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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원작을 읽어야했다. 전자책으로 나오길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어 영화부터 봤다. 만약 넷플릭스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더 기다렸을거다. 하지만 개봉때 아쉽게 놓친 영화였기에, 바로 관람을 했다. 원작부터 읽고 영화를 봤더라면 좋았을 거 같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원작을 읽어도 좋을 듯 싶다. 왜냐하면 영화에 비해 원작이 부부의 내면을 더 디테일하게 보여줄 거 같기 때문이다.

 

나를 찾아줘라는 제목과 간단한 영화소개만 보고, 내심 이런 영화이겠구나 했다. 완벽한 부부인 줄 알았는데, 5주년 결혼기념일에 아내가 사라졌다. 납치? 아니면 살인? 그 답을 찾아가는 영환 줄 알았다. 그런데 장르가 스릴러로 시작해 공포로 끝이 난다. 반전은 왜 그리도 많이 나오는지, 149분의 런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했다. 왜냐하면 또 반전이 나올까봐. 

 

둘의 만남부터 결혼까지 누가봐도 완벽한 바퀴벌레(?) 커플이다. 그러나 남들 눈에 그렇게 보일뿐, 그들 사이에는 단단한 벽이 가로막혀 있다. 이래서 부부사이는 부부만 안다고 하나보다. 설탕 폭풍을 뚫고 낭만적인 키스를 하던 그들, 결혼 5주년 당일 집에 도둑이 침입한 듯 엉망이 되어 있고 아내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일개 기자인 닉 던(밴 애플렉)과 달리 아내인 에이미(로자먼드 파이크)는 셀럽이다. 그녀의 어머니가 쓴 어메이징 에이미 동화시리즈의 실제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셀럽이 감쪽같이 사라졌으니, 작은 도시 미주리주를 넘어 미국 전역으로 대서특필된다. 아내가 사라졌으니 당연히 납치라 여겼는데, 사건은 점점 살인으로 그리고 그 범인으로 남편인 닉이 지목된다. 왜냐하면 수사를 하면서 밝혀지는 단서들이 죄다 남편을 지목하기 때문이다. 

 

벤 애플렉 / 로자먼드 파이크

영화는 납치보다는 살인에 집중을 하는데, 나의 촉은 자꾸만 둘 다 아닐 거 같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납치인데 돈을 요구하는 전화가 없고, 살인이라지만 남편이 너무 확고하게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닉이 자신의 제자와 바람을 피고, 권태기를 겪는 부부같지만 그렇다고 살인까지 할 간 큰 남편은 아니다. 백수 남편과 집도 차도 술집도 실제 실소유주인 아내, 아무리 아내가 밉더라도 남편은 살인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영화는 닉을 범인으로 몰아가고, 그가 살고 있는 미주리주에는 사형제도가 있다. 즉, 닉이 살인자가 되는 순간, 그는 사형수가 될 수도 있다. 가장 확실한 증거인 아내의 시체를 찾아야, 그를 살인자로 체포를 하는데 현재는 정황증거만 가득이다. 이제 남은 건 아내 시체를 찾는 거 뿐인데 런닝타임이 왜이리도 길까 했다. 설마 했다. 이게 다 에이미의 자작극일 줄.

 

정말 예상치 못했다. 영화는 갑자기 아내의 시점으로 바뀌더니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가짜 살인을 꾸미려면 철저해야 한다." 순간, 얼마전에 끝난 부부의 세계가 생각났다. 드라마도 예상치 못한 전개였는데, 영화는 드라마에 비해 더 심하다. 자신을 죽은 사람으로 만들고, 한적한 곳에서 여유롭게 힐링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철저한 준비로 늘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소독을 하고, 신용카드나 전화는 사절 돈은 무조건 현금만 쓴다. 염색을 하고, 일부러 얼굴에 상처를 내고, 폭력으로 인해 사연 많은 여자처럼 보이려고 한다. 

 

납치나 살인은 아니겠지 했지만, 자작극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에이미가 살아 있으니, 아내의 시체 찾기가 아니라, 남편이 사형을 당하느냐? 마느냐? 이게 문제다. 이 반전만으로도 충분한데 또 반전이 있을거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2014년에 개봉한 영화이니, 모든 반전에 결말까지 다 까발리고 싶지만, 지금도 영화 식스센스를 못본다. "누가 귀신이래." 이 엄청난 스포에 직격탄을 맞은 1인이라서다. 물론 나를 찾아줘 결말로 검색을 하면 다 나오겠지만, 혹시나 늦게라도 영화를 보고 싶은 분을 위해서 스포는 여기까지다.

 

사랑을 해서 결혼을 했고, 사랑이 시들면 이혼을 하는 부부도 있을테고 그렇지 않은 부부도 있을거다. 나를 찾아줘에 나오는 닉과 에이미는 둘 중 결혼을 망가뜨린 장본인은 누굴까? 처음에는 닉이라 여겼고, 마지막에는 에미이가 아닐까 싶지만, 쌍방 잘못이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하던데, 에이미의 변신은 무죄로 치장된 유죄다. 바람을 핀 닉이 잘못했지만, 에이미의 정체를 알고 난 후 한 집에 산다는 거 자체가 공포일 거 같다.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에이미에서 닉으로 감정을 환승했다. 원작은 에이미의 심리상태를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원작 소설이 매우 몹시 읽고 싶은 부분이다.

 

마지막 장면이 끝나고 다시 첫장면을 봤다. "아내를 생각하면, 항상 그녀 머리가 떠올라. 그녀의 두개골을 박살내고 뇌를 꺼내서 대답을 찾는 상상을 하지. 부부간의 기본적인 궁금증들. 무슨 생각해? 기분 좀 어때? 우리가 왜 이렇게 됐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의문투성이였던 첫장면은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나니 그제서야 이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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