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조장 투어 5탄 경북 포항 동해명주
알콜을 멀리하고 있지만, 양조장투어는 쭉 계속 된다. 이제는 습관적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 그 곳에 양조장이 있는지 확인을 한다. 포항 한 칸 띄고 양조장으로 검색을 하니, 여러 곳이 나온다. 그 중에서 독한 술은 자신이 없으니, 막걸리와 동동주를 주로 만드는 동해명주을 선택했다.
숙소는 포항시 북구에, 동해명주는 남구에 있다. 체크인을 하고 짐만 던져 놓은 후,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차로 약 30분이라고 했는데, 갈때는 30분, 올때는 60분이 걸렸다. 서울 못지 않게 포항도 러시아워가 엄청났기 때문이다.
구 동해양조장, 현 동해명주로 60년 전통의 역사가 있는 곳이다. 포항 명품 막걸리로 가장 깨끗하고 맛있는 막걸리는 만드는 양조장이라고 홈페이지에 나와있다. 동해라서 강원도라고 생각하면 오산, 헷갈리는 사람은 없겠지만 포항은 남해안이 아니라 동해안에 있는 도시다.
찾아가는 양조장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SINCE 1955로 반세기가 넘도록 포항 사람들의 술맛을 이끌어 온 양조장이니 충분히 찾아갈만하다. 예전에는 어느 지역에 가면 그 지역 녹색이를 마셨는데, 이제는 녹색이가 아니라 누룩이를 찾는다. 그 첫번째가 동해명주다. 건물외관이 독특하다 했는데, 술병과 술잔을 재미나게 표현했다. 영업시간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다.
2017년 포항시 전통주 로드맵에 선정됐고, 경상도 업계 최초로 HACCP(해썹) 인증을 받았다. 농산물이나 가공식품이이 아니라 막걸리도 해썹 인증이 있다는 거, 이번에 처음 알았다.
동해명주라 쓰여있는 곳이 저장실 문이다. 커다란 문이 열리고, 막걸리 특유의 향이 진하게 퍼진다. 냉동고는 아니고 냉장고인데 무지 시원한다. 여기서 직원과 함께 막걸리를 고르면 된다. 예상은 했지만, 양조장 내부 견학은 안되고, 구입만 가능할 뿐 시음도 안된다. 참, 결제는 카드가 아니라 현금만 되는데, 그걸 모르고 카드만 딸랑 들고 가서 계좌이체를 했다.
동해명주에서 만드는 술은 총 4가지인데, 그중 3가지를 구입했다. 왼쪽부터 영일만친구, 북극곰 그리고 동해 동동주다. 가격은 합쳐서 4,000원이다. 양조장이 처음은 아니지만, 병당 천원대 막걸리는 처음이다. 전통주라고 해서 만원대가 넘는 곳도 있지만, 동해명주는 가성비로는 단연 으뜸이다. 마트에서는 좀 더 비싸게 받겠지만, 양조장이라서 더 저렴하게 받나보다.
가격을 들었을때 아스파탐과 같은 인공감미료가 들어있을 거라고 예상을 했는데 역시다. 밥알이 동동 떠있으니 식혜처럼 보일 수 있지만, 달달한 동동주다. 식혜라 해도 무방할 듯 싶지만, 알콜 함량이 6%다. 그런데 술이 맞나 싶을 정도로 탄산에 독한 맛은 전혀 없고, 달달하니 부드럽게 넘어간다.
술을 멀리 하고 있으니, 한잔에서 멈춘다. 예전에는 식탐에 술탐까지 있었지만, 이제는 식탐만 남았다. 남은 술은 함께 간 친구에게 다 양보했다.
포항쌀로 만든 막걸리, 영일만친구다. 그나저나 포항공대에서 막걸리도 개발을 하나보다. 우뭇가사리를 첨가해 식이섬유를 높인 웰빙막걸리라고 한다. 우뭇가사리 때문인지 몰라도, 아스파탐이 들어있는데도 불구하고 단맛이 과하지 않다. 그리고 약하게 탄산이 있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목넘김이 겁나 부드럽다. 셋 중에서 개인취향은 영일만친구다.
포스코에서 제공되는 원료를 사용해 제조된 규산질비료는 맛 좋은 쌀을 만들고, 논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줄여 지구온난화 방지에 기여를 한단다. 영일만친구는 포항쌀로 만든다면, 북극곰탁주는 포항유기농쌀로 만든다. 합성감미료인 아스파탐은 셋 다 들어 있다. 셋 중에서 가장 장수스럽다고 해야 할까나? 서울에서도 즐겨 마셨던 장0막걸리와 가장 흡사했다. 즉, 탄산도 과하도, 단맛도 과하다.
지역마다 소주가 있듯, 지역마다 막걸리도 있다. 굳이 양조장까지 갈 필요는 없지만, 가면 손해보다는 이득이다. 시음이 가능한 곳도 있고, 조금은 저렴하게 구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안주가 너무 평범했는데, 겨울에 가서 과메기를 안주삼아 마셔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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