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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동 프레드릭베이커리 송리단길 카페

빵집과 카페를 구분하는 기준은 빵을 만드는 주방이 보이면 빵집, 안 보이면 카페다.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에 따라 방이동에 있는 프레드릭 베이커리는 카페다. 하지만 빵도 있다. 종류가 워낙 많아서 뭘 먹어야 하나? 시그니처인 하드라떼와 함께 마들렌과 공주밤 식빵을 골랐다.

 

프레드릭 베이커리는 밖에서 보는 거와 달리, 내부가 꽤 넓다.

한가해서 공간이 더 넓게 보이는 거 같다. 텅 비어 있는 공간은 빵만 사서 가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인 듯 싶고, 그 옆으로 테이블이 놓여있다. 개인적으로 커알못이라서 카페를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요즈음 가끔씩 간다. 시간을 때우기 보다는 책을 읽기 위해서다. 독서량을 늘리기 위해 요즈음 이어폰도 챙기지 않고 다닌다. 절대 에어팟이 없어서는 아니다. 방이동에 오랜만에 왔기에 올림픽공원에 갈까 하다가 관뒀다. 절대 30분 이상 걷기 싫어서는 아니다. 

 

멀리서 봐도 내취향 아닌 호밀빵이 가득~

달지 않은 빵을 좋아하지만, 호밀빵 맛은 아직 잘 모르겠다. 크림치즈나 발사믹 오일이 있다면 모를까? 빵만 먹으면 상한 듯한 시큼한 맛이 확실히 내취향은 아니다. 하지만 옆 칸에 있는 식빵 중에서 공주밤 식빵은 좋아한다. 직원에게 빵 속에 밤이 가득 들어있냐고 물어보니 그렇단다. 무늬만 밤식빵을 몇번 겪어봐서, 밤식빵을 살때는 항상 물어본다. 왜냐하면 그 속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달달구리 구역
마들렌에 앙버터 라인은 다 먹어보고 싶다.

설마 모형을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먹을 수 있다는 건데, 하나하나 장인의 정성이 느껴질만큼 정교하고 섬세하다. 요런 건 먹지 말고 그저 바라만 봐야 한다. 절대 극악스러운 가격때문이 아니다. 

 

메뉴판 하단에 있는 시그니처 라인에서 딸기 하드라떼를 봤는데, 시즌이 끝나 민트 하드라떼가 생겼다. 민트는 치약맛이 나고, 초코는 넘 달고, 같은 쓴맛 계열이지만 말차보다는 커피가 날 듯 싶어 하드라떼(6,500원)를 주문했다. 

 

스탬프를 8개나 받아야 하는데 이제 2개
이건 라떼인가 하드인가?

하드라떼는 하드 + 라떼다. 일반적인 커피라떼에 우유아이스크림과 커피 샤벳으로 만든 하드가 통째로 들어가 있다. 하드가 녹기 전에 라떼맛은 쓰다. 오후 2시 이후로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 과잉 섭취로 인해 잠을 못잔다. 살짝 불안했지만 달달한 하드가 들어가니 괜찮을 줄 알았다. 하지만 역시는 역시다. 새벽 3시가 지나서 하품이 나왔고, 4시쯤 잠을 잤다. 잠을 버려야 했지만, 하드라떼는 부드럽고 달달하니 좋았다.

 

유자 마들렌(2,400원)

조개 껍데기 아니고, 발로나 초콜릿이다. 유자 향이 나는 마들렌인 줄 알았는데, 빵 속에 유자 과육이 들어 있다. 상큼하게 시작해 부드럽게 넘어가고 고소함이 남는다. 라떼랑 당근 잘 어울린다. 

 

누군가는 하드부터 먹는다고 하던데, 라떼를 연하게 마셔야 하기에 그대로 녹였다. 시간이 갈수록 커피우유로 변하기에 잠을 잘 수 있겠구나 했는데, 커피 샤벳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맛은 라떼에서 커피우유가 됐지만, 그래도 커피는 커피다.

 

공주밤 식빵(5,000원)

프레드릭 베이커리 공주밤식빵은 탕종으로 저온숙성 및 발효시킨 쫄깃한 식감의 식빵이라고 한다. 공주밤이라고 나와 있으니, 원산지는 국내산이 맞을 듯. 밤식빵에 들어 있는 밤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단맛이 나는데, 시럽을 발랐는지 단맛이 강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여기 밤식빵은 정직하다. 단맛이 과하지 않고 적당하다. 알알이 박힌 밤도 은근 많고, 속은 쫄깃 겉은 고소하다. 

 

배가 불러서 한조각만 먹고 나머지는 냉동고에 보관했다가 다음날 먹었다. 자연 해동 후, 밤식빵은 어제 그 맛으로 다시 돌아왔고, 이번에는 커피없이 두유랑 먹었다. 사람은 매번 비슷한 실수를 거듭한다. 자주 갈 수 없는 곳에서 맘에 드는 빵을 골랐으면 쟁여와야 한다. 그걸 알면서도 고작 한조각 먹은 빵만 챙겨서 왔다. 마들렌은 몰라도 밤식빵은 2~3개 정도 더 사야 하는데 아쉽다. 송리단길에 가야하는 핑계, 어서 빨리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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