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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영화 넷플릭스로 다시 보기. 얼마 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보고, 영화 아저씨가 보고 싶어졌다. 아저씨는 2010년, 타짜는 2006년 개봉작이다. 인생영화가 아니라면 10년, 14년이나 지난 영화를 또 볼 필요가 없는데 아저씨는 보니 문득 타짜도 보고 싶어졌다. 사실은 넷플릭스에 두편의 영화가 다 있어서 봤다. 액션과 도박, 개인 취향은 아니지만 명작답게 다시봐도 재밌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 황정민, 이정재가 아니라, 원빈, 박서준이라면 더 화끈한 액션을 볼 수 있지 않을까? 10년 전 아저씨에서 명품 액션 배우의 면모를 보여줬으니 원빈은 무조건 무조건이다. 그리고 박서준은 2019년 개봉작 사자에서 격투기 챔피언으로 나와 구마의식인지 악마를 때려잡는지 암튼 꽤나 멋진 액션을 보여줬다. 황정민을 원빈으로 이정재를 박서준으로 했다면, 어차피 액션영화라 미친 연기력은 필요없으니 액션 하나만은 끝판왕이 됐을 듯 싶다.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힌다.

 

영화 사자는 보긴 했으나, 따로 포스팅할 생각은 없다. 왜냐하면 구마관련 영화는 검은사제들이 훨씬 재미있으니깐. 사자는 구마라는 색다른 소재를 이용한 액션영화다. 안성기에서 최우식으로 속편을 암시하는 엔딩이 나왔지만, 누적관객수가 160만명이니 2편은 세상밖으로 나오지 않을 거 같다.

 

10년이 흐르니, 분홍소시지를 좋아한 소녀는 어느새 성인이 됐다. 엄마땜에 고생이 많은 딸, 하지만 범죄자 같은 아저씨를 만나고 아이는 웃는다. 도움이 필요한 순간, 아저씨가 모른척하지만 그럼에도 아이는 아저씨를 미워할 수가 없다. "아저씨까지 미워하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 한개도 없어. 그 생각을 하면 여기가 너무 아파."

 

아이를 구한 건, 옆집아저씨이지만 사실 먼저 아이를 구한 사람이 있었다. 아이의 눈알을 갖고 오라는 두목의 말을 거역하고, 아이 엄마의 내장을 모조리 꺼냈던 의사의 눈알을 대신 가져간다. 누가? 아저씨와의 1:1에서 의리, 우정 암튼 동질감을 느꼈던 킬러가 죽음으로부터 아이를 구해준다. 대사 한마디 없지만, 킬러가 등장할때마다 살짝 쫄긴했다. 혹시 우리 아저씨가 죽으면 어쩌나 해서다. 

 

악역하면 김희원인데, 아저씨는 그에게 있어 처음으로 비중있는 역할이었다고 한다. 전혀 신인같아 보이지 않고, 진짜 악랄하고 무서운 악마같은 눔이구나 했었다. "야~ 이거 방탄유리야. 개삐리리삐리리야."는 다시 봐도 엄청 웃긴데, 두 배우의 눈빛은 진지하기가 이를데 없다. 동생인 종석의 죽음은 악당의 최후로 나름 비장했는데, 형인 만석의 죽음은 웃프다. 

 

방구석 1열에서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형사로 곽도원이 나왔는지 몰랐을 거다. 예전 영화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는, 지금과는 많이 다른 대스타의 풋풋했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거다. 

 

영화 아저씨를 극장에서 봤던가? 10년 전부터 블로그를 했다면 리뷰가 있을텐데 2012년부터 시작을 해서 없다. 워낙 유명한 장면이고, 패러디도 너무 많아서 이제는 식상할 거 같았는데, 다시보니 또 심쿵모드다. "니들은 내일만 보고 살지? 내일만 사는 놈은 오늘만 사는 놈한테 죽는다." 잉~ 무슨 말이야. 전화를 받고 있는 김희원처럼 나도 뜨악했다. 

 

"금이빨 빼고 모조리 씹어먹어 줄게." 굳이 옆집 아이를 이렇게까지 해서 구할 필요가 있을까? 한번 모른척 했으니 두번도 할 수 있을텐데, 오늘만 사는 아저씨에게 두번은 없나보다. 자신으로 인해 떠나보내야 했던 아내와 아이를 생각해서 그런 거 같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다. 아이는 살고, 아저씨는 죽을 거라 예상했지만, 악당만 죽었을뿐 아저씨는 법의 심판대에 선다. 악의 소굴에서 아이들을 구하긴 했으나, 워낙 많은 사람이 죽었으니 백퍼 무기징역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그 실력이 너무 아깝기에,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요원(한국판 킹스맨, 양복도 엄청 잘 어울리니깐)이 됐을 거 같다. 

 

영화 타짜 이후 두편의 속편이 나왔지만 안봤다. 넷플릭스에 2, 3편이 있어도 안볼거다. 왜냐하면 고니(조승우)와 정마담(김혜수), 악귀, 너구리가 나오는 타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관에서 타짜를 보고, 속편을 무지 기대했었다. 마지막 장면이 마카오인 듯 아닌 듯, 암튼 해외로 떠난 고니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면서 끝이 났기 때문이다. 화투에서 이제는 카드로 그 영역을 확대하는 건가 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속편은 아무래도 영원히 못 볼 듯 싶다.

 

타짜를 10번도 넘게 봤다는 사람도 있던데, 솔직히 그런 필요가 있는 영화인가 했다. 하지만 개봉이후 오랜만에 다시 보니, 왜 여러번 보는지 조금은 이해할 거 같다. 장면마다 툭 등장하는 명대사에, 미친 연기력을 맘껏 보여주는 배우진들 그리고 2006년에 개봉작인데도, 장면이 올드하지가 않다. 시대극 느낌이 난다는 정도랄까? 타짜가 인생영화까지는 아니지만, 두어번 더 봐도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다. 

 

“화투는 슬픈 드라마야.", "손은 눈보다 빠르다.", "세상이 아름답고 평범하면 우린 뭘 먹고 사니?", "이 바닥엔 영원한 친구도 원수도 없어."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다 명대사다. 평경장을 죽인게 악귀가 아니라 정마담이었다는 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때는 그랬는데, 지금 다시보니 반전까지는 아니고 너구리가 등장하기 전에 범인은 정마담인지 이제는 알겠다. 악귀의 비중은 후반부에 집중되어 있는데, 굳이 평경장을 죽인 살인범까지 만들 필요는 없었을 거다. 악귀를 범인으로 몰아가는 것도 악귀에게는 도움이 됐을 거 같지만, 곽철용의 복수를 도와주는 그는 나름 의리파로 살인까지 할 위인은 아니다.

 

타짜가 나오기 전, 도박영화하면 홍콩이었다. 주윤발, 유덕화, 여명 등 느와르와 함께 도박은 홍콩이 맛집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 옛이야기가 됐다. 왜냐하면 홍콩보다 한국이 더 맛있으니깐. 타짜는 굵직한 주연배우급은 별로 없지만, 주조연급 연기 달인들이 대거 나온다. 하나하나 다 개성있고, 맛깔나게 캐릭터를 보여주기에, 룰에 대해 몰라도 영화보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그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니깐. 

 

이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평경장은 곧 정마담한테 죽겠구나. 그때도 지금도 죽고 나서 범인을 찾았을뿐, 미리 예측하지 못했다. 아귀를 연기한 김윤식 배우는 타짜가 처음은 아닌데, 워낙 독보적인 등장에 엄청난 캐릭터라서 영화가 끝나고도 여운이 오래 갔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고니에게 당했을때는 살짝 애처롭기까지 했지만, 워낙 못된눔이니 그래도 싸다. 

 

낯선자를 조심하라 / 사는게 예술이다 / 도박의 꽃 설계자 / 화려한 돈 / 폭력은 박력이다 / 아름다운 칼 / 눈을 보지마라 / 악당이 너무 많다 / 죽음의 액수 / 문은 항상 등 뒤에서 닫힌다. 명대사만큼 소제목조차도 멋스럽다.

 

명절때 친척들이 모이면, 가끔 화투를 쳤다. 옛말에 첫끝발이 개끝발이라고 했다. 이상하게 초반에는 돈을 따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내앞에 수북히 쌓인 동전은 서서히 사라진다. 요즈음 사람은 물론 모바일에서도 맞고는 안한다. 왜냐하면 포커페이스가 안되고,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무엇을 내는지 패를 읽어야 하는데, 나만 보기 때문이다. 도박은 전혀 갈 생각이 없는 길이기에, 간접 경험은 영화 감상만으로도 충분하다. 

 

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영화 신세계도 다시 봤다. 황정민, 이정재 콤비는 신세계에서 끝났어야 했다. 브라더 빼고는 욕설뿐인 황정민과 까칠모드 이정재, 둘은 적대관계로 만나면 안된다. 역시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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