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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 수국길

수국의 꽃말은 변덕스러움이란다. 그토록 수국을 좋아하고 보고 싶어했는지, 꽃말을 보니 이해가 됐다. 변덕스러움이 나와 닮았기 때문이다. 조그맣게 피어있는 수국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군락지라고 할만한 곳은 없었는데 드뎌 찾았다. 이제 막 걸음마 뗀 어린 수국이지만 소담스럽게 핀 모습만은 여느 수국 못지않다. 그래서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기대되는 서울숲 수국길이다.

 

성수대교 북단방면 9번 출입구
은행나무숲

9번출입구로 들어오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은행나무숲이다. 지금은 싱그러운 초록이 넘실대지만, 가을에 오면 그윽한 노랑으로 달라져 있을거다. 작년에 왔을때도 가을에 한번 더 와야지 했는데, 서울숲은 늘 여름에만 온다. 작년에는 서울숲 전체를 두루두루 산책했는데, 올해는 원픽이다. 딱 한눔 아니 수국만 보러왔다. 

 

수국길이 어디에 있는지 오기 전에 검색을 하니, 뚝섬가족마당 부근에 있단다. 이왕이면 푸른하늘이길 바랬지만, 자연은 내먐대로 어찌할 수 없다. 다리를 건너 수국을 만나러 간다.

 

여기가 뚝섬가족마당이다. 모르고 온 건 아닌데, 마당이 생각보다 꽤 넓다. 마당 한가운데 수국이 있지는 않을 거 같고, 아무래도 마당 주변으로 수국길이 조성된 거 같은데 정확한 위치를 모르겠다. 왼쪽이냐? 오른쪽이냐? 선택을 해야 하는데, 오른손잡이라 그런가 자연스럽게 오른쪽으로 향했다.

 

산수국
산수국에 현혹돼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중~

방향을 못잡고 있을때, 오른쪽으로 무리지어 피어있는 산수국이 보였다. 일절 의심없이 저기구나 했다. 수국길로 안내하는 산수국인줄 알았는데, 반대방향으로 안내하는 미끼였다. 

 

넓은 뚝섬가족마당을 삥 돌아서 갈 줄 알았는데, 중간에 건너편으로 가는 길이 있다. 잔디를 밟고 가고 되던데, 풀독에 약한 1인이라서 닦여진 길로만 다닌다. 이때만해도 이 길도 맞나? 이러면서 걸었다. 지금은 헤매지 않고 잘 찾아갈 수 있는데, 처음이라서 서툴다.

 

뜻하지 않게 해바라기를 만나다~

해바라기의 개화시기는 8~9월이라고 한다. 7월에 만난 해바라기는 작고 여리다. 이번에는 수국이 주인공이니, 너는 다음달에 만나자구나.

 

서울숲 수국길 드디어 찾았다. 아까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방향을 잡았더라면 바로 오는 거였다. 처음이라서 살짝 헤맸지만, 결론은 너는 만났다. 군락지라고 하지만, 와~ 대단하네 할 정도의 규모는 아니다. 그래도 서울에서 봤던 수국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다양한 수국이 알차게 옹기종기 모여있어요~
목디스크가 우려되는 대두수국

한송이만으로도 커다란 꽃다발을 만들 수 있을 거 같다. 그동안 수국을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수국은 또 처음이다. "넌, 어느 별에서 왔니?"

 

자세히 보려면 수구리는 필수
같은듯, 다른듯, 하지만 우리는 수국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올해 조성된 수국길인 듯 싶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으니, 아직은 땅의 기운을 더 받고 싶나보다. 무럭무럭 자라서, 어엿한 수국으로 성장하길.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데, 왜 혼자만 차지하려고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식물절도도 엄연히 절도라는 문구, 완전 공감한다. 

 

분홍수국
보라수국
샤이수국

수국은 토양 산도에 따라 꽃색이 달라진다고 하던데, 꽃병 용액의 PH를 달리해 실험을 했는데 큰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단다. 토양보다는 종이나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는 거 같다고 한다. 출처는 농촌진흥청 꽃과 나무 사전이다. 뭐가 맞든, 수국은 수국이라서 좋다. 

 

너의 컬러는 뭐니?

작은 꽃들이 서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은 똑같은데, 자세히 보면 꽃잎의 크기가 조금씩 다르다. 사람들이 많이 찾을 거 같아, 서둘러 나왔더니 햇살이 강하지 않아서 좋다. 별다른 조명이 없어도, 자연광에 꽃도 잎도 반짝반짝 빛이 난다.

 

인물이나 꽃이나 역시 조명이 중요해~
서울숲 수국길 끝점

이제 막 걸음마를 뗐는데, 덩굴까지 기대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일 듯 싶다. 이래서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설마 내년에 왔는데  수국이 다니라 다른 길이라면 가만 두지 않을테다. 

 

수국에게 화려함은 먼 나라 이야기인 거 같은데, 자세히 보면 그 나름대로 엄청 화려하다. 작은 꽃잎이 모여 하나의 꽃이 되고, 여기에 다양한 컬러감까지 요즘 말로 수국은 꾸안꾸다. 

 

청초하다는 깨끗하고 순수한 아름다움이 있다는 뜻!
요리 보고

조리 봐도 예쁜기만 하다. 수국길을 걷고, 또 걷고, 몇번을 반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2020 수국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거 같다.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면 원없이 바라봐야 한다. 

 

포토존인데 인물 사진은 사양~
발길은 떨어지지 않지만, 오늘 아니 올해는 여기까지!

개인적으로 서울숲에 대해 안좋은 추억이 있는데, 수국으로 인해 이제는 좋은 추억만 가득이다. 발길이 떨어지지 않다보니,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된다. "수국아~ 우리 내년에도 다시 만날 수 있는 거지. 그렇다면 약속, 사인, 도장, 복사~"

 

늘 그러하듯 사진을 엄청 많이 찍었다. 그중에서 베스트로 뽑은 2020 서울숲 수국길에서 만난 수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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