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서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는 2편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정우성)로 나오고, 외교안보수석 곽철우는 북한 호위총국장 박진우(곽도원)로 나온다. 북은 남으로, 남은 북으로 배역바꾸기를 했다. 왜냐하면 강철비 시리즈의 진짜 주인공은 한반도이기 때문이다. 강철비2가 개봉한다고 했을까, 영화는 기대를 하면 안되지만 사실 기대를 많이 했다. 왜? 우리 우성님이 대통령으로 나오니깐. 영화 증인을 볼때도 눈부신 잘생김으로 인해 집중하기 힘들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흐름을 쫓아가야 하는데 시선은 한곳에만 꽂힌다.
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런닝타임 131분에 순식간에 지나가지만, 역시 양우석 감독이다. 영화 초반 살짝 EBS 교육방송 느낌이 없지 않지만, 고기도 구워본 눔이 잘 굽는다고 역사를 알아야 영화를 더 재미나게 볼 수 있기에 감독은 초반에 1타 강의를 배치한 거 같다. 한반도의 평화를 논하는 정상회담에서 왜 우리나라 대통령은 주인공이 아니라 중재자인지, 미리 알고 영화를 보면 더 재미나게 볼 수 있다.
영화처럼 한경재 대통령이 우리나라 진짜 대통령이라면, K팝에 BTS가 있듯 새로운 한류바람이 불지 않을까 싶다. K대통령 한경재, 그를 보기 위해 굳이 안해도 되는 국빈방문이 줄을 이을 듯 싶다. 다른 분야는 몰라도, 외교 하나는 끝판왕으로 정말 잘해낼 거 같다.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의 드라마나 영화 속에 등장하는 대통령은 누가 됐든 단연 탑은 우리 우성님이다.
우리의 평화를 반대하는 자는 누구인가? 모르고 있지 않았지만, 영화를 보면 더 명확하게 알게 된다. 6.25전쟁때 경제적으로 엄청난 발전을 한 나라와 겉으로는 평화를 말하지만 속은 무기판매에 열을 올리는 나라 그리고 혈맹국이라고 하지만 그 속을 절대 알 수 없는 나라. 이웃사촌은 좋은데, 이웃나라는 좋지 않다. 왜냐하면 남의 나라 사정보다는 내 나라 사정부터 따지니깐. 남과 북이 정전에서 종전이 되고 비핵화가 된다면 우리는 더할나위없이 좋지만, 이웃나라는 겉으로만 좋다고 할 뿐 속은 쓰리다고 할 것이다.
겉으로 드러내놓고 반대를 할 수 없으니, 정상회담을 못하도록 몰래 훼방을 놓는다. 현실에서 발어진 하노이 회담 결별을 보고, 표면적인 이유보다는 그 너머에 있는 이유에 더 집중을 했다. 왜 하필 당일날 청문회를 했으며, 성질 못되게 생긴 콧수염 아저씨의 목적은 회담이 아니라 깽판이었던 거 같다.(지극히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현실처럼 영화도 정상회담을 한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평화협정에 사인을 하는 회담이다. 그런데 예측 가능하듯, 회담은 결렬이 된다. 이를 위해 중재자로서 열라 고생한 한대통령은 이 회담을 놓치지 않기 위해 두 정상의 맘을 돌리려 노력한다.
그런데 왜 우리의 평화를 우리는 주인공이 아니라 중재자로 참여를 해야 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6.25전쟁때 이승만 정권이 엄청난 실수(라 할 수 있을까?)를 했기 때문이다. 국군이 독자적인 지휘체계를 유지하면서 전쟁을 수행하기가 불가능해서 작전지휘권을 미국에게 넘겨줬다. 이로인해 정전협정을 맺을때, 우리나라 대통령은 협정문에 사인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니 종전협정문에도 우리는 사인을 할 수 없다.
중재자라고 하지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동네북이 따로 없다. 북 호위총국장이 일으킨 쿠데타로 인해 좁아터진 잠수함에 3국 정상이 모였는데도 자기네 이익만 채우기 바쁘다. 주인공인 듯, 주인공 아닌, 중재자가 우리의 역할이다. 여기에 중국와 일본이 배후세력으로 등장하면서 한반도는 특히 독도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다. 센카쿠 열도 분쟁과 독도가 지들 땅이라는 주장하는 그나라는 미국의 동맹국이다. 영화에서 몹쓸 짓을 서슴없이 하는 그나라도 역시나 같은 나라다.
영화 초반의 지루함은 우리 우성님 바라기를 하면서 버텼다. 본격적으로 잠수함이 등장하면서, 우성님 바라기를 놓칠 정도로 완전 푹 빠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작은 아이패드로 영화를 즐겨 봤지만, 역시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참맛이다. 대형 스크린과 웅장한 사운드는 영화를 더 집중하게 만든다. 특히 잠수함 액션을 제대로 보려면 영화관이 정답이다.
원래 하려던 정상회담은 결렬이 됐지만, 좁디좁은 잠수함에 강제로 모인 세남자는 진짜 제대로된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 누가봐도 미국 정상은 카드 아저씨다. 감독의 노림수였을까? 영화에서 유머코드를 담당하고 있다. 40대 남한 대통령이니, 북 위원장(유연석)은 20대 아니면 30대 초가 아닐까 싶다.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한국 정상과 유창한 영어 실력을 뽐내는 북 위원장, 통역을 통해 1더하기 1은 2가 아니라 하나임을 보여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이곳은 대한민국 영해입니다." 히어로 영화를 보면, 사람들이 죽을 위기에 처했을때 어디선가 날개옷을 입거나, 강철옷으로 무장을 한 히어로가 등장을 해, 적을 무찌른다. 그장면에서 희열과 감동을 느끼게 된다. 강철비2 정상회담에도 그런 장면이 있다. 이제 다 끝났구나 하는 순간, 목소리로 사람을 울리기 때문이다. 별 거 아닐 수 있는데, 너무 몰입을 했는지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영화도 현실도 평화협정에 우리 대통령은 사인을 할 수 없다. 사인은 못하지만 그 누구보다 더 평화를 바라는 건, 우리가 아닐까 싶다. 평화협정에서 통일까지는 또 머나먼 길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 시작점에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 영화에서 2021년 7월 26일 남북미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제5차 회의 현수막이 나왔다. 잘하면 올 10월 늦어도 내년에는 영화처럼 우리도 종전국이 됐으면 좋겠다.
혹시나 못 들어가면 어쩌지. 살짝 떨렸는데 36.5도라고 나왔다. 한동안 영화관 가기 쉽지 않았는데, 체온측정부터 좌석 거리두기를 하고 있어 이제는 종종 가야겠다. 그래도 혹시 몰라 마스크는 벗지 않고, 일부러 조조시간대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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