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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 대변항

멸치 어디까지 먹어봤니? 멸치국수와 멸치볶음은 겁나 자주 먹었고, 멸치회무침과 멸치튀김 그리고 멸치찌개는 지난해 통영에서 먹어봤다. 그런데 생멸치회는 단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지금이 아니면 먹을 수 없기에, 억수로 내리는 비를 뚫고 부산 기장 대변항으로 향했다. 

 

첫날부터 이랬어야 했다!

여행의 시작은 당일 아침인 듯 하나 전날 잠자리에 들면서 부터다. 기대감으로 잠을 설치다 보니,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일어나게 된다. 그럼 여행의 설렘은 언제부터일까? 아마도 어디로 떠날지, 행선지와 날짜를 정하는 그 순간부터가 아닐까 싶다. 생멸치회를 먹기 위해 부산 기장으로 장소를 정하고, 교통편에 숙소 예약을 하고 세부 스케줄을 짠다. 부산 현지인 친구와 함께 하기에, 스케줄 조정을 하느라 한달 전부터 설렘은 시작됐다. 

 

부산여행은 1박 2일이지만, 체감여행은 한달내내였다. 한달을 기다리고 기다린 여행이었건만, 부산에 도착하니 비가 내린다. 떠나기 전날에는 날씨가 겁나 좋았다는데, 장맛비가 내리듯 대전을 지나 대구로 넘어가니 KTX 유리창에 톡톡 비가 떨어진다. 날씨앱을 통해 비가 온다는 소식을 접하긴 했으나 제발 잘못되길 바랬다. 하지만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 

 

부산역에서 친구와 만나, 기장으로 간다. 생멸치회라는 뚜렷한 목적이 있으니, 비가 와도 무조건 무조건이다. 혹시 몰라 어제, 가려고 했던 식당에 전화를 하니 생멸치회를 먹을 수 있단다. 비가 와도 먹을 복은 있나보다. 그럼 두번째 목적인 멸치배를 만날 수 있을까? 멸치가 제철인 5월, 기장에 가면 그물에서 멸치를 털어내는 멸치털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리는 비를 보면서, 멸치털이는 포기하자고 그렇게 맘을 먹었다.

 

기장 대변항!

아침에 멸치를 잡으로 나간 배는 점심무렵이면 대변항에 도착을 한다. 선원들은 그물에 걸린 멸치를 털어내기 위해, 그물을 높이 들었다 내렸다 하면서 멸치털이를 한다. 비가 오면 주차장에 차가 많듯, 대변항도 금일휴업이라고 써놓은 듯 쉬고 있는 어선이 가득이다. 예상대로 멸치털이는 못 보는구나 했다. 많이 아쉽지만, 방법이 없으니 빠른 포기로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달랬다.

 

그때, 친구의 다급한 외침, "일루 온나!" 비가 와서 배가 출항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마치 나를 위해 누군가 연출을 했는지, 대변항에 딱 한척의 배가 멸치털이 작업을 준비 중이다. 

 

일에 방해를 되면 안되기에, 멀찍이 떨어져서 그 광경을 바라본다. 줌기능이 좋은 카메라라서 굳이 가까이 다가가 필요가 없다. 멸치털이를 하기 전, 바다와 바닥에 떨어지는 멸치를 줍기위해 또다른 그물을 깐다. 그런 후, 배에서는 네버 엔딩으로 그물이 계속 나오고, 선원들은 그물을 올렸다 내렸다 동작을 반복한다. 

 

손으로 줍기 보다는 털이가 훨 빠를 듯~

기장 멸치는 바닷속에 그물을 커튼처럼 길게 내리는 유자망 방식으로 잡는다고 한다. 2km 길이 그물에 걸린 멸치를 모두 털어내려면 3시간 정도 걸린다. 20~30분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3시간이라니 고된 작업이 아닐 수 없다. 멸치는 잡자마자 죽는 생선이라고 알고 있는데, 멸치털이를 할때마다 마치 멸치가 살아 있는 듯 하늘로 날아오른다. 오리 날다가 아니라 은빛 멸치 날다다.

 

기장의 5월은 멸치가 제철이고, 이를 환영하는 축제도 열린다. 하지만 작년과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축제가 취소됐다. 여기에 비까지 내려 멸치털이는 못 보겠구나 했는데, 원없이 실컷 봤다.

 

대변항 멸치광장!

대변항에 도착을 하자마자 식당으로 향했다. 점심무렵이었고, 둘 다 첫끼여서 밥부터 먹었다. 대변항 구경은 밥을 먹은 후에 했으며, 생멸치회와 방앗잎을 넣은 멸치찌개는 내일 업로드 됩니다. 

 

호수처럼 잔잔한 대변항 바다!
금일휴업인 가게도 있지만...
젓갈담은 통도 찍어달라는 주인장의 손짓!

비가 와도 영업 중인 가게도 있다. 멸치털이를 한 멸치는 상자에 담겨 위판장으로 옮겨지고, 경매를 통해 중매인들에게 팔린다. 그렇게 팔린 멸치가 여깄다.

 

이렇게나 큰 멸치는 처음~

기장 멸치는 몸길이가 10~15cm 안팎의 크고 굵은 대멸이다. 기장이 전국 어획량 60~70%를 차지한다고 한다. 제철에만 먹을 수 있는 생멸치회는 식당에서 먹고, 여기서는 멸치를 국산 천일염에 절여 젓갈을 판매한다. 갓잡은 멸치로 만들었으니, 신선도는 기본 맛도 더 좋을 것이다. 

 

요즘은 도둑촬영보다는 미리 양해를 구하고 찍는다. 간혹 안된다고 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흔쾌히 응해준다. 찍고 난 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나오는데, 가끔은 부탁을 받을때가 있다. "혹 블로그에 올릴 거라면, 가게 상호가 나오게 촬영해주세요." '넵." 사진 촬영에 적극 협조를 해준 곳은 통영수산이다. 그나저나 갓잡은 멸치라서 그런가? 비린내가 날 줄 알았는데, 전혀 없다. 

 

비슷비슷한 상점들이 많이 있으니, 경쟁이 치열할 듯 싶다. 이래서 일개 블로거한테도 적극 홍보를 했구나 싶다. 다시 한번, 기장 통영수산!! 완성품이 아니라 이제 막 소금에 절여진 멸치젓갈을 사서 뭐하나 싶었다. 식당같은 곳에서 주로 구입을 하는구나 했는데, 울 어무이 말씀, "기장미역에 멸치젓갈도 사오지." 완성품에 비해 가격도 저렴할테고, 갓잡은 멸치로 만들었으니 물건은 당연히 좋을 거란다. 이번에는 놓쳤으니 내년에는 젓갈 사러 다시 가야겠다. 

 

기장 미역 사러~
바다 건어물!

기장은 멸치는 기본, 미역과 다시마도 기장 특산품으로 유명하다.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 되었던 미역이라니, 더더욱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멸치젓갈 가게처럼 건어물을 파는 상점도 많다. 아는 곳이 없으니 그냥 맘에 드는 곳으로 들어간다.

바다건어물은 그냥 이름이 좋아서다. 수심이 깊어도 유속이 빨라 청정해수를 유지하는 기장에서 자란 미역은 타 지역 미역에 비해 쫄깃한 탄력이 있다고 한다. 줄기가 있는 미역과 없는 미역 중 뭐가 더 좋은지 몰라서 둘 다 구입했다. 

 

그동안 먹어왔던 미역국도 기장미역으로 했다는데, 기장에서 산 기장미역은 이번이 처음이니 그 맛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빨리 먹고 싶으나, 주방은 영역 밖이라서 언제 먹을지 아직 모른다. 미역국은 아직이지만, 생멸치회와 멸치찌개는 먹었다. 그 이야기는 내일 업로드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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