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식품명인체험홍보관 카페이음

개인적으로 00이벤트, 사다리게임, 복권 등 이벤트 당첨과는 담을 쌓고 산다. 응모를 하긴 하지만, 당첨이 된 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벤트가 취소되어 전원에게 선물을 줘서 받은 적은 있지만, 그거 말고는 딱히 없다. 그런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놀랍고도 놀랍다. 첫 방문부터 느낌이 좋더라니, 이 기분 그대로 로또에 도전해볼까나. 

 

인별그램으로 도착한 메시지 하나. 8월 식품명인체험홍보관 포토카드 인증삿 이벤트에 당첨이 됐단다. 아싸~ 메시지는 진작에 받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2.5단계로 인해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하느라 강남에 가지 못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됐으니, 더 늦기 전에 선물을 받으로 식품명인체험홍보관으로 향했다. 

 

벌써 3번째다. 전통주 갤러리 한번, 나머지 두번은 전부다 2층에 있는 카페 이음이다. 예전과 달리 이번에는 어찌나 발걸음이 가볍던지, 오르막이 심한 곳인데도 불구하고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어라, 지난번과 달리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안쪽에 있어야 할 전통주가 앞으로 나와 있다. 달라졌으니 사진은 다시 찍어야 한다. 그나저나 전시되어 있는 전통주를 다 시음해보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 5~6번은 더 와야하지 않을까 싶다.

 

다 갖고 싶다~
우리 전통주 좋을시고~
이강주는 술병이 독특해~
추석선물로도 좋아요~

한번 와봤다고 눈에 익은 전통주가 꽤 많이 보인다. 하긴 지난번에 대잎술, 왕주, 이강주, 삼해소주 그리고 계룡백일주(웅진의 별)를 시음했었다. 온 목적은 선물을 받기 위함이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시음을 아니 할 수 없다. 이번에는 어떤 전통주를 마셔볼까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테이블을 조정하느라, 안쪽에 전시되어 있던 전통주가 앞으로 나온 거 같다. 시음을 했던 곳에 있던 높다란 의자가 사라졌다. 지난번에는 의자에 앉는데, 이번에는 스탠딩 시음을 해야할 거 같다. 시음을 할때, 이런저런 대화를 하게 되는데 의자보다는 서 있는 게 거리두기에는 더 효과적일 듯 싶다.

 

전통주는 좀 알 거 같은데, 전통차는 향도 맛도 다 거기서 거기인 거 같다. 커알못에 이러 차알못이다.

 

이벤트 선물이라서 미니어처 사이즈를 생각했는데, 이강주 25% 400ml다. 안 마시고 보관할 자신은 없고, 술은 다 마시더라도 병은 꼭 보관해야겠다. 왜냐하면 멋있으니깐. 지난번에 시음을 했기에 맛을 안다. 증류주(소주)인데도 쓴맛이 덜하고 목넘김은 겁나 부드럽다. 좋은 전통주가 생겼으니, 혼자서 홀짝홀짝 마시기 보다는 좋은 사람과 함께 좋은 안주를 더해서 향을 음미하면서 마셔야겠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저 선물만 받고 갈 수는 없는 법. 공부(시음)를 해야할 전통주가 많기에, 즐거운 수업시간이 시작됐다.

 

제주 고소리술은 기계의 도움없이 사람의 손으로 빚는 100% 수작업 증류식 소주(40%)라고 한다. 제주도는 쌀이 귀해서 좁쌀이나 보리쌀로술을 빚었다고 한다. 쌀이 없으면 술을 안 만들면 될텐데, 암튼 우리 조상님들의 술사랑은 참 대단한 거 같다. 좁쌀과 보리쌀때문인지 다른 소주하고는 향이 완전 다르다. 직원분은 중국 백주의 향과 비슷하다고 했는데, 나는 침전물을 섞지 않은 장수말고 가격대가 조금 있는 막걸리에서 나는 향과 비슷한 거 같다. 

 

솔송주는 약주, 담술은 리큐르주다. 즉, 솔송주를 증류해 만든 술이 담술이다. 솔송주는 쌀과 누룩 그리고 송순(소나무에서 새로 나온 어린순) 농축액으로 만든다. 약주답게 알콜은 13%, 은은한 솔향이 입안을 맴돈다. 담술은 증류주답게 40%로 강한 녀석(?)이지만, 은은한 솔향은 여전하다. 작년 여름 이후로 사케를 끊었다. 가끔 생각이 날때가 있는데 앞으로는 솔송주를 마실거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케보다 훨씬 좋으니깐.

 

담술을 공부한 후, 향이 좋은 전통주로 컨셉을 잡았다. 죽력고(32%)는 일반증류주로 쌀100%에 죽력만 넣어 술을 빚는다. 죽력은 푸른 대나무를 불에 구워서 받은 기름이다. 그때문인지 향이 가볍지 않고 묵직하다. 남성분들이 좋아할만한 전통주가 아닐까 싶다.

 

전통주 공부는 그 끝이 없는 거 같다.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실, 감홍로주, 이강주 그리고 죽력고는 조선시대 3대 명주다. 그 명주 중 하나인 이강주의 선물로 받다니, 가문의 영광이 아닐 수 없다. 

 

3대 명주도 개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있나보다. 이강주와 죽력고까지는 참 좋았는데, 감홍로주는 내취향이 아니기 때문이다. 계피, 진향, 정향, 생강, 감초, 지초 등의 약재를 달여만든 술인데, 약재가 많아서일까? 향이 단순하지 않고 복합적이라 너무 강했다. 

 

자고로 약주는 달달하면서 맛있어야 하는데, 감홍로주는 술이 아니라 진짜 약인 거 같다. 그에 반해 구기주는 달달하니 좋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지난번에 마신 대잎술이나 왕주도 약주였는데 맛이 달콤했다. 약재가 들어가서 약주일 수 있지만, 금주령이던 시절 술을 마셔야 하는데 빚을 수가 없으니 약주라는 핑계를 대고 만들지 않았을까? 

 

하루에 모든 시음을 다 할 수 없다. 시음이라서 양은 그리 많지 않지만, 독주가 많다보니 은근 취기가 올라오기 때문이다. 이번 수업은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차알못을 벗어나기 위해 전통차를 주문했다. 

 

대나무 숲에서 이슬을 맞고 자란 여린 차잎을 덖어 만든 차로, 순순하고 여린 차 맛의 청명한 향이 특징이라는 죽로차(5,500원)다. 차알못에 이어 다도도 잘 모르지만, 차 마시는 방법을 직원분이 자세하게 알려준다. 우선 차를 주전자 담는다. 물을 넣고 1~2분 정도 우린 후, 조그만 나무 채반이 있는 큰 용기에 차를 따른다. 잠시 식힌 후, 작은 용기에 덜어서 본격적으로 차를 마시면 된다. 각각의 명칭이 따로 있을 거 같은데, 배운 적이 없으니 전혀 모르겠다. 기회가 되면, 전통주에 이어 전통차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야겠다.

 

죽로차

첫번째로 우린 차. 구수한 향에 향긋하고 깔끔하며 부드럽다는데, 솔직히 모르겠다. 현미녹차에 비해 훨씬 고급진 맛은 알겠는데, 디테일한 맛표현은 못하겠다. 그런데 향만은 정말 좋았다.

 

두번째로 우린 차. 어찌하다 보니 2분을 넘겼다. 때깔이 진해서 맛도 진할 줄 알았는데, 완전 쓰다. 차를 우릴때 시간 엄수는 필수인 듯 싶다. 

 

세번째로 우린 차. 이번에는 시간을 정확히 1분 20초에 맞췄다. 은은향 차향은 여전한데, 맛은 확실히 옅어졌다. 그냥 시원하게 감식초 에이드나 마실 걸, 살짝 후회가 됐다. 전통차에 대해서는 신생아 수준이지만, 기회가 되면 한번 배워보고 싶다. 전통차는 전통주부터 마스터한 후에 시작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