고 느낌적인 느낌으로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런데 역시나 성게가 없단다. 아니 제철이라는데 왜 성게가 없나요 라고 물어보니, 요 며칠 비도 오고 날씨가 좋지 않아서 해녀분들이 성게를 잡으로 바다에 나가지 못했단다.

 

2층에도 공간이 있지만, 1층에서 먹는다!

성게 하나만 보고 온 포항여행인데, 그 성게를 만날 수 없다고 하니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랄까? 다시 서울로 돌아갈 수도 없고, 허탈하고 허망하고 맥이 딱 풀렸다. 성게는 100% 자연산이고, 사람이 직접 바다로 들어가서 잡아야 한다. 그런데 기상악화라니, 이날을 선택한 내 자신이 미울뿐이다. 차라리 누굴 원망이라도 했으면 좋겠지만, 그저 스스로에게 매우 몹시 화가 났다.

 

아침도 굶고 왔는데, 시간은 12시를 지나 2시 언저리다. 나름 포기가 빠른 편인데, 이번에는 그게 잘 안된다. 구룡포에 가면 성게를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여기도 없다면 거기도 없다고 주인장이 친절하게 알려줬다. 하는 수 없이, 성게대신 오징어회(12,000원, 양념비 4,000원추가)와 포항스타일 물회(12,000원)를 주문했다. 

 

죽도시장 11번회식당 포항물회와 오징어회 등장이오!

멍게와 매운탕은 서비스다. 멍게는 서비스로 나올만큼 무지 흔한데, 귀한 몸 성게는 그 어디에도 없다. 사진을 찍느라 불조절을 실패하는 바람에 매운탕 국물이 살짝 졸았다. 먹지 않아서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금어기가 끝난 오징어는 7월부터가 제철이라고 한다. 6월이라 그런지, 오징어 씨알이 다소 잘다. 식감이 아쉽긴 하나 달큰함은 끝내준다.

 

둘이서 물회와 오징어회를 먹기에는 다소 양이 부족해 보인다. 허나 이게 다가 아니다. 어시장을 다니면서, 성게가 없음을 알고 다른 제철 해산물을 잔뜩 샀고 그걸 조리해 달라고 요청을 한 상태다. 

 

오징어가 잘 안 집히니 어쩌니 해서 한동안 오징어회를 못 먹었다. 쫀득한 식감에 달큰한 맛까지 간장은 물론 막장과도 잘 어울린다. 잔뜩 올려 쌈으로 먹어도 좋다. 한치도 이맘때가 제철이라고 하던데, 성게랑 한치 먹으러 제주에 갈까나?

 

진짜 포항물회는 첨이야~

물회는 다 거기서 거기인 줄 알았는데, 포항물회는 다르다. 우선 물회인데 물이 없고, 초장대신 고추장을 넣는다. 채썬 오이와 배 그리고 마늘과 김가루가 잔뜩 들어있다. 회는 잡어라고 해야할까나? 따로 정하지 않고, 주안장에게 찐 포항물회를 먹고 싶으니 알아서 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어떤 회인지 모른다.

 

김가루가 넘 많다 싶지만, 원래 이렇게 먹는거라 생각하고 회만 살짝 먹어봤다. 역시나 식감은 오이가 지배하고, 맛은 김가루가 지배한다. 그래도 아삭함 뒤에 오는 쫄깃함이 괜찮다.

 

포항물회에는 초장이 아니라 고추장을 투하!

초장이 아니라 고추장을 넣는다. 시판 중인 고추장은 아니고, 물회용으로 직접 만든 고추장이 아닐까 싶다. 물회라 쓰고 비빔회라 읽어야 할까나, 암튼 고추장을 적당히 넣고 쓱쓱 비빈다. 성게대신 찐 포항물회라 나름 기대를 했는데 뭔가 이상하다. 초장이 아니라 고추장인데, 달아~ 달아~ 너무 달다.

 

단맛이 사그러지지 않는구나~

오징어회를 올리고, 밥을 넣고 비볐는데도 단맛이 증폭될뿐 사라지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물을 넣어보기로 했다. 원래 포항물회는 빨간 육수가 아니라 맹물을 넣는다고 하던데, 습관이 무섭다고 육수를 넣었다. 달달한 고추장에 달달한 육수가 더해지니, 단맛 폭탄이다.

 

성게에 포항물회까지 아쉬움만 가득이지만, 허전한 내 맘을 채워줄 백골뱅이와 소라가 이제야 나타났다. 구입은 어시장(각 만원씩)에서 했고, 여기서 추가 비용(5,000원)을 내면 삶아준다. 꿩대신 닭이라고 하더니, 성게대신 백골뱅이와 소라다. 셋 다 제철인데, 성게만 없다.

 

소라 껍질에서 바다소리가 난다던데, 확인을 해볼까 하다가 포기했다. 왜냐하면 찜기에서 막 나와서 넘 뜨껍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야무지게 꺼내서 살에 내장까지 다 먹었는데, 내장을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날 수 있다고 해서 살만 골라 먹었다. 내장의 눅진한 고소함은 느낄 수 없었지만, 통으로 먹으니 꼬들꼬들하고 담백하니 좋다.

 

소라도 좋았지만, 내 취향은 백골뱅이다. 크기때문인지 소라는 살짝 물컹거렸는데, 백골뱅이는 짱짱하니 알차다. 여기에 담백함과 달큰함 그리고 감칠맛까지 제철답게 겁나 좋다.

제철 소라와 백골뱅이 그리고 오징어까지 포항에 오길 잘했다. 그런데 성게는 포기를 해야 하는데 포기가 안된다. 나에게 12척 배는 없지만, 아직 12시간이 남아 있다. 고로 서울 가는 KTX를 탈때까지 성게를 포기하지 않을테다. 

 

 

 

 

 

제철 성게를 찾아서 경북 포항 죽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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