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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 째보선창(죽성포)

조정래 작가의 소설 태백산맥은 벌교, 소설 아리랑은 군산이 주무대다. 아리랑을 읽지 않았을때는 몰랐던 째보선창(죽성포), 이제는 읽었기에 잘 안다. 이번에는 이성당의 단팥빵보다 그곳이 더 궁금했다. 그때와 달리 지금은 전부 다 변해버렸지만, 짠내음과 함께 울컥 눈물이 났다.

 

군산 근대문화유산거리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구군산세관이다. 지난 여행때도 여기를 시작으로 스탬프 투어를 했다. 그때는 도장 받으러 다닌다고 그저 휙휙 지나쳤는데, 이번에는 좀 다르다. 왜냐하면 조정래 작가의 소설 아리랑을 1권부터 12권까지 다 읽었으니깐. 일제는 호남평야와 김제평야의 질 좋은 쌀을 수탈하기 위해 군산을 거점도시로 삼았다. 일본으로 쌀을 갖고 가기 위한 최적의 교통수산은 배, 째보선창은 물과 강이 만나는 자리에 널찍한 만이 형성되어 배의 접안이 용이한 곳이다. 째보선창 주변으로 정미소와 미곡창고가 허벌라게 많았다고 한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정미소에는 주로 남자들이 일을 했다면, 돌이나 쭉쩡이를 골라야 했던 미선소는 주로 여자들이 일을 했다. 너무 배가 고파 몰래 쌀을 한움큼 먹었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잃기도 하고, 퇴근을 할때에는 어김없이 감독관으로부터 몸수색을 당했다.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속곳 근처까지 만졌다고 하던데, 이건 몸수색이 아니라 성추행이다. 퇴근때마다 소름끼치는 일을 당하면서도 가족을 위해 일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나온다.

 

근대역사박물관을 지나, 구미즈상사, 구일본제18은행군산지점을 지나 구조선은행군산지점까지 왔다. 지도앱에서 째보선창으로 검색을 하면, 나오지 않아 죽성포 검색을 한 후 가고 있는 중이다. 정확한 명칭은 죽성포로, 째보선창은 별칭이다. 

 

진포해양테마공원으로 가고 있었요~
군산은 항구다.
군산항 뜬다리(부잔교)

버젓이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이 있는데, 자동차가 지나가더니 잠시 후 사람이 지나간다. 설마 무단출입? 관계자일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나도 관계자였으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텐데 아쉽다.

 

해양공원인데 육해공이 다 있다.
위봉함

진포해양테마공원을 지나니, 째보선창 앞에 있다는 민야암 등대가 보인다. 

째보선창은 묘하게도 땅이 양쪽으로 찢어지듯 갈라지듯 하면서 바다와 맞닿아 있어서 베들을 대기가 아주 좋았다. 그래서 옛날부터 선창이 되었고, 날마다 작은 배들이 바글거렸다. 배들이 많이 모여드니까 자연히 객줏집들이 많아지게 되고, 일거리를 찾아 막일꾼들이 언제나 북적거렸다. 그런데 선창의 생김새가 여자의 그것처럼 째졌다고 해서 째보선창이라고 한다고도 했고, 언청이의 입술처럼 째졌다고 해서 째보선창이라고 한다는가 하면, 하필이면 언청이가 오래도록 유곽을 하고 있어서 째보선창이라 한다고도 했다. (아리랑 3권)

 

좁다란 골목에 철공소같은 공장이 많다. 아마도 배를 수리하는 곳이 아닐까 싶다. 지도앱을 보니, 제대로 가고 있다고 나오는데, 2019년에서 소설 속 분위기를 찾는다는 건, 불가능이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다. 

째보선창의 겨울 통바람은 어찌 그리 맵고, 그늘 없는 여름은 어찌 그리 더웠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고통은 삼봉이를 생각하면 얼마든지 이겨낼 있었다. 그리고 다른 떡장수들도 당하는 고생이었다.(아리랑 6) 

 

썰물에는 뻘이 나타난다는데, 지금은 밀물
하늘도 바다도 평화롭고 고요하다.

같은 배는 아니겠지만, 저 정도 크기의 배에 엄청난 양의 쌀을 실었을 거다. 지금처럼 짐을 실을 수 있는 장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다 사람이 옮겼다. 한번에 몇가마니씩 짊어지고, 갈때는 뛰는 듯 빠르게 움직이고, 올때는 짐이 없는데도 느리게 천천히 왔다는 내용이 소설에 나온다. 그렇게해야 잠시나마 쉴 수 있었기 때문?

 

째보선창은 언제나처럼 너저분하고 북적거렸다. 나무장수에 떡장수, 생선장수에 잔술장수들이 난전을 벌이고 있다. 그곳에서 싸구려 잔술을 마시거나 떡으로 요기를 하는 사람들은 날품팔이 노동자들이거나 기계공장의 막일꾼들이었다. 그리고 가난한 조선사람들이 맛에 모여들었다. (아리랑 7권)

 

아마도 금강하구둑일 듯
오던 길 다시 보기 (좌) / 여기가 째보선창인 줄(우)

느낌적인 느낌상 째보선창은 빨간 박스일 거 같은데, 노란 박스 부분에서 발길을 멈춰야 했다. 죽성포로 검색을 하니, 노란박스 부분이 목적지로 나왔기 때문이다. 이때는 몰랐고, 글을 쓰면서 지도를 다시 확인하니, 아무래도 째보선창은 빨간박스일 거 같다. 제대로 왔구나 했는데, 덜 갔다. 

 

그때 지어진 건물이었음 좋겠다

군산 196이라는 곳인데, 오래된 건물은 포토존인 듯 싶고, 옆에 새로 지은 건물이 있다. 카페에, 전시관, 만화방 그리고 전망대도 있다고 하던데, 다음 군산여행은 카페196에서 군산 앞바다를 보고, 째보선창도 다시 가봐야겠다. 군산의 철길하면 경암동 철길마을이 유명하지만, 사실 여기에도 철길이 있다. 위의 지도에도 철길이 나와 있다.

철도 연장공사는 군산역에서부터 해변까지는 단선이었다. 그런데 째보선창께서부터 해관까지는 일직선으로 여섯개의 복선으로 바뀌었다. 여섯 개의 복선은 개씩 나누어져 있었고, 사이와 양쪽 옆으로는 화물차에서 물건들을 부려 쌓을 있는 시멘트축대가 철도의 길이만큼 길게 뻗어 있었다. 말하자면 수십량의 화물차가 일시에 여섯 개의 복선에 들어설 있고, 화물차에서 동시에 화물들을 끌어내려 쌓을 있도록 만든 것이었다. 물론 시멘트축대 위에는 드높은 지붕이 양철로 덮여 있었다. 화물차들에 실려올 화물은 말할 없이 쌀이었다. (아리랑 3권)

 

 

▣ 군산 근대문화유산거리

전북 군산 구군산세관본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전북 군산 근대역사관 1930년 시간여행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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