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동 알덴테
이탈리안 전문점이면 그에 걸맞은 메뉴를 주문해야 한다. 하지만 거침없이 돈까스를 주문한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등심돈까스를 외치다. 마포역 2번출구 옆 도화동 마포한화오벨리스크 지하1층에 있는 알덴테다.
마포한화오벨리스크 지하1층에 가려면, 마포역 2번 출구로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입구가 나온다. 건물에서 지하로 가는 방법이 있겠지만, 이게 편해서 늘 이렇게 간다. 이탈리안 파스타 전문점 알덴테, 딱 봐도 파스타를 먹어야 하지만 이집에는 히든 메뉴가 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답게 바깥에 있는 배너에는 온통 이탈리안 요리뿐이다. 그런데 식당 앞 칠판 맨아래에는 '1등급 수제돈까스(7,000원)'가 있다. 알덴테의 히든 메뉴는 바로 돈까스다.
인테리어는 요즘 느낌인데, 어찌보면 경양식집 느낌도 살짝 나는 거 같다. 메뉴판을 볼 필요없이 바로 주문을 했다. 원산지 표시를 보니 국내산이 맞다. 시원하게 물을 마시고 잠시 기다린다.
테이블에 후추가 없지만, 굳이 추가하지 않아도 된다. 후추향이 살짝 나기 때문이다. 따끈한 마늘빵은 혼밥이니 당연히 한개인데, 빵에 비해 용기가 겁나 크다.
스프랑 마늘빵을 따로 먹어도 되지만, 같이 먹는게 더 좋다. 따끈한 빵은 스프로 인해 촉촉해지고, 입안을 맴도는 마늘향은 기분을 좋게 만든다.
돈까스에 단무지는 필수인데, 이탈리안 전문점이라서 피클도 같이 나왔나 보다. 돈까스 접시에는 아기 주먹만한 밥과 샐러드가 나왔다.
일본식은 아니고 우리식 돈까스인데 두께가 얇지않고 두툼한 편이다. 칼질을 하니 튀김부분은 매우 바삭하고, 고기부분은 막힘없이 잘린다.
예상했던대로 겉바속촉이다. 튀김옷은 과하지 않고, 고기는 등심인데 부드럽다. 돈까스만 먹어도 좋지만, 샐러드를 더해서 먹으면 더 좋다. 살짝 부족한 아삭한 식감을 샐러드가 채워주기 때문이다.
돈까스도 돈까스이지만, 이집의 비밀은 아무래도 소스인 거 같다. 새콤하지도 않고 뭔가 확 튀는 맛은 아닌데, 이상하게도 돈까스와 잘 어울린다. 소스를 과하게 묻혀서 먹어도 질리지 않고 간도 강하지 않다. 왜 이탈리안 전문점에서 돈까스를 외치는지 이제야 알겠다. 과함대신 적당함과 조화로움인 거 같다. 맛있는 녀석들에 나온 팁따라, 돈까스, 샐러드, 단무지를 우당탕으로 먹는다.
스테이크가 아니라서 느낌은 많이 다르지만, 칼질을 하면 기분이 새초롬해진다. 그렇다고 우아하게 조금씩 먹지 않고, 한입 가득 사이즈로 썰어 먹는다. 남김은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나만 손해이니깐. 돈까스를 정복했으니, 다음에는 파스타를 공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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