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강동 연안식당 마포점
개인적으로 냉한 체질이라서 시원한 음식보다는 따뜻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그걸 아는데도 불구하고 여름이라서 자꾸만 찬음식이 당긴다. 작년 요맘때 먹었던 물회를 잊지 못해 다시 찾았다. 용강동에 있는 연안식당이다.
바쁜 점심시간을 피해서 가면 한산하니 좋다. 혼밥하기 딱 좋은 분위기다. 자고로 물회는 바닷가마을에 가서 먹어야 제맛인데, 이래저래 멀리 갈 수 없으니 꿩대신 닭이다. 사실 꿩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닭고기가 훨씬 더 맛있을 거 같은데, 그럼 닭대신 꿩이라고 해야하나.
꼬막국수와 멍게국수도 살짝 끌리지만, 애초에 여기 온 목적은 하나다. '연안 해산물 물회(15,000원) 주세요."
기본반찬 5가지와 바지락이 들어 있는 미역국이다. 슴슴한 콩나물무침, 굽지 않은 생김, 그냥 먹어도 짜지 않은 간장게장, 톡쏘는 맛이 좋은 갓김치 그리고 무장아찌다. 밥과 국은 개별 그릇에 나오는데 반찬은 공용이다. 예전에는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코로나19 시대 밥과 국처럼 반찬도 개인별로 따로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대중화가 될때까지, 슬기롭고 안전한 외식생활은 혼밥이 아닐까 싶다.
지난해에는 한꺼번에 나왔는데, 올해는 물과 회가 따로 나왔다. 먼저 물부터, 얼음 동동 빨간물은 매운맛은 하나도 없고, 새콤달콤하다. 회대신 육회를 넣어도 좋을 듯 싶다.
쫄깃한 소라와 고소한 새꼬막은 생물이 아니라 삶아서 나왔다. 둘 다 생으로 먹기 보다는 숙회로 더 많이 먹는다.
오도독 식감 깡패 해삼과 달큰한 갑오징어는 회로 나왔다. 개인적으로 반건조 갑오징어를 좋아하지만, 물회에는 건보다는 생이 정답이다.
주황빛깔 멍게는 다섯가지 해산물 중 양이 가장 적으나, 깊은 바다 향만은 단연 탑이다. 육수에 넣기 전에 호로록 다 먹고 싶으나 참았다. 왜냐하면 같이 먹어야 하니깐. 지금 메뉴판을 보니, 멍게 추가가 있다. 양이 적다고 살짝 투덜댔는데, 추가를 했어야 했다.
노란면은 아마도 치자 국수가 아닐까 싶다. 국수 뒤로 보이는 거대 산은 죄다 채소뿐이다. 채소부터 육수에 넣고 있는데, 이런 무순과 오이만 있는 줄 알았는데, 당근도 엄청 많다. 오이에 비해 굵기가 얇아서 당근 맛이 강하게 나지 않는다.
다섯가지 해산물 중 멍게는 빼고 먹어야 한다. 워낙 향이 강하다보니, 다른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오도독 해삼을 시작으로 달큰한 갑오징어와 고소한 꼬막 그리고 쫄깃한 소라가 연이어서 뽐내기를 한다. 하지만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멍게가 들어가는 순간, 입안은 주황빛깔로 통일이 된다.
1차로 회만 먹었다면, 2차는 국수랑 함께다. 육수를 촉촉이 머금은 면에 뭘 올려서 좋다. 채소만 올리면 살짝 단조로우니, 해산물과 같이 먹어야 한다. 그나저나 역시 멍게는 멍게다. 무엇을 함께 하듯, 다 멍게화가 된다.
3차는 반찬 활용이다. 꼬막비빔밥에는 생김이 딱인데, 물회도 마찬가지다. 물회만 먹으려니 살짝 허전해서, 밥과 갓김치를 더하니 완성이 된 느낌이다. 시원하고 새콤달콤한 물회를 먹고, 창밖을 보면 멋진 바댜가 펼쳐져야 하는데 아쉽게도 빌딩숲이다.
국수도 좋지만, 역시 물회에는 밥이다. 주인공은 마지막에 나와야 하고, 따끈한 밥보다는 찬밥이 더 좋아서 뚜껑을 열어놓고 기다렸다. 그나저나 멍게는 다 먹을 줄 알았는데, 아직 남아 있다. 밥에 멍게와 해삼을 올리니 먹기 전부터 행복하다. 녹색이가 옆에 있다면 더 좋았을텐데, 요즘 알콜을 멀리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다.
밥을 먹는데 김치가 빠지면 안되니, 갓김치를 올려서 먹는다. 바닷가마을은 아니지만, 여름 별미 물회를 가까운 곳에서 먹을 수 있으니 좋다. 찬음식을 먹을때는 배앓이를 할까 걱정이 되는데, 맛있으면 0칼로리처럼, 맛있으면 배탈은 없다.
용강동 연안식당 여름이니깐 해산물 물회
용강동 연안식당 겨울에는 꼬막비빔밥을, 봄에는 꽃게살 비빔밥을 여름에는 해산물 물회다. 계절이 바뀔때마다 신메뉴가 나오고, 해산물 덕후는 이를 쉽게 지나칠 수가 없다. 더운 여름 얼음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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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물회를 시키면 대부분 밥만 따로 나오고
나머지는 그릇에 다 담겨져 나오는데,
회와 재료들이 따로 나오는 게 훨씬 좋아 보이네요.^^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연안식당의 물회는
완전 맛있겠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비밀댓글입니다
비밀댓글입니다
헉헉
멍게 너무 좋아요🤩👍
새콤달콤 아주 좋아하는데~
너무 맛있는 정보입니다.
요새 불금이라는 말은 잘 안하는거 같던데
어쨋거나 즐건 금욜 되세요
오~연안식당 물회철인가요~
연안식당 물회는 생각보다 잘 나오네요
작년에 물회를 먹어보질 못했는데
딸이 부산에서 올라오면 바로 연안식당 가야겠네요..^^
즐거운 불금 나시길 바랍니다~!
불끈불끈! 불금불금!
일주일 한주 잘 보내셨나염 .. ? ㅎㅎ
한주도 고생 하셨다구 인사드리러 왔찌요~
주말은 푸우우욱~ 쉬시고 :-)
또 다음주를 준비하자구요~~!
오늘은! 맛있는거 시켜 드세요 ㅎㅎ
집근처에 연안식당이 있는데,
주말에 방문해서 먹어보아야 겠습니다.
맛있는 메뉴 소개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기분좋은 하루 되세요.
식당 외관부터 내부, 메뉴까지 깔끔한 느낌입니다.
시원하고 새콤하고 넘 맛있을 것 같아요~!
여름에 입맛 돌게하는 그런 메뉴네요~!^^
물회 먹은지 오래되었는데 한번 먹으러 가야겠습니당 ㅎㅎ
맛있는 물회 한 그릇이면 여름이 시원하지요.
저는 물회에는 밥 보다는 소면이 좋더라구요. ㅋㅋ
갓김치와 함께하는 물회는 색다르겠습니다.
꿩고기 맛있습니다. 비싼게 흠이지만 .. ^^;;
재료를 따로주는 퍼포먼스가 좋아요 😄 가봐야겠어요
아 여기도 서울이라 행복하네요 ㅠㅠ 서울 가면 가보고 싶은 곳이 생겼네요. 물회 너무 좋아하는데 물회 먹으러 속초까지 갔었는데 ㅠㅠ 물회가 따로 나오는 건 신기하네요! 그런데 멍게 국수? 이것도 뭔가 궁금해요 ㅎㅎ 친구랑 같이 가서 여러개 시켜 먹어야 할 곳 같네요
한끼 식사를 제대로 즐기고 오셨네요! ^^ 물회 저도 상당히 좋아합니다!
사진만 봐도 군침이 흐르네요! 오랫만에 연안식당 메뉴를 잘 보고 갑니다!
점점 음식 사진실력이 좋아지는데요
사진만으로도 맛이며 향이며 느껴지는데요
덕분에 좋은포스팅 읽고갑니다.
연안 식당에 물회도 있었군요! 생각을 못했네요. 여자친구와 꼬막비빔밥 먹으러 몇 번 갔었는데 이런 회 종류도 있었다니. 여자친구가 회를 못 먹어서 회 먹을 기회가 없는데 이곳 가서 물회라도 먹어야겠어요! 보면서 저도 소주가 많이 당겼는데, 사실 오늘부터 비음주자가 되기로 결심했거든요. 양파님도 멀리하려고 노력 중이신 건가요? 포스팅 보면서 '먹으러 가면 소주가 당기겠는데' 생각하고 있었는데, 같은 생각을 하고 계셨다니 반갑습니다
연안식당, 고래식당 같은 계열사인가봐요. 인테리어가 일관성있어서 위아래층에 있어도 전혀 어색함이 없네요. 물회는 물과 회가 따로 나오는게 신기하네요
안그래도 얼마전부터 물회가 생각나기 시작했는데 이웃님이 가보셨으니 믿고 한번 먹으러 가봐도 될 것 같습니다ㅋ
물회보니 또 먹고 싶네요
물회는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