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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센텀호텔

오션뷰를 고집하지 않는다면, 굳이 해안가 근처 호텔을 고를 필요는 없다. 욕심을 거두니,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해운대는 맞지만 바닷가 주변이 아니라 벡스코가 보이는 도심 속으로 들어왔다. 레지던스 느낌이 강한 해운대센템호텔이다.

 

벡스코 아니 호텔로 가는 길!
여기는 해운대센텀호텔!

호텔이라는데 호텔 느낌이 나지 않는 호텔이라고 할까나? 밖에서 본 해운대센텀호텔의 첫 인상이다. 벡스코 앞에서 좌회전을 하자마자 저기가 숙소라고 친구가 말을 하는데, 어디라고 되물어 볼 정도로 해운대센텀호텔을 단번에 알아보지 못했다. 호텔보다는 회사 건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코시국답게 로비는 썰렁 썰렁하다. 해운대센텀호텔을 정한 이유는 조식 뷔페때문이다. 친구의 강력 추천으로 정했는데, 아뿔싸~ 코로나19로 인해 조식뷔페가 잠정 취소됐단다. 바꿀까 하다가, 또 다시 여기저기 알아봐야 한다고 생각하니 귀찮아서 그대로 뒀다.

 

16XX였는데 뒷자리는 까묵었다. 문을 열고 들어오니, 방은 하나인데 마치 세개인 듯 공간이 딱 나눠져 있다. 신발을 벗는 곳 옆에는 욕식겸 화장실이 있고, 안으로 들어오면 식탁과 취사가 가능한 싱크대가 있다. 중앙에는 TV와 책상, 쇼파가 있으며, 가장 안쪽은 침실이다. 해운대센텀호텔은 벡스코 옆이라 장기투숙하는 고객들이 많은가 보다. 레진던스 호텔같다.

 

욕실!

타월도 넉넉히 있고, 칫솔과 치약 그리고 샴푸, 린스, 바디워시에 바디로션까지 잘 구비되어 있다. 어차피 혼자 사용해야 하기에, 샴푸와 린스 등은 다음날 챙겨서 나왔다. 저녁과 아침 두번만 쓰기에는 용량이 너무 많으니깐.

날이 좋아서 하루종일 여기저기 걸었다면, 반신욕 아니라 전신욕을 했을텐데 5천보도 걷지 않았기에 간단하게 샤워만 했다. 땀을 커녕 하루종일 비가 와서 날이 선선했기 때문이다.

 

주방!

식탁에 싱크대까지 레지던스라 그런지 간단하게 조리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냉장고에 생수 2통은 이해하지만, 싱크대가 있는데 조리기구는 하나도 없다. 냄비나 그릇 등은 따로 요청을 해야 하는 것일까? 궁금하긴 했지만, 잠만 자고 나갈 거라서 문의는 하지 않았다. 그나저나 지금까지 묵었던 호텔 중에서 냉장고는 단연 으뜸이지 않을까 싶다. 

 

거실!

대체적으로 침대 맞은편에 TV가 있는데, 여기는 거실에 있다. 거실에서는 TV가 정면이지만, 침실에서는 측면이다. 혹시나 움직이지 않을까 했는데, 고정되어 있다. 고로 침실에서 TV를 볼때 불편함을 참아야 한다. 전화기가 있는 책상에는 양쪽으로 서랍이 있는데,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오른쪽에는 성경이 왼쪽에는 불경이 들어 있다. 어느 호텔을 가나, 금고는 항상 있던데 한번도 사용해 본 적은 없다.

 

침실!
오션뷰일까 기댜하지 마~

오션뷰 아니고 벡스코뷰다. 이렇게 한산한 벡스코는 처음이다. 도심뷰치고는 나쁘지 않는데, 야경은 완전 빵점이다. 왜냐하면 저멀리에 있는 아파트와 달리 벡스코의 밤은 칠흑같은 어둠이기 때문이다. 푹신한 침대와 베개 그리고 까슬까슬한 침구, 호텔에 와야 느낄 수 있는 촉감이다. 

 

옷장이 개방형인지 몰랐다. 답답했는데, 이렇게 하니 넓게 느껴진다. 원래는 저녁을 먹고, 부산 야경을 보러 어딘가로 갔을텐데 비가 오는 바람에 밥만 먹고 바로 숙소로 들어왔다. 뭘할까? 맞고를 칠까, 아니면 영화를 볼까 하다가 또 먹기로 했다. 술을 멀리하지 않았더라면, 회는 기본으로 깔고 비가 오니 파전까지 더해 이밤의 끝을 부어라 마셔라 했을 것이다.

 

배떡 로제떡복이를 부산에서 처음 먹었다네~

하지만 둘 다 술을 못 마시니 건전하게 분식 타임을 가졌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요즘 핫하다는 로제떡볶이가 나왔다. 자주 먹는 친구와 달리, 나는 한번도 먹은 적이 없다. 저녁으로 피자에 파스타, 스테이크를 먹은지 한시간은 지났을까나? 친구는 쿠00츠로 로제떡볶이를 주문했다. 호텔이니 로비에 나가서 받아 오는 줄 알았는지, 방까지 배달이 된다. 

 

치즈볼!
떡볶이에 김말이는 필수, 새우튀김은 선택!

배달앱이 간편하긴 하나, 주문을 할때는 은근 복잡하다. 우선 많고 많은 분식집 중에서 어느 집을 선택하느냐? 이것부터 고민의 시간이 시작됐다. 엽떡과 배떡 중 고민을 하다, 먹어본 친구따라서 배떡으로 했다. 산을 하나 넘자마자 더 큰 산이 나타났다.

몇인분을 먹을거냐? 매운맛은 어떻게 할거냐? 어묵에 중국당면 추가 그리고 튀김선택까지 밖에서 먹으면 메뉴판을 보면서 이거요 하면 되는데, 앱은 은근 까다롭다. 암튼 힘든 선택의 순간이 끝나고, 결제와 주소지 입력까지 마쳤다. 그리고 얼마 후, 딩동하고 벨이 울렸고, 우리 앞에 배떡 로제떡볶이가 나타났다.

 

로제파스타와 로제떡볶이는 달라~
소시지와 중국당면이라네~

로제떡볶이라고 했을때, 로제파스타처럼 크림 + 토마토 소스인 줄 알았다. 하지만 크림은 맞는데, 토마토가 아니라 고추장이다. 매운맛을 선택할때, 순한맛이 있는 줄 모르고 1단계 매운맛으로 주문을 했다. 로제이니 매운맛이라고 해도 그리 맵지 않겠지 했는데, 와우~ 서서히 올라온다. 때깔은 로제가 맞는데, 맛은 그냥 매운떡볶이다. 

그나저나 왜 중독성이 강한 음식이라고 했는지 알겠다. 생멸치회 다음으로 로제떡볶이가 또 먹고 싶기 때문이다. 로제로 끝났다면 경기도 오산, 제로 사이다(소화제 대신)에 아귀포(미역 살때 서비스로 받음), 하겐다즈 아이스크림(떡볶이가 넘 매워서) 그리고 마녀김밥(그나마 요건 다음날 아침에 먹었다는)까지 폭식 한번 오지게 했다.  

 

친구는 집으로 가고, 혼자서 밤을 보냈다. 배가 불러서 잠이 안 올 줄 알았는데, 어느새 잠이 들었다.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못자는 1인이라서,  오션뷰도 아닌데 일출 시간에 잠에서 깼다. 어제처럼 흐린 하늘이겠구나 했는데, 여전히 구름은 많지만 하늘이 맑다. 

잠들기 전까지 그렇게 먹었는데도, 일출을 보고 난 후 마녀김밥을 먹으면 생각에 잠겼다. 부산여행 둘째날 계획은 부네치아라고 불리는 장림포구에 가려고 했으나, 커다란 미역 봉다리를 들고 다녀야 하기에 가까운 해운대 바다로 가기로 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왔는데, 흐린 바다만 보고 갈 수 없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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