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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동 한입소반 서울고속터미널

햄없는 김밥은 먹어봤지만 단무지 없는 김밥은 처음이다. 우리집 엄마표 김밥은 단무지대신 직접 만든 무장아찌를 넣지만, 밖에서 먹는 김밥에 단무지는 필수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봐도 단무지가 없는 줄 알았는데 아주 작은 단무지가 있다. 단무지 보다는 아삭 시원한 묵은지가 매력있는 반포동 서울고속터미널에 있는 한입소반이다.

 

서울고속터미널에 왔으니, 버스를 타고 어디든 떠나야 한다. 그런데 버스가 있는 1층이 아니라 강남꽃도매상가가 있는 3층으로 올라갔다. 이유는 당연히 꽃을 구입하기 위해서다. 지금껏 꽃선물을 받기만 했는데, 직접 구입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 어색하다. 

 

셀프 플라워버킷 챌린지를 하기 위해 갔는데, 상가에 사람이 엄청 많다. 화훼농가가 많이 어렵다고 해서 여기도 썰렁할까 걱정했는데, 북적북적하니 기분이 좋다. 사진은 많이 못 찍었지만, 전혀 아쉽지 않다. 강남꽃도매상가는 생화와 조화 매장이 나눠져 있다. 생화를 구입한다면 아침 일찍 서둘러야 한다. 왜냐하면 영업시간이 새벽부터 오후12시까지다. 

 

꽃은 참 이상하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더불어 은은하게 퍼지는 꽃향기는 사람은 무장해제 시킨다. 까칠하기는 하나 착한 사람인데, 이날은 유독 순둥이가 됐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수국 한다발에 날아갈 듯 기분이 좋다. 참, 강남꽃도매상가에서 꽃을 구입하면 신문지에 싸준다. 꽃다발로 만들고 싶다면, 꽃을 구입한 매장이 아니라 꽃다발을 만들어 주는 매장을 찾아가야 한다. 수국 한다발에 오천원, 꽃포장 3,000원은 모두 현금으로 결제했다. 

 

꽃으로 인해 행복감은 가득이지만, 배고픔은 채워주지 못한다. 행복은 행복, 배고픔은 배고픔이다. 수국꽃다발을 들고 1층에 내려왔더니, 가성비가 갑이라는 노브랜드 버거가 뙇 나타났다. 엄청 핫하다는데, 아침에는 빵보다는 밥을 먹어야 한다.

 

한입소반 강남터미널점

늦은 아침, 이른 점심에는 햄버거보다는 김밥이다. 솔직히 여기 상호명이 한입소반인 줄 몰랐다. 전지적 참견시점을 통해 이영자김밥으로 알고 있었고, 숙대 근처에 매장이 있는 줄 알았는데 서울고속터미널에도 있다. 방송의 효과일까? 여기저기 체인점이 생겼나 보다. 궁금했던 차에 옳다구나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테이블이 있긴 하지만, 장소가 장소라서 포장이 많나보다. 매장에서 김밥을 먹을 수는 있지만, 포장전용 매장이라서 물이나 국물 종류는 제공하지 않는단다. 

 

묵은지참치김밥(4,000원)이 가장 유명하니깐, 그걸로 주문 완료. 크림치즈김밥에 시레기김밥도 궁금하지만 혼자서는 무리다.

 

수국 옆에는 묵은지참치김밥
저게 단무지야?

전용 포장용기가 있지만, 주문할때 미리 말하면 쿠킹호일에 담아준다. 타이밍을 놓쳐서, 아쉽게 포장용기로 받았다. 첫 느낌은 김밥이 생각보다 꽤나 두툼하다. 하나 하나 먹을때마다 한입만 각일 거 같다. 고소한 깨도 한가득이다. 김밥은 겉모습보다는 그 속을 봐야 한다. 요즘 김밥의 트레드는 밥은 적게, 속재료는 많게다. 한입소반도 그렇다. 

 

밥은 김밥이라서 구색맞추기일까나, 정말 조금 들어 있다. 정중앙에는 참치가 있고, 참치를 감싸고 있는 건 묵은지다. 그 옆으로 계란과 당근, 우엉, 어묵, 시금치가 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단무지가 없는 줄 알았는데, 아주 자그만한 단무지가 시금치 주변에 살짝 숨어 있다.

 

다른 김밥처럼 커다란 단무지는 아니지만, 먹을때 전혀 아쉽지 않다. 왜냐하면 묵은지가 단무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기 때문이다. 아니 단무지보다 훨씬 훌륭하다. 단무지가 갖고 있는 아삭함, 묵은지도 갖고 있다. 여기에 다른 김밥에서는 맛볼 수 없는 시원함이 있다. 김밥이 식어서 시원한게 아니라, 묵은지의 시원함이 김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원함으로 인해 김밥을 먹는데 물이나 국물 생각이 전혀 안난다.

 

혼밥이지만 밥 양이 너무 적어서 한줄로는 부족할 거 같았는데, 다른 속재료가 많아서 한줄로도 든든하다. 입이 작아서 먹을때 살짝 힘들었지만, 절대 끊어 먹지 않았다. 묵은지참치김밥, 기발하고 엄청난 아이디어다. 다른 김밥도 궁금하지만, 한입소반에 갈때면 어김없이 묵은지참치김밥을 주문할 거 같다. 그나저나 오랜만에 터미널까지 갔는데, 버스를 타고 가까운 근교라도 갈 걸, 살짝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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