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락희안
여름이 왔다는 건, 중국냉면을 먹을때가 왔다는 거다. 다른 계절에는 맛볼 수 없기에,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는다. 일반 냉면에는 겨자가 필수지만, 중국냉면에는 땅콩소스가 필수다. 시원 고소 독특한 그 맛을 찾아, 목동 락희안으로 향했다.
둘이서 왔다면 일반 테이블에 앉을텐데, 혼밥이라서 바테이블에 앉았다. 벽을 보고 먹는 건 살짝 맘에 안들지만, 혼자서 4인 테이블 독차지보다는 바테이블이 맘 편하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타임이라, 2시 언저리에 왔다. 은근 먹을데가 없는 목동답게 비어있는 테이블이 별로 없다. 다행히 다 먹고 나올때 사람이 없기에 후다닥 담았다.
굳이 메뉴판을 볼 필요는 없었지만, 나름 뭘 먹을지 고민을 하면서 메뉴판을 쳐다봤다. 작년에는 메뉴판에 중국냉면이 없었는데, 올해는 생겼다. 여름철 별미이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중국냉면(10,000원)을 주문한다. 올때마다 대만짜장을 먹고 싶은데, 혼자서는 무리이기에 이번에도 꾹 참았다. 많이 시켜서 남기기 보다는, 남김없이 먹는 걸 좋아하니깐.
락희안은 기본반찬으로 피클과 자차이(자샤이) 무침이 나온다. 단무지대신 고급진 오이, 무피클이라서 좋은데, 하필이면 향이 무지하게 강한 샐리리가 들어 있다. 무를 먹는데도, 오이를 먹는데도 샐러리 맛이 난다.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자차이무침만 집중공략했다.
우리식 시원한 냉면에는 겨자와 식초를 꼭 넣어서 먹지만, 중국냉면은 톡쏘는 알싸한 맛보다는 고소한 맛으로 먹는다. 왜냐하면 땅콩소스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냉면을 처음 먹을때 생뚱맞게 땅콩소스가 왜 있지 했는데, 지금은 조금 더 추가해도 괜찮을 거 같다.
오이채 옆에는 냉채에 나오는 해파리 같다. 그리고 오향장육에 나오는 고기랄까? 우리식 냉면에 들어있는 수육과 다르게 고기 자체에도 중국스러운 독특한 맛이 있다. 그 옆에는 나물같은데 한국인의 밥상에 나오는 나물은 아닌 거 같고, 공심채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새우는 서너개뿐이지만, 건해삼은 듬뿍 들어있다. 진한 육수는 보기와 달리 간이 세지 않다. 아직은 땅콩소스를 풀기 전이라 살얼음 육수가 주는 시원함과 함께 깔끔한 맛이 뒤이어 찾아온다.
락희안 3대의 고집 항목에서 건강을 위해 흑미, 백미, 보리, 메밀, 밀 등을 함께 반죽해 숙성시킨 생면을 사용한다더니, 면 때깔이 확연히 다르다. 역시나 찬육수라 사진을 마구 찍고, 느리게 천천히 먹어도 면은 절대 불지 않는다. 뜨거운 면요리를 먹을때는 속도전이 필요하지만, 차가운 면요리는 장기전을 해도 된다.
그저 땅콩소스를 풀었을 뿐인데, 때깔부터 달라졌다. 기름이 동동 뜬 거 같지만, 보기와 달리 맛은 엄청 고소하다. 역시 중국냉면에는 땅콩소스가 답인데, 우리식 냉면도 그럴까? 한번 해보고 싶지만, 100% 망작일 거 같아서 안할거다.
쫄깃한 면에 고소함이 더해지니 아니 좋을 수가 없다. 여기에 고명으로 나온 고기와 나물을 올려서 먹으면 더 중국(또는 대만)스럽다.
식감 좋은 해삼과 해파리를 더하니 입안에서 아삭, 쫄깃, 쫀득쫀득, 오도독 식감 파티가 열렸다. 다른 계절에는 맛볼 수 없기에, 많이 덥고 습하지만 이 여름이 반갑다.
자차이무침을 면에 올려서 먹기 보다는, 반찬으로 따로 먹는게 더 좋다. 박완서 작가의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를 읽으며, 행복한 점심 한끼를 했다. 장마가 끝나면 진짜 폭염이 찾아올텐데, 시원 고소한 중국냉면을 먹으러 한번 더 와야겠다.
목동 락희안 아기짬뽕 아니고 이가짬뽕
락희안 목동점 지난달에 갔을때 혼밥하기 좋은 바테이블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 비가 올듯말듯 한 어느 흐린 여름날 급 짬뽕이 먹고 싶어졌다. 지금 있는 곳은 어디? 목동이다. 이 근처에 아~ 맞�
onion02.tistory.com
목동 락희안 대파꿔바로우와 중국냉면
목동 락희안 은근 먹을데가 없는 목동에 괜찮을 중국집이 생겼다? 어떤 곳일까 내심 궁금했는데, 우연인듯 운명인듯 근처에 월간친구가 있었고, 그렇게 우리는 락희안에서 급만남을 하게 됐다.
onion02.tistory.com
'폼나게먹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물이 끝내주는 고등어 김치찜 대흥동 군자네 (20) | 2020.07.10 |
---|---|
맵린이에게 버거운 영등포 송죽장 고추짬뽕 (feat. 군만두) (21) | 2020.07.09 |
마음의 양식은 아크앤북, 몸의 양식은 무월식탁 을지로점 (11) | 2020.07.06 |
새콤달콤한 맛과 식감이 즐거운 물회 용강동 연안식당 (27) | 2020.07.03 |
비가 오면 생각나는 부침개 도화동 히말라야어죽 (28) | 2020.07.01 |
시원 고소 독특한 중국냉면 목동 락희안 (17) | 2020.06.29 |
갑오징어구이가 생각날때 황학동 옥경이네건생선 (26) | 2020.06.26 |
경춘선숲길 옆 라라브레드 공릉점 (24) | 2020.06.23 |
맵거나 느끼하거나 맵느맵느 도화동 스쿨푸드 (32) | 2020.06.19 |
시원 쌉쌀한 도토리 묵사발 목동 봉평메밀막국수 (21) | 2020.06.17 |
수라상이 일절 부럽지 않은 집밥 도화동 히말라야어죽 (18) | 2020.06.15 |
중국냉면은 안먹어봤는데 ㅎㅎㅎ어떨지 궁금하네영
중국냉면 안먹어봤는데 먹어보고 싶네요 ^^
중국냉면도 있군요
웬지 독특한 맛일 것 같아요
맛보고 싶어집니다.. ^^
와 중국냉면 맛있어 보이네요...~~~ 한번 먹어 보러 가야겠네요~ 오늘도 행복한 월요일 되세요~~^^
저도 먹고 싶어지는데요
맛있겠어요 먹으로 가야겠어요
중국냉면이라니 되게 독특한데요? 한번 꼭 먹어보고싶네요^^ 공감 꾹 누르고 갑니다
처음보는 메뉴인데요~중국에도 냉면이 있구나~소바처럼 생겼네요~
저도 짜사이 좋아해요 하하하하^^;;;
뭔가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듯한 맛이
사진 너머로 느껴지는 듯 합니다. ^^
냉면을 워낙 좋아해서 여름이면
냉장고에 쟁여두고 해 먹는데,
중국 냉면을 보니 땅콩소스를 풀고
시원하게 먹어보고 싶네요.
남쪽은 곧 비가 내릴 듯한 날씨네요.
장맛비에 비피해 없도록 조심하시고,
행복한 한주 보내길 기원합니다~
제대로 된 중국식 냉면은 먹어본 적이 없는데
짜차이랑 같이 먹으면 맛있겠는데요
여름 별미로,, 가까이 잘 하는 가게 있으면 한 번씩 먹어보고 싶습니다.^^
냉면을 좋아하는데 한 번 먹고싶어 집니다.
중국냉면 특이하고 맛있어 보이네요.
기회가되면 방문해보아야 겠습니다.
좋은곳 소개시켜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한주 되세요.
저렇게 깨끗하게 드신 거 보면 맛을 알 것 같아요 ㅎㅎㄹ 중국 냉면 생소한데 맛나보이네요
땅콩소스를 넣어서 먹는군요 ..
고소한 맛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궁금합니다. ㅎ
대만짜장면은 처음 들어 봅니다.
어떻게 생겼기에 혼자서는 못 먹을까요? ㅎ
중화요리는 혼자 먹기 힘들어요 .. ^^
중국식 냉면이 참 맛있어 보이네요,
고소하면서 시원함이 느껴질거 같아요
목동의 맛집 잘 봤습니다.
중화냉면도 매력있죠^^
잘 보고 갑니다~
땅콩소스가 들어갔다니, 저에게는 좀 맞지 않는 조합이군요~^^
땅콩소스는 샌드위치 먹을 때만..ㅎㅎ
그래도 반복해서 설명하시니 다음에 맛보고 싶네요~^^
제가 먹었던 중국냉면이랑은 좀 다른게 독특하기는 하네요..
냉면에 땅콩소스라니 의외의 조합이기도 하구요
맛있게드셨는데 죄송하지만 보기에도 비주얼은 그닥이구요..ㅎㅎㅎ
그래도 땅콩소스가 들어간 독특한 중국냉면이 어떤 맛인지 궁금하기는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